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동쳤던 대학생 표심...10명 중 4명 지지후보 바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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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동쳤던 대학생 표심...10명 중 4명 지지후보 바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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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개혁포럼 세미나, 지방선거 대학생 유권자 선택은?
"선거임박 투표후보 결정" 52%...지지후보 바꾼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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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5일 열린 언론개혁제주시민포럼 2018년 정기세미나.
지난 6월 13일 실시된 제7회 전국동시지방선거 제주도지사 선거에서 대학생 유권자 중 절반 이상은 선거가 임박한 시점에서 투표후보를 결정했고, 10명 중 4명은 선거 막바지 지지후보를 변경한 것으로 나타났다.

15일 오후 설문대여성문화센터 2층 다목적실에서 열린 언론개혁제주시민포럼(대표 고영철 제주대 교수) 주최 '2018년 정기세미나'에서는 이같은 내용의 조사결과가 발표돼 눈길을 끌었다.

이날 제1세션에서 원성심 헤드라인제주 편집이사(제주대학교 강사)와 고영철 교수(언론홍보학과)는 공동으로 수행한 '제7회 지방선거와 대학생 유권자의 선택 : 제주도지사 선거를 중심으로'  주제의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제주도지사 선거에서 대학생 유권자들의 투표행태에 영향을 미친 요인을 알아보는 것을 목적으로 한 이 연구는 제주대학교와 한라대학교 학생 318명을 대상으로 실증분석이 이뤄졌다.

먼저 투표 후보 결정시기는 선거 1주일 전(37.7%)이 가장 많았고, 이어 선거당일(14.8%)과 선거일 보름 전(14.8%), 선거일 한 달 전(9.1%), 선거일 두 달 전(4.7%) 순으로 나타났다.

즉, 대학생 유권자 중 절반이 넘는 52.5%가 선거 1주일 이내 시점에서 투표할 후보를 정했다는 것이다.

지지후보 변경에 대해서는 '바꾼 적 없다' 59.7%, '바꾼 적 있다' 40.3%로 조사됐다. 10명 중 최소 4명은 지지후보를 변경했다는 것이다.

지지후보를 바꾼 유권자들의 변경사유가 최종 투표에 따라 차이가 확인됐다.

최종적으로 무소속 원희룡 후보를 선택한 유권자들은 최초 자신이 찍으려던 후보에게서 나타난 '도덕성 논란'(45.5%)이나 'TV토론을 본후 실망감'(11.1%), 가족권유나 후보자에 대한 평가’(21.1%) 등의 이유로 지지후보를 변경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더불어민주당 문대림 후보를 최종 선택한 유권자들은 '가족들의 권유나 후보자에 대한 평가'(25.7%) 및 '후보의 당선 가능성이 낮아서’(20.0%) 등의 사유로 지지후보를 바꾼 것으로 조사됐다. '당선가능성 낮아서'라는 사유는 최초 3~5위 후보를 지지하다가 문 후보 지지로 전략적 선택을 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연구자들은 이번 지지후보 변경과 관련해, "전체적으로 보면, 선거 막바지 원 후보와 문 후보의 박빙의 접전 상황 속에서 도덕성 논란이나 TV토론 실망감 등의 이유로 지지후보 변경 유권자들이 크게 늘었고, 기존 지지후보에서 이탈한 표심은 문 후보 보다는 원 후보 쪽으로 더 많이 이동했다고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대학생 유권자의 정치적 성향에 따른 후보자 선택도 유의미한 차이가 확인됐다.

보수적 성향과 중도적 성향에서는 보수정당 출신인 원희룡 후보 선택이 두드러졌다. 진보적 성향에서는 문대림 후보 선택이 상대적으로 많았으나 원 후보와의 차이는 5.6% 포인트로 크지 않았다.

연구자들은 "이러한 조사결과는 진보적 성향 유권자들은 지지정당으로 더불어민주당을 선택한 비율이 현저하게 높았으나, 투표후보는 소속 정당과는 별개로 선택했음을 보여준다"면서 "이는 선거과정에서 민주당 지지층의 '표심 이탈'이 적지 않게 나타났음을 보여주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다음으로 투표결정요인을 크게 미디어, 이슈/정책, 정당, 후보자 요인 등 4개 유형으로 분류해 5점 척도로 각각의 세부 영향요인을 측정한 결과, 후보자 요인에서는 ‘후보자의 도덕성, 청렴성’(4.11), '후보자의 학력, 경력, 자질 등'(3.77), '후보자의 지역발전 기여도'(3.74) 순으로 영향정도가 높게 나타났다.

이슈정책요인에서는 '후보자에게 제기된 각종 의혹'(3.71), '사회적 이슈 또는 정치적 쟁점'(3.69), '후보자가 발표한 지역현안 정책내용'(3.59), '선거공약/공보물'(3.36) 순으로 나타났다. 후보자 관련 의혹논란이 영향정도가 크게 작용했음을 보여준다.

정당 요인에서는 '후보자의 소속정당'(3.69)에 대한 고려 정도가 다른 요소에 비해 높았다. 미디어 요인에서는 '언론의 보도내용'(3.51), '후보자 TV토론 내용'(3.42), '여론조사 후보 지지도'(3.00)의 순으로 영향정도가 크게 나타났다.

이러한 인식결과가 실제 투표에 미친 영향력을 알아보기 위해 로지시스틱회귀분석을 실시한 결과 '정당 요인'과 '미디어 요인'에서 유의적인 영향이 확인됐다. 정당요인에서는 유권자들이 후보자의 소속정당 등에 대해 중요성을 낮게 인식하면 할수록 원희룡 후보를 선택할 가능성이 커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디어 요인에 있어서도 TV토론이나 선거관련 뉴스, 여론조사 결과 보도 등을 자주 접하며 이의 내용을 중요하게 인식할수록 문대림 후보 보다 원 후보를 선택할 확률이 높아지는 것으로 분석됐다.

원성심 편집이사는 발표를 마무리하면서, "이번 연구결과를 종합해볼 때, 지난 제주도지사 선거 결과는 진보적 성향 내지 더불어민주당 지지층의 표심 분산 내지 이탈, '도덕성 논란' 및 'TV토론 실망감'에서 비롯된 지지후보 변경, 그리고 투표후보 선택 기준에 있어 '소속 정당'의 요소의 약화 등 여러 가지 요인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나타난 결과라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 원성심 헤드라인제주 편집이사가 15일 열린 언론개혁제주시민포럼 2018년 정기세미나에서 고영철 제주대 교수와 공동으로 수행한 '제7회 지방선거와 대학생 유권자의 선택 : 제주도지사 선거를 중심으로' 연구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헤드라인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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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영철 제주대 언론홍보학과 교수가 15일 열린 언론개혁제주시민포럼 2018년 정기세미나에서 개회사를 하고 있다. ⓒ헤드라인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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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5일 열린 언론개혁제주시민포럼 2018년 정기세미나.

한편 이날 언론개혁제주시민포럼의 정기세미나는 '제주도민을 위한 바람직한 선거보도 방향 모색'을 대주제로 해 지난 6월13일 실시된 제7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나타난 제주지역 언론의 선거보도 특징을 되돌아보고, 바람직한 선거보도 방향성을 모색하기 위한 토론의 장이 마련됐다.

대학생 투표 특성분석 발표가 끝난 후에는 정용복 언론학 박사의 '제주도지사 관련 보도의 특징과 바람직한 선거 보도의 방향' 주제발표가 이어졌다.

세번째 순서로는 이지현 제주대 강사(언론홍보학과)가 제주도지사 선거과정에서 불거진 후보자에 대한 의혹제기와 관련해 신문과 방송이 어떻게 보도했는지에 대한 검증결과가 발표됐다.

이 발표에서는 각종 후보자 의혹제기 관련 보도에서 신문과 방송 매체에 따라 편파성이 어떻게 나타나는지를 계량적으로 측정한 결과가 제시돼 눈길을 끌었다.

3명의 주제발표가 모두 끝난 후에는 언론개혁포럼 운영위원인 장성수 제주대 교수(관광개발학과)가 좌장을 맡아 라운드 테이블 종합토론이 진행됐다.

종합토론에는 최낙진 제주대 교수(언론홍보학과), 김동만 제주한라대 교수, 정미정 제7회 전국동시지방선거 선거방송심의위원, 양영길 전제주문화포럼 이사장, 정흥남 제주일보 논설실장, 고동수 제주신보 논설실장, 강석창 JIBS 보도국장, 김광우 언론학 박사 등이 참여해 토론을 벌였다.

이번 토론회를 주최한 고영철 언론개혁포럼 대표는 "언론을 통해 보도되는 후보자에 관한 정보와 뉴스는 유권자들의 새로운 입이 되고,눈이 되고, 귀가 되어 천리만리 날아다니면서, 후보자 선택에 막대한 영향을 미친다"면서 "그러나 보도가 정확하거나 공정하지 못할 경우 그로 인한 피해는 곧바로 유권자인 국민과 각 후보자가 입게 되는데, 따라서 언론활동에서 잘못된 것을 하나씩 바로 잡아가는 것이 중요하며 이번 토론회는 이런 맥락에서 개최한 것"이라고 말했다.

고 교수는 "6.13 지방선거 중에 지역언론들이 선거와 관련 무엇을 어떻게 보도했으며, 앞으로 선거보도에서 버려야 할 보도관행의 적폐는 무엇이고 계승해야 할 것은 또한 무엇인지 허심탄회하게 논의하고 방향성을 모색하는 시간이 되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헤드라인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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