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관함식 강행 거센 반발...경찰과 대치, 충돌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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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관함식 강행 거센 반발...경찰과 대치, 충돌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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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사회단체 해군기지 정문 앞 항의 피켓시위
"한반도 평화역행 관함식 반대" 정부 규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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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찰이 관함식 반대 피켓시위를 벌이는 주민들과 시민사회단체 회원 등을 고착시키고 있다.ⓒ헤드라인제주
'2018 대한민국 해군 국제관함식(觀艦式)'의 하이라이트인 해상사열이 열리는 11일 주 행사장 입구인 서귀포시 강정마을 해군기지 정문 앞에서는 관함식에 반대하는 주민 및 시민사회단체 회원들과 경찰이 대치하는 등 일촉즉발의 긴장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시민사회단체와 강정주민, 활동가 등은 이날 오전 7시 해군기지 정문 앞에서는 생명평화 백배를 진행한 후, '한반도 평화분위기 역행 관함식 반대', '당신을 환영하지 않는다' 등의 피켓을 들고 항의시위를 전개했다.

이러한 가운데 경찰이 피켓시위와 기자회견을 준비하는 시민사회단체와 주민 등을 고착시키면서 한때 충돌 일보 직전의 상황까지 가기도 했다.

현재 경찰과 활동가들이 대치하며 항의시위가 산발적으로 벌어지고 있는 가운데, 오전 11시 전국 시민사회단체가 참여하고 있는 '국제 관함식 반대와 평화의 섬 제주 지키기 공동행동'과 민주노총 주관으로 관함식 반대 공동 기자회견이 열렸다.

◆강동균 회장 "문대통령, 외국군함 데리고 와서 사과? 개가 웃을 일"

기자회견에서 2007년부터 2013년까지 7년간 강정마을회장을 역임하며 해군기지 반대투쟁을 이끌어 온 강동균 전 강정마을회장(현 강정마을 해군기지 반대주민회장)은 "청와대와 해군이 강정마을을 또다시 분열과 갈등으로 몰아넣으며 두번 죽이고 있다"고 강력 성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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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자회견에서 서두 발언을 하고 있는 강동균 회장.ⓒ헤드라인제주
강 회장은 "지난 11년간 주민들은 피눈물을 흘렸다.불법과 편법으로 점철된 해군기지 공사로 주민들은 너무나 아팠다"고 토로햇다.

그는 "그런데 문재인 대통령이 사과하고 보듬기 위해 온다고요? 그것도 한국군함 부족해 외국 군함 데리고 와서 사과한다고? 개가 웃을 일이다"고 힐난했다.

강 회장은 "아직 11년 흘린 강정눈물이 부족하단 말인가"라며 "관함식 때문에 주민들은 10년갈등이 100년갈등으로 깊어지고있다"고 성토했다.

또 "누구를 위한 관함식인가"라며 "문 정부는 촛불혁명으로 당선돼면서 정의로운나라 소통하는 정부 만들겠다고 했는데, 그러고 있나"라고 반문했다.

그는 "한반도 비핵화를 선언하고있는데 북핵만 빼면 비핵화인가"라며 "관함식에 핵항모 핵잠수함 들어오고 있다. 이게 한반도 평화기조인가? 이명박.박근혜 정부에 시달려 촛불들고 문 대통령 탄생시켰는데, 그 보답이 이런 것이었나. 강정주민 11년 피눈물 보답이 이것인가"라고 울분을 터뜨렸다.

강 회장은 "우린 힘이 없다. 그러나 이 정부가 이전 정부처럼 계속한다면 우리는 끝까지 싸와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공동행동과 민주노총은 "평화를 파괴하는 제주국제 관함식 온 몸으로 반대한다"면서 정부를 강력 규탄했다.

이들 단체는 "평화의 시작이라는‘국제관함식’이 평화를 파괴하고 있다"면서 "군사력을 과시하는 제주국제관함식은 한반도의 새로운 평화시대에 역행하는 군사적 이벤트에 불과하며, 고향 땅을 지키고자 싸워왔던 강정마을 공동체의 갈등만 증폭시키고 있을 뿐"이라고 비판했다.

또 "관함식은 제주해군기지의 군사기지화를 더욱 공고히 하고 있으며, 강정은 평화의 바다가 아니라 전쟁을 준비하는 곳으로 변모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이들 단체는 "특히 2017년 미 핵잠수함에 이어 이번 관함식에는 미 핵추진 항공모함 도널드 레이건호가 찾는다고 한다"면서 "남북 정상이 만나 비핵화를 논의하는 시기에 정작 제주해군기지에서는 핵 무력을 자랑하고 시위하는 모순이 펼쳐지고 있는 것"이라고 힐난했다.

이어 문재인 대통령에 대해서도 정면 비판했다.

이들 단체는 "문재인 대통령이 오늘 관함식 사열을 마치고 강정마을을 방문한다고 한다"면서 "문 대통령은 지난 4월 제주 4·3 70주년 추념식장에서 '제주에 봄이 오고 있습니다'라고 했지만, 이 가을 다시 찾는 제주에 '평화의 바람'을 몰고 온 것이 아니라 '갈등의 찬바람'을 일으키고 있을 뿐이다"고 힐난했다.

이들 단체는 "오늘 대통령이 강정을 찾아 화려한 미사여구로 위로의 말을 전한다고 한들, 이미 찢겨져 버린 강정주민들의 마음의 상처는 치유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면서 "관함식 개최 과정에서 주민들에게 행한 청와대의 회유와 갈등 조장의 과정을 돌아보면 오늘 대통령이 하는 모든 언사 역시 그 진정성을 의심할 수밖에 없다"고 성토했다.

또 "문재인 정부는 상생과 화합을 천명하기 위해 관함식 개최장소를 제주해군기지로 택했다고 강변한다"면서 "하지만 이는 제주해군기지 건설과정의 잘못에 대한 철저한 진상조사와 명예회복 대신 겉포장식 마을발전을 내세워 해군의 과거 적폐를 은폐하려는 시도이다"고 힐난했다.

▲ 2018 대한민국 해군 국제관함식이 열리는 11일 제주도 서귀포시 강정마을 해군기지 정문 앞에서는 관함식 개최를 규탄하는 강정주민 및 시민사회단체의 항의시위가 이어졌다.ⓒ헤드라인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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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8 대한민국 해군 국제관함식이 열리는 11일 제주도 서귀포시 강정마을 해군기지 정문 앞에서는 관함식 개최를 규탄하는 강정주민 및 시민사회단체의 항의시위가 이어졌다.ⓒ헤드라인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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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8 대한민국 해군 국제관함식이 열리는 11일 제주도 서귀포시 강정마을 해군기지 정문 앞에서는 관함식 개최를 규탄하는 강정주민 및 시민사회단체의 항의시위가 이어졌다.ⓒ헤드라인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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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8 대한민국 해군 국제관함식이 열리는 11일 제주도 서귀포시 강정마을 해군기지 정문 앞에서는 관함식 개최를 규탄하는 강정주민 및 시민사회단체의 항의시위가 이어졌다.ⓒ헤드라인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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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8 대한민국 해군 국제관함식이 열리는 11일 제주도 서귀포시 강정마을 해군기지 정문 앞에서는 관함식 개최를 규탄하는 강정주민 및 시민사회단체의 항의시위가 이어졌다.ⓒ헤드라인제주

◆ 해군기지 정문 앞 '인간띠 잇기'...거리행진 등 항의시위

기자회견이 끝난 후 낮 12시부터는 참가자들이 길게 늘어서 국제관함식을 규탄하는 '인간띠잇기'가 펼쳐졌다.

오후에 해상사열이 진행되는 시간에는 해군기지 정문앞에서 피켓시위, 그리고 오후 2시30분부터는 강정마을 내 거리행진 등이 이어진다.

◆ 시민사회단체, 평화활동가 등 성명 이어져 

이러한 가운데 국제관함식을 비판하는 시민사회단체 등의 반대 성명이 빗발치고 있다.

강정마을 해군기지 반대주민회는 물론, 전국 시민사회단체에서는 이번 관함식이 한반도 평화시대에 역행하는 '군사력 과시의 장'이자 강정주민들을 또다시 갈등과 분열로 몰아넣고 있다며 강력 반발하고 있다.

세계 35개국에서 국제평화 활동가 435명은 10일 국제관함식 제주 개최를 반대하는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이들은 "제주해군기지는 주민들에 대한 국가폭력과 거짓말, 천혜의 자연환경에 대한 파괴 위에 건설됐다"며 "이번 국제관함식은 제주해군기지를 국제적으로 기정사실화하고, 제주해군기지의 군사적 활용 가능성을 전 세계에 알리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또 "국제관함식은 지난 2005년 대한민국 정부 스스로 '세계평화의 섬'으로 선포한 제주도의 미래 비전을 심각하게 훼손하고 위협하는 것"이며 "유네스코 생물권 보전지역인 강정 앞바다를 파괴하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전교조 제주지부는 이날 성명을 통해 해군이 국제관함식 문예제 행사에 제주도내 초.중학교 학생들의 참여를 요청한 것과 관련해, "독재정권 시절에나 있을 법한 학생 동원이 벌어지고 있다"면서 학생 동원을 중단할 것을 요구했다.

전교조는 "해군이 제주 사람들과 충돌하고, 산호초 구럼비 바위 폭파등 제주 바다를 파괴하는 장면을 도민들과 학생들이 보았다"면서 "해군기지로 인한 갈등의 현장에 구시대적인 호국보훈이라는 명목으로 학생들을 동원시키는 것은 문제가 있다"면서, "그동안 경찰의 폭력으로 많은 강정주민과 도민들에게 아픔을 주었는데, 이에 대한 치유와 회복이 먼저"라고 주장했다.

천주교 제주교구 강우일 주교가 이사장으로 있는 재단법인 성프란치스코평화센터도 성명을 내고, "국제관함식은 역사를 뒤엎어버리는 것이자, 평화시대에 역행하는 행사"라고 정면 비판하며 큰 우려를 표명했다.

비핵제주평화시민모임은 지난 8일 기자회견에서 "대규모 군사 퍼레이드로 제주가 동북아시아의 떠오르는 군사기지의 섬이 되고 있다"며 "미 핵 항공모함과 모든 핵 전함의 제주해군기지 입항을 반대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평화는 작은 마을을 희생시키고 공동체 분열을 획책한 결과로 오지 않으며, 핵항공모함과 대량파괴 살상무기로 오지 않는다"면서 "제주 국제관함식은 위선이고 재앙이다"고 주장했다.

시민사회단체 등으로 구성된 제주해군기지 전국대책회의와, 국가인권위 제자리 찾기 공동행동, 열린군대를 위한 시민연대 등은 국가인권위원회 앞에서 해군의 관함식 반대주민 사찰과 불법채증을 통한 인권침해를 했다는 내용의 진정서를 국가인권위원회에 제출했다.

이들 단체는 진정서 제출에 따른 기자회견에서 "국제관함식 행사를 반대하는 강정 주민들과 평화지킴이들은 매일 제주해군기지 앞에서 집회신고를 해 백배를 드리고 홍보활동을 하고 있는데, 백배를 드리는 사람들을 사복을 입은 해군이 사찰하고 정복을 입은 해군이 소형카메라로 불법채증을 했다"고 주장했다.

또 "관함식 강행은 최근 현 정부가 추진한 남북공동선언에 명시한 군축이 사실상 평화에 기반한 것이 아님을 폭로하는 것"이라며 "무엇보다 강정주민들의 반대에도 관함식 개최를 종용하며 강정주민들의 갈등을 부추겨 상처를 더 헤집어 놓은 것에 분노한다. 평화와 군함은 양립할 수 없기에 주민들의 뜻에 반해 관함식을 강행하는 현 정부를 규탄한다"고 밝혔다.

▲ 2018 대한민국 해군 국제관함식이 열리는 11일 제주도 서귀포시 강정마을 해군기지 정문 앞에서는 관함식 개최를 규탄하는 강정주민 및 시민사회단체의 항의시위가 이어졌다.ⓒ헤드라인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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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8 대한민국 해군 국제관함식이 열리는 11일 제주도 서귀포시 강정마을 해군기지 정문 앞에서는 관함식 개최를 규탄하는 강정주민 및 시민사회단체의 항의시위가 이어졌다.ⓒ헤드라인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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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8 대한민국 해군 국제관함식이 열리는 11일 제주도 서귀포시 강정마을 해군기지 정문 앞에서는 관함식 개최를 규탄하는 강정주민 및 시민사회단체의 항의시위가 이어졌다.ⓒ헤드라인제주
◆ 환영받지 못하는 국제관함식, 오히려 갈등만 더 심화

한편 이번 국제관함식에는 14개국 21척의 외국 군함과 45개국의 대표단이 참가하고 있다. 우리나라 군함 등을 포함하면 군함 50여척과 항공기 20여대와 총 1만여명의 장병이 참여하고 있다.

참가국 중 가장 많은 군함을 보내는 국가는 미국으로, 핵 항공모함인 로널드 레이건함 등 4척이 강정항에 입항할 예정이다.

당초 일본 자위대도 참가할 예정이었으나 일제 전범기인 '욱일승천기(旭日昇天旗, 욱일기)'를 게양하는 것을 고수하면서 국내에서 규탄여론이 들끓자 결국 불참을 결정했다.

최신형 이지스 구축함인 정저우(鄭州)함을 보낼 예정이었던 중국도 해상 사열에 군함을 보내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통보해왔다.

관함식은 외국 군함 등을 초청한 가운데 국가 원수 등이 해군 함대를 검열하는 의식이다. 1998년 건군 50주년을 기념해 처음 열린 이래 10년 주기로 개최되고 있으며, 올해 3회째를 맞는다.

그러나 이번 관함식은 제주도에서 환영받지 못하고 있다.

청와대와 해군의 집요한 설득으로 강정마을회가 대통령의 사과 등을 조건으로 해 국제관함식 제주개최를 수용하기로 했으나, 반대 여론은 갈수록 더 크게 확산되고 있다. 오히려 청와대와 해군이 나서 강정마을을 또다시 갈등과 분열로 만들고 있다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이는 제주도 개최를 결정하는 과정에서 나타난 민주적 절차 훼손 논란, 그리고 지난 11년 제주해군기지 건설과정에서 있었던 절차적 정당성 문제나 국가공권력의 폭력 내지 인권유린 등에 대한 진상규명 조차 이뤄지지 않은 채 이번 관함식 행사 하나로 제주해군기지 건설의 당위성을 국내외에 선포하려 하고 있기 때문이다.

행사가 임박했음에도 정부와 제주도정이 '행사 홍보'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못하는 것도, 이번 행사의 명분과 정당성을 상실한채 진행되는 문제가 큰 것으로 풀이된다.

관함식 행사가 진행된 후, 제주해군기지 문제를 둘러싼 갈등은 오히려 더 심화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헤드라인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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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8 대한민국 해군 국제관함식이 열리는 11일 제주도 서귀포시 강정마을 해군기지 정문 앞에서는 관함식 개최를 규탄하는 강정주민 및 시민사회단체의 항의시위가 이어졌다.ⓒ헤드라인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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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8 대한민국 해군 국제관함식이 열리는 11일 제주도 서귀포시 강정마을 해군기지 정문 앞에서는 관함식 개최를 규탄하는 강정주민 및 시민사회단체의 항의시위가 이어졌다.ⓒ헤드라인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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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8 대한민국 해군 국제관함식이 열리는 11일 제주도 서귀포시 강정마을 해군기지 정문 앞에서는 관함식 개최를 규탄하는 강정주민 및 시민사회단체의 항의시위가 이어졌다.ⓒ헤드라인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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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8 대한민국 해군 국제관함식이 열리는 11일 제주도 서귀포시 강정마을 해군기지 정문 앞에서는 관함식 개최를 규탄하는 강정주민 및 시민사회단체의 항의시위가 이어졌다.ⓒ헤드라인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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