역대급 '증액잔치' 예고...4년전 예산파동 재연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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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급 '증액잔치' 예고...4년전 예산파동 재연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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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결위 계수조정, 증액편성 규모 사상 최대 될듯
상임위 '452억', '선심쓰고, 챙기고' 구태 재연
예결위 최소 100억 추가 증액?...道 '동의'여부 촉각
도의회 청사 2018.jpg
더불어민주당이 주도하는 제11대 제주특별자치도의회 출범 후 처음으로 이뤄지는 새해 예산안에 대한 계수조정이 막바지에 이르고 있는 가운데, 증액 편성규모가 사상 최대치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면서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예산결산특별위원회는 지난 주말까지 소위원회 활동을 마무리하고, 10일부터는 본격적 계수조정에 돌입했다. 계수조정은 빠르면 12일 중 마무리돼 의결될 것으로 전망된다.

아직 예결위의 계수조정 윤곽은 정확히 나오지 않았으나, 삭감 및 증액 규모는 역대급으로 이뤄질 것이란 전망이 나오면서 긴장감이 흐르고 있다.

이미 상임위원회 계수조정 결과 증액 편성 규모는 내부유보금을 포함해 452억 2232만원에 이르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특별회계'로 편성된 것을 '일반회계'로 변경한 '버스 준공영제 시행에 따른 운수업계 재정지원' 673억 1500만원을 제외한 규모이다.

상임위 계수조정 결과를 존중해주는 관례를 그대로 적용하고, 예결위에서 추가적인 삭감 및 증액을 할 경우 총 증액편성 규모는 적게는 500억원, 많게는 600억원 이상 될 수도 있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총 삭감규모가 500억원대를 넘어설 경우 이는 단연 역대 최대 규모이다.

최근 5년 사이 예결위의 계수조정 총 삭감(증액) 규모는 △2015년 예산안 1차 408억(부동의), 2차 1682억원 △2016년 예산안 264억원 △2017년 예산안 △274억원이었다.

도의회 개원 첫해 마다 지역구 챙기기 및 민간단체 선심성 배분 등의 '증액 잔치'가 논란이 돼 왔는데, 제10대 의회 출범 첫해인 2014년 말 이뤄진 2015년도 예산안 처리 때에는 사상 초유의 파동이 있었다.

당시 도의회 예결위는 총 408억원을 삭감해 이를 민간보조금 등에 증액 편성했다. 특히 예산서에 없는 신규 증액편성이 대거 이뤄지면서 논란을 샀다.

급기야 원희룡 지사가 본회의에서 증액편성 예산에 대해 '부동의'를 하자, 도의회는 다시 계수조정에 들어가 총 1682억원을 감액하고 이를 전액 '내부유보금'으로 편성하는 것으로 수정 의결했다.

때문에 2015년 상반기 경상비들이 줄줄이 집행하지 못하는 대혼란의 상황이 빚어졌다.

예산 갈등문제는 2015년 제2회 추경예산 심사까지 이어졌다.

당시 도의회가 세출 부분에서 112억원을 감액해 증액 편성하자, 원 지사는 증액편성된 예산에 대해서는 '부동의'를 표하면서 증액편성된 예산이 집행되지 못하는 사례가 있었다.

이 시기 도정과 도의회에서는 '예산 혁신' 방안 논의가 진행됐고, 이 때부터 삭감과 증액을 할 때 '사유'를 명시하기 시작했다.

2016년 예산안은 도의회에서 증액편성을 극도로 자제하면서 원만한 처리가 이뤄졌다. 예결위 계수조정에서는 사유가 명확한 항목을 중심으로 해 부분적 손질만 하면서 총 삭감액 규모는 264억원 수준으로 유지됐다.

2017년 예산안 계수조정에서는 전년도와 비슷한 수준인 총 274억원 규모가 삭감됐다.

지방선거를 앞두고 이뤄진 예결위의 2018년 예산안 계수조정에서는 상임위 심사에서 삭감된 액수(322억원) 보다도 오히려 줄어든 312억원을 감액하는 것으로 수정 의결됐다.

그런데 이번 예산안 심사에서는 10대 의회 개원 첫해와 같은 심상치 않은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상임위원회의 사전 심사결과 선심성 배분 및 지역구 챙기기 등 '묻지마 증액'과 같은 구태가 그대로 재연됐다.

삭감한 400억원대의 예산 대부분은 지역구 읍.면.동 행사 및 지역사업 등에 새롭게 증액 편성했다. 심지어 선진지 시찰 경비로 증액한 사례도 있었다.

장기미집행 도시계획시설 사업추진을 위해 편성된 1500억원의 지방채 발행에 따른 세입예산의 경우 결국 '쪼개어 나눠갖기'로 전락됐다.

실제 환경도시위원회의 계수조정에서는 지방채 사업인 도시공원 및 도로 건설 예산에 대한 일괄적 감액이 이뤄졌으나, 삭감된 예산을 갖고 의원들이 서로 앞다퉈 자신의 지역구 도시계획시설 사업예산을 대거 증액 편성하는 촌극이 빚어졌다.

지방채 발행 도시계획시설 사업에 대한 사전협의가 없었다고 비판했던 도의회가 정작 자신들은 예정에 없던 대규모 도로건설 사업들을 대거 '급조'한 것이다.

이번 예결위 예산심사에서는 지방채 발행에 대해 사전 의결을 거치지 않은 절차적 문제에 대해 바로 잡겠다고 엄포했으나, 상임위원 계수조정에서 '증액 잔치'가 벌어지면서 이 엄포는 쏙 들어갔다.

지방채 발행의 잘못된 관행을 시정한다는 방침을 발표했으나, 이미 상임위원회에서는 지방채 세입을 인정하고 지역구 도시계획도로 사업을 대거 증액 편성하면서 머쓱해지게 됐다.

'버스 준공영제 시행에 따른 운수업계 재정지원' 673억 1500만원이 특별회계로 편성된 것에 대한 문제를 지적하며 '수정 예산' 제출을 요구하면서 예산심사 중단소동도 빚어졌으나, 상임위원회 계수조정에서 이미 '일반회계'로 회계변경을 해 수정 의결하면서 원인은 사라지게 됐다.

이제 남은 것은 예결위의 추가적인 삭감 및 증액 규모이다.

기존 상임위 계수조정안의 기조가 그대로 유지됨 속에서 추가적인 삭감이 이뤄질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문제는 제주도정의 동의 여부다.

증액편성 예산에 대해 제주도가 동의하지 않을 경우 오는 13일 오후 열리는 제366회 제주도의회 제2회 정례회 마지막 본회의에서는 도정과 도의회간 예산안 처리를 둘러싼 충돌이 예상된다.

4년전과 같은 예산 파동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촛불민심'으로 탄생한 민주당 주도의 도의회가 개원 첫해 계수조정 고질병의 구태를 답습할지, 아니면 예산심사의 원칙과 기준을 바로 세우는 혁신적 모습으로 거듭날지, 예결위의 최종 계수조정 결과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헤드라인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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