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관함식, 독재시대에나 있었던 학생 동원...부끄러운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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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관함식, 독재시대에나 있었던 학생 동원...부끄러운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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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교조 제주지부, '관함식 호국행사' 학생동원 발끈
"군사력 과시의 장에 학생 동원 수단화...반교육.반인권적"
"교육감 평화.통일 역행하는 학생동원 취소하라"

한반도 평화에 역행하는 군사력 과시의 장이란 거센 비판 속에 10일 개막한 '2018 대한민국 해군 국제관함식(觀艦式)'과 관련해, 관련 부대행사에 학생들을 동원하기 위한 공문이 학교에 시달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다.

10일 전교조 제주지부에 따르면 오는 13일 제주해군기지에서 열리는 국제관함식 행사인 '제주사랑.바다사랑 문예제'에 해군과 제주도교육청당국이 교직원과 학생 참여를 요청하는 공문을 보냈다.

지난달 21일 해군이 제주도내 모든 초.중학교에 관함식 관련 문예행사 참가를 안내하는 공문을 보낸데 이어, 이달 4일에는 해군본부가 제주도교육청에 문예제 참가 협조 요청을 하자, 다음날인 5일 교육청당국은 온라인 업무포털에 관련 공문을 게시해 각급 학교 교직원과 학생들이 참여하도록 했다는 것이다.

협조 공문에서는 "문화체육부 장관상, 제주도지사상, 제주교육감상, 해군참모총장상등 제주 초등학생, 중학생들이 꿈과 희망을 키울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될 것"이라며 이에 대한 적극적 홍보와 참여를 당부하고 있다.

전교조는 10일 성명을 내고, "독재정권 시절에나 있을 법한 일"이라며 강력히 비판했다.

전교조는 "시대착오적인 호국 문예 행사에 제주 학생을 동원하려는 교육청을 규탄한다"면서 "독재시대에나 있었던 군사행사에 학생들을 참여시키는 것을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또 "제주도지사와 도교육감은 대한민국해군 국제관함식 제주사랑 바다사랑 호국문예제에 대한 후원과 수여를 취소하라"고 요구했다.

전교조는 "제주 초.중학생들과 교사들이 강정에 해군기지 건설과정과 관함식 관련한 어두운 소식을 TV 등 언론으로 접하고 있다"면서 "행사명 '제주사랑', '바다사랑'은 이율배반적이다"고 지적했다.

전교조는 "해군이 제주 사람들과 충돌하고, 산호초 구럼비 바위 폭파등 제주 바다를 파괴하는 장면을 도민들과 학생들이 보았다"면서 "해군기지로 인한 갈등의 현장에 구시대적인 호국보훈이라는 명목으로 학생들을 동원시키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비판했다.

또 "그동안 경찰의 폭력으로 많은 강정주민과 도민들에게 아픔을 주었는데, 이에 대한 치유와 회복이 먼저"라고 강조했다.

전교조는 "4.3 항쟁때 많은 제주의 학생 교사들이 국가권력의 폭력으로 희생당했는데, 수 많은 도민들이 강정해군기지와 관함식 강행에 국가 권력의 부당함과 폭력성을 걱정하고 있다"면서 "국가의 위정자들의 잘못된 판단의 끔직한 결과를 4.3 평화교육을 통해 제주의 학생과 교사들은 잘 알고 있다"고 지적했다.

전교조는 이어 "교육감은 4.3 평화 인권교육을 잘 하겠다고 하지 않았는가"라며 그런데 4.3을 승화시켜 평화의 섬을 만들려는 제주도민들을 배신하는 행위를 하고 있다"고 질타했다.

또 "제2의 4.3의 아픔이 일어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는 평화를 위협하는 국제 관함식의 호국문예대회의 상을 도교육감이 주고 있다"면서 "온몸으로 평화의 소중함을느끼고 살아가는 제주의 교사와 학생들에게 크나큰 절망을 주고 있다"고 힐난했다.

전교조는 "전국의 학생들에게 제주는 평화의 섬 보다 군사의 섬으로 인식될 것"이라며 "평화의 섬 제주에서 4.3 평화 인권 교육을 전국, 세계에 널리 알려야 할 시대적 책무를 가진 교육청이 제주 학생들에게 군사주의 부추기는 관함식에 참가하라는 것이 해야 할 일인가. 부끄러운 일이다"고 정면 비판했다.

그러면서, "해군은 군사력 과시의 장에 청소년들을 동원하여 수단화하고, 호국을 세뇌하는 구시대적이며 반교육적이고 반인권적인 행사인 호국문예대회를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또 "제주도지사와 교육감은 국제관함식 제주사랑 바다사랑 호국문예제에 대한 후원과 수여를 취소하라"라며 "아울러 제주도 교육감은 평화와 통일에 역행하는 부끄러운 해군의 공문을 즉시 삭제하라"고 요구했다.

전교조는 이어 "제주도 교육감 상수여 승인 결재라인의 관료들과 도지사 교육감은 공개 사과하라"라며 "제주도지사와 도교육감은 평화를 사랑하는 4.3 영령과 도민에 대한 예의를 지켜라"고 힐난했다.

한편 강정마을 해군기지 반대주민회는 물론, 전국 시민사회단체에서는 이번 관함식이 한반도 평화시대에 역행하는 '군사력 과시의 장'이자 강정주민들을 또다시 갈등과 분열로 몰아넣고 있다며 강력 반발하고 있다.

천주교 제주교구 강우일 주교가 이사장으로 있는 재단법인 성프란치스코평화센터도 성명을 내고, "국제관함식은 역사를 뒤엎어버리는 것이자, 평화시대에 역행하는 행사"라고 정면 비판하며 큰 우려를 표명했다.

이러한 가운데 '국제 관함식 반대와 평화의 섬 제주 지키기 공동행동'과 민주노총은 관함식 행사의 하이라이트인 해상 사열이 진행되는 11일 오전 11시 제주해군기지 정문 앞에서 관함식 반대 기자회견을 갖겠다고 밝혀 긴장감이 커지고 있다. <헤드라인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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