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를 파괴하는 국제관함식, 온 몸으로 반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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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를 파괴하는 국제관함식, 온 몸으로 반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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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사회단체 기자회견, "평화시대 역행 군사력 과시의 장"
"문 대통령, 제주에 봄 온다더니 '갈등 찬바람' 몰고 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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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1일 강정마을 해군기지 정문 앞에서 시민사회단체와 민주노총이 공동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헤드라인제주
'2018 대한민국 해군 국제관함식(觀艦式)'의 하이라이트인 해상사열이 열리는 11일 주 행사장 입구인 서귀포시 강정마을 해군기지 정문 앞에서는 관함식에 반대하는 주민 및 시민사회단체 회원들의 격렬한 항의가 이어지고 있다.

전국 시민사회단체가 참여하고 있는 '국제 관함식 반대와 평화의 섬 제주 지키기 공동행동'과 민주노총는 이날 오전 11시 해군기지 정문 앞에서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평화를 파괴하는 제주국제 관함식 온 몸으로 반대한다"면서 정부를 강력 규탄했다.

이들 단체는 "평화의 시작이라는‘국제관함식’이 평화를 파괴하고 있다"면서 "군사력을 과시하는 제주국제관함식은 한반도의 새로운 평화시대에 역행하는

군사적 이벤트에 불과하며, 고향 땅을 지키고자 싸워왔던 강정마을 공동체의

갈등만 증폭시키고 있을 뿐"이라고 비판했다.

또 "관함식은 제주해군기지의 군사기지화를 더욱 공고히 하고 있으며, 강정은 평화의 바다가 아니라 전쟁을 준비하는 곳으로 변모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이들 단체는 "특히 2017년 미 핵잠수함에 이어 이번 관함식에는 미 핵추진 항공모함 도널드 레이건호가 찾는다고 한다"면서 "남북 정상이 만나 비핵화를 논의하는 시기에 정작 제주해군기지에서는 핵 무력을 자랑하고 시위하는 모순이 펼쳐지고 있는 것"이라고 힐난했다.

이어 문재인 대통령에 대해서도 정면 비판했다.

이들 단체는 "문재인 대통령이 오늘 관함식 사열을 마치고 강정마을을 방문한다고 한다"면서 "문 대통령은 지난 4월 제주 4·3 70주년 추념식장에서 '제주에 봄이 오고 있습니다'라고 했지만, 이 가을 다시 찾는 제주에 '평화의 바람'을 몰고 온 것이 아니라 '갈등의 찬바람'을 일으키고 있을 뿐이다"고 힐난했다.

이들 단체는 "오늘 대통령이 강정을 찾아 화려한 미사여구로 위로의 말을 전한다고 한들, 이미 찢겨져 버린 강정주민들의 마음의 상처는 치유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면서 "관함식 개최 과정에서 주민들에게 행한 청와대의 회유와 갈등 조장의 과정을 돌아보면 오늘 대통령이 하는 모든 언사 역시 그 진정성을 의심할 수밖에 없다"고 성토했다.

또 "문재인 정부는 상생과 화합을 천명하기 위해 관함식 개최장소를 제주해군기지로 택했다고 강변한다"면서 "하지만 이는 제주해군기지 건설과정의 잘못에 대한 철저한 진상조사와 명예회복 대신 겉포장식 마을발전을 내세워 해군의 과거 적폐를 은폐하려는 시도이다"고 힐난했다.

이들 단체는 "남북정상이 모여 한반도 평화체제와 비핵화를 실현해 가는 이때에, 정작해군기지가 당초 약속한 민군복합형 관광미항이 아닌 명백하게 군사기지임을 전 세계에 선언하는 자리에서 과연 무슨 평화의 이야기를 할 수 있을 지도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해군기지 건설과정에서 지난 11년간 강정주민들에게 무자비한 폭력을 저질렀던 국가는 정권이 바뀌어도 달라지지 않고 있다"면서 "우리는 이번 관함식 반대 투쟁 과정에서 해군의 폭력을 다시 확인했는데, 박근혜 정부 때 기무사 등 군인이 저지른 불법행위가 밝혀지고 있는 상황에서도 여전히 군은 바뀌지 않고 있다"고 비난했다.

또 "합법적인 집회 공간에서 군대가 나서 강정 주민들과 평화활동가들을 사찰하고 불법 채증하는 모습을 보면서 이명박-박근혜 정권과 현 정부가 무엇이 다른지 의문"이라며 "집회의 자유를 말살하고 반 인권적인 해군의 작태에 대해서 반드시 법적 책임을 물을 것이며, 또한 이것이 문재인 정부의 참모습이라면 우리는 다시 싸울 수밖에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 단체는 이어 해상사열 의미와 관련해, "국민의 세금으로 미군 핵추진 항공모함을 비롯해 전 세계 45개국의 함정 50여 척, 항공기 20여 대를 초청해 군사력을 과시하고 무기를 경쟁하는 관함식을 열면서 ‘제주의 바다, 세계평화를 품는다’는 것은 언어도단에 불과하다"면서 "욱일기 문제로 일본 함정이 오지 않는다고 해서 군사력 과시와 전쟁무기 사열이 축제의 장이 되지는 않는다"고 비판했다.

또 "평화는 평화로 지켜야 한다. 평화는 무력을 동원하고 전쟁 연습을 통해 지켜지는 것이 아니다"면서 "전 세계가 함께 평화를 위해 군축을 논의하고 비핵화를 실천하는 과정에서 이뤄지는 것이지 전 세계 군함들을 결집시켜 군사적 긴장감을 조성시키고 대결을 조장하는‘무기쇼’를 통해서 이뤄질 수는 없다"고 주장했다.

이들 단체는 "분단된 한반도와 동북아시아에서 전쟁의 기운을 걷어내어 내야 하는 시대적 소명 속에서 평화와 공존의 새로운 시대를 역주행하는 2018 국제 관함식을 반대한다"면서 "강정주민들과 공동체를 다시 분열과 갈등으로 몰아넣은 관함식을 반대하며, 평화의 땅이 돼야 할 제주가 제주해군기지를 기점으로 동북아 군사기지화의 거점이 되는 것을 결단코 반대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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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동균 회장이 기자회견에서 서두 발언을 하고 있다.ⓒ헤드라인제주
이날 기자회견에서 2007년부터 2013년까지 7년간 강정마을회장을 역임하며 해군기지 반대투쟁을 이끌어 온 강동균 전 강정마을회장(현 강정마을 해군기지 반대주민회장)은 강정마을을 또다시 분열과 갈등으로 몰아넣은 청와대와 해군을 강력 비판했다.

강 회장은 "지난 11년간 주민들은 피눈물을 흘렸다.불법과 편법으로 점철된 해군기지 공사로 주민들은 너무나 아팠다"고 토로했다.

그는 "그런데 문재인 대통령이 사과하고 보듬기 위해 온다고요? 그것도 한국군함 부족해 외국 군함 데리고 와서 사과한다고? 개가 웃을 일이다"고 힐난했다.

강 회장은 "아직 11년 흘린 강정눈물이 부족하단 말인가"라며 "관함식 때문에 주민들은 10년갈등이 100년갈등으로 깊어지고있다"고 성토했다.

또 "누구를 위한 관함식인가"라며 "문 정부는 촛불혁명으로 당선돼면서 정의로운나라 소통하는 정부 만들겠다고 했는데, 그러고 있나"라고 반문했다.

그는 "한반도 비핵화를 선언하고있는데 북핵만 빼면 비핵화인가"라며 "관함식에 핵항모 핵잠수함 들어오고 있다. 이게 한반도 평화기조인가? 이명박.박근혜 정부에 시달려 촛불들고 문 대통령 탄생시켰는데, 그 보답이 이런 것이었나. 강정주민 11년 피눈물 보답이 이것인가"라고 울분을 터뜨렸다.

강 회장은 "우린 힘이 없다. 그러나 이 정부가 이전 정부처럼 계속한다면 우리는 끝까지 싸와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헤드라인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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