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군기지 때문에"...강정 주민들, '스트레스 장애' 심각
상태바
"해군기지 때문에"...강정 주민들, '스트레스 장애' 심각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제주도 강정마을 주민 첫 건강조사 결과
주민 30%,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호소
'주민.가족간 갈등' 심리적 악화...자살 경향성 높아

국책사업이란 미명 하에 강행된 제주해군기지(민군복합형관광미항) 건설로 인해 큰 상흔이 남겨진 서귀포시 강정마을의 주민들 대다수가 '과도한 스트레스' 등 심리적 불안의 트라우마가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제주특별자치도와 광역정신건강복지센터는 강정마을 주민을 대상으로 처음 실시된 건강조사 결과를 21일 공개했다.

지난 3월 15일부터 6월 30일까지 만 20세 이상 강정마을 주민 1918명을 대상으로 진행됐고, 최종 설문 응답자는 37.2%인 713명으로 집계됐다.

조사 결과 자신의 건강이 좋다고 생각하는 강정주민은 36.8%에 불과했다.

이는 2017년 제주지역사회건강조사 주관적 건강수준 인지율(46.6%)과 비교해 크게 밑도는 수준이다.

또 응답자의 37.6%는 자신의 건강에 대해 항상 걱정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해군기지 건설 전.후 지역공동체 위기 및 주민갈등으로 인한 심리적 불안 문제를 호소하는 주민이 많았다.

유형별로는 가족 간의 스트레스 25.2%, 대인관계스트레스 49.9%, 지역주민과의 갈등 또는 지역사회 불이익 경험율은 36.8%로 나타났다.

자신의 모습이 변화된 요인으로는 '과도한 스트레스'를 가장 높게 꼽았다.

제주해군기지 건설된 이후 심리적 불안 정도나 스트레스 정도가 더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해군기지 건설 관련 심리상태 변화요인을 분석한 결과 자신의 심리적 정서에 영향을 미치는 1순위 요인으로 '지역주민 간 갈등'(46.7%)을 가장 높게 꼽았다.

이어 '지역환경 변화'(12.1%), '가족간 갈등'(7.2%) '생존권 침해'(5.9%) '정서적 어려움'(5.4%) 순으로 답했다.

해군기지 건설 이후 가족관계 스트레스가 발생했다고 응답한 주민은 176명(25.2%)으로 집계됐다. 스트레스 정도에 대해서는 46.2%는 '약간 있다'고 했고, 19.7%는 '극심하다'고 했다.

대인관계 스트레스가 발생했다고 응답한 주민은 350명(49.9%)으로, 이의 정도는 심각한 수준(상당히 있다, 38.6%, 극심하다 17.3%) 비율이 높았다.

외상 후 스트레스장애증상군, 우울증상군 등 정신건강 문제도 심각한 것으로 확인됐다.

응답자의 30%가 '외상 후 스트레스장애 증상군'으로 나타났고, 12.8%가 '우울증상군'으로 조사됐다.

외상 후 스트레스장애의 경우 2016년 전국 조사결과의 평생 유병률(1.5%), 1년 유병률(0.5%)과 비교하면 매우 높은 수준이다.

2015 제주특별자치도 정신건강실태조사의 평생유병률(3.8%)과 비교해서도 이번 강정주민의 유병률은 매우 높게 높았다.

전체 조사대상자 중 76.5%가 자살경향성은 없었으나, 9.4%가 낮은 자살경향성, 10.97%가 중간정도의 자살경향성, 3.2%가 높은 자살경향성을 보인 것으로 조사됐다.

전체적으로 이번 건강조사에서는 외상 후 스트레스장애 증상군에서 사회 심리적 스트레스가 높은 것으로 평가됐다.

사회적 지지를 잘못 받고 있고 자살경향성도 높은 것으로 평가돼 외상후 스트레스장애 증상군에 대한 의료지원 및 심리지원 시급한 것으로 분석됐다.

제주특별자치도 관계자는 "이번 조사를 바탕으로 강정마을주민의 건강지원 및 심리지원 사업을 실시해 마을공동체 회복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정신건강 증상이 있는 주민들에게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개별상담 연계로 정신건강 상담료 및 의료비 지원, 고위험군에 대해서는 맞춤형 사례관리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이어 "상설 건강상담실을 운영해 정신건강 교육 및 다양한 심리치유 프로그램 지원, 순차적 주민건강검진 등 강정마을주민을 위한 사업을 지속적으로 추진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헤드라인제주>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