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희룡 지사는 진정 벌거숭이 임금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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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희룡 지사는 진정 벌거숭이 임금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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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양시경 / 용머리해안 난개발저지대책위원회 홍보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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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양시경 용머리해안 난개발저지대책위원회 홍보위원장.
지난 10월 29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가 제주도를 상대로 실시한 국정감사에서 원희룡 지사는 자신의 '눈과 귀를 막는' 공직자들에게 둘러싸인 가운데 제주가 처한 위기상황에 대해 전혀 이해하지 못한 채 횡설수설하는 태도를 보였다.

이러한 모습은 마치 이솝우화에 나오는 ‘벌거숭이 임금님’을 연상케 하는 대목으로 진정 도민을 위하는 도지사인지 의심케 했고, 스스로 공언했던 ‘청정과 사람이 공존하는 제주’는 그저 슬로건에 불과한 것임을 대내외에 천명한 것과 마찬가지라 할 수 있다.

2015년,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으로 지정된 용머리해안이 일부 몰지각한 토지주와 무능한 공직자로 인해 자연환경이 훼손되는 등 커다란 위기에 직면했음을 다양한 방식으로 도민사회에 전달한 바 있다.

다수의 언론 기고, 성명서 발표, 신문광고, 진정서, 감사위원회 제소, 도의회 진정, 도지사 면담 요청 등 지속된 노력을 펼쳤고, 하물며 용머리해안과 안덕면에 당면한 위기상황을 제대로 알리기 위해 6․13 지방선거에 출마해 행정의 무능과 토지주의 탐욕, 위정자의 무관심 등을 강력히 설파한 바 있다. 이와 같은 다양한 노력에도 오직 외면으로 일관하며 구석으로 도망치는 제주도의 행태를 바로잡기 위해 제주도를 상대로 2017년 10월 고시된 ‘용머리관광지 조성계획 변경’ 행정행위가 원인무효임을 확인하는 소송을 진행중인 상태다.

주지하다시피 2016년 10월 제주도는 용머리해안을 세계자연유산에 등재시키기 위해 무려 2억6천여만 원의 비용으로 용역을 추진한 사실이 있다. 국내외 석학은 물론 세계적인 지질전문가가 참여한 가운데 실시왼 현장실사에서 나온 결론에 따르면 “자연경관과 지질학적 가치는 우수하나 철제다리 설치와 주변의 상업시설 난립 등으로 인해 재정비하거나 철거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제시함으로써 결국 세계자연유산 등재에 실패하고 말았다.

이러한 사실에 반추할 때, ‘용머리관광지 조성계획 변경’에는 반드시 위 용역에서 제기된 사항을 고려해 친환경적으로 추진돼야 마땅하다.

그러나 제주도는 용머리해안이 관광지로 지정된 지난 40여 년 동안 천혜의 자연환경을 엄격하게 보존하기 위해 건축행위 등을 규제해 왔던 지역을 건폐율 30%로 완화했음은 물론 한술 더 떠 용머리해안 암반과 불과 30미터 떨어진 토지를 주민설명회 등에서의 언급 등 아무런 설명 없이 운동오락시설로 용도를 변경하는 망발을 일삼고 말았다. 그야말로 공직자가 앞장서 제주의 환경을 파괴하는 주범이 되고 있는 것이다.

제주관광을 대표하는 명소이자 하늘이 내린 신비인 용머리해안이 파괴되는 것을 막기 위해 지난 4년 동안 줄기찬 노력을 기울였음에도 불구하고 원 지사가 이 내막을 현재까지 모른다는 것은 제주도청 내에 '제2의 최순실', '제3의 김기춘'이 사나운 뱀처럼 또아리를 틀고 있음을 스스로 증명하는 것이다.

그들이 존재하기에 지난 국정감사에서 원 지사는 바른미래당 권은희 의원의 질의에 대해 질문 의도조차 파악하지 못한 상태로 우왕좌왕과 횡설수설을 반복하는 등 도민을 욕보이는 행태를 보이며, 실시간으로 TV 화면을 바라보던 이들의 마음에 찬물을 끼얹고 만 것이다.

자연유산 전문가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의 진단에 따르면 제주도의 세계자연유산 등재는 무려 100조원 이상의 가치는 지닌다고 평가한다. 제주관광의 핵심이자 걸어갈 길이 '천혜의 자연자원‘임은 삼척동자도 인정하는 사실이다. 만약 필자가 아무런 근거 없이 관련 공직자를 음해하는 글을 수 차례 발표하고, 관련자들을 형사고발까지 했다면 이는 본인 스스로 무고나 명예훼손죄를 저지르고 있음을 자백하는 것으로 형사처벌과 손해배상 등을 면치 못했을 것이다.

그러나 지난 국정감사에서 권은희 의원의 질의에 대한 원 지사의 답변은 사실관계를 완전히 벗어난 채 “업자들 간에 소송이 붙어있다”는 식으로 도민과 국회의원을 우롱하고, 용머리해안과 제주의 자연을 사랑하는 이들에게 씻을 수 없는 모욕감을 안기고 말았다.

또한 용머리해안 경관을 파괴하는 주범이 된 제주도를 상대로 3개월 전부터 행정소송을 진행하고 있음에도 원 지사는 전혀 모르고 있다는 사실에 대해 경탄과 놀라움을 금할 수 없다. 용머리해안에 어떤 문제점이 있는지, 사안의 핵심은 과연 무엇인지, 마땅히 알아보고 대처해야 할 도지사는 이날 “난개발, 추가개발, 이런 부분에 대해 저희들을 엄격히 억제하겠다”며 확신에 찬 어조와 내용으로 답변을 끝맺었다.

이제 답은 정해졌다. 원 지사는 국민을 대상으로 한 국정감사에서 공언한 대로 상식선을 뛰어넘은 ‘용머리관광지 조성계획안’을 완전히 폐기하고, 자연친화적이며 선진화된 계획 수립으로 용머리해안이 세계자연유산에 등재되고, 이로써 제주의 브랜드 가치가 더욱 향상될 수 있도록 진심어린 노력을 보여줄 것을 정중히 촉구한다. <양시경 용머리해안 난개발저지대책위원회 홍보위원장>

*이 글은 헤드라인제주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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