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관함식 갈등 고조..."군사력 과시의 장, 개최 반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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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관함식 갈등 고조..."군사력 과시의 장, 개최 반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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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시민사회 기자회견...미.일 대사관앞 '1인시위'
"군사기지 선포, 주민갈등 조장 관함식 중단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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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일 열린 2018 해군 국제관함식 개최 반대 기자회견 . ⓒ헤드라인제주
오는 10일부터 14일까지 제주해군기지에서 개최되는 '2018 대한민국 해군 국제관함식(觀艦式)'과 관련해, 강정마을회 해군기지 반대주민들과 전국 시민사회단체가 이 행사 개최를 강력히 반대하고 나섰다.

전국 시민사회단체 등으로 구성된 '2018 해군 국제관함식 반대와 평화의 섬 제주 지키기 공동행동'은 4일 오후 1시 참여연대 2층 아름드리홀에서 강정마을회 해군기지 반대주민회(회장 강동균) 및 제주군사기지 저지 범도민대책위원회와 공동으로 기자회견을 갖고, "평화의 섬 제주에서 군사력을 과시하고 군사기지화를 선포하는 해군 국제관함식을 반대한다"고 밝혔다.

이들 단체들은 "해군은 강정주민 상처를 치유하고, 민군이 화합하고 상생할 수 있는 기회로 삼기 위해 국제관함식을 제주에서 개최한다고 발표했으나 국제관함식 추진 과정은 마을의 상처를 치유하기는커녕 갈등을 조장하여 다시 한번 주민들의 가슴에 대못을 박는 계기가 됐다"고 비판했다.

다가오는 10월 10일부터 14일, 한국 해군의 국제관함식이 제주해군기지에서 개최될 예정이다. 해군에 따르면 이번 국제관함식은 역대 최대 규모로 미군 핵추진 항공모함, 일본 해상자위대 군함을 비롯해 전 세계 45개국의 함정 50여 척, 항공기 20여 대가 참여한다. 해상 사열, 방위산업 전시, 함정과 부대 공개, 공연과 불꽃축제 등도 계획되어 있다.

또 "그나마 한국 정부가 건설 과정에서 했던 ‘민군복합형관광미항’이라는 약속은 지켜지지도 않았다"면서 "현재 제주해군기지는 군사기지로만 사용되고 있으며, 정부가 15만 톤급 크루즈 2대가 동시에 입항할 것이라 호언장담했던 크루즈 터미널은 개통되지 않았고, 해군은 항만관제권을 제주도에 이양해달라는 제주도의 요구도 수용하지 않고 있다"고 힐난했다.

이들 단체는 "반면 제주해군기지 완공 이후 제주는 군사화의 길을 걷고 있다"면서 "2011년 김관진 당시 국방부 장관은 '미국 항모가 제주 해군기지에 들어올 것으로 생각해본 적이 없다'고 발언한 바 있다"면서 "그러나 완공 이후 제주해군기지에는 미군의 핵추진잠수함을 비롯한 각국 군함이 드나들었다"고 지적했다.

또 미 태평양 사령관은 제주해군기지에 줌월트급 스텔스 구축함을 배치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것과 연계해, 이번 국제관함식에 미군 핵추진항공모함이 참여할 예정인 점도 꼬집었다. 여기에 일제 전범기인 '욱일승천기(旭日昇天旗, 욱일기)'를 단 일본 자위대 군함이 입항하는 문제도 성토했다.

이들 단체는 "군은 해군기지뿐만 아니라 제주에 해병대 부대를 보강했고, 제2공항을 공군기지로 사용할 계획도 밝힌 바 는데, 한미일, 나아가 인도, 호주와의 군사협력을 통해 중국을 포위하겠다는 미국의 구상에서 제주해군기지가 대중국 전초기지 역할을 할 것이라는 우려는 현실이 됐다"고 주장했다.

이들 단체는 "남북 정상이 ‘새로운 평화의 시대’를 선언했고, 한반도는 평화체제 구축과 비핵화를 위한 길을 걷고 있다"면서 "이러한 상황에서 전 세계 군함들이 집결해 군사력을 과시하는 국제관함식은 시대착오적인 행사이며, 세금 낭비일 뿐"이라고 비판했다.

또 "제주는 일찍이 ‘세계 평화의 섬’으로 선포됐으나, 국제관함식은 전 세계에 제주를 해군기지의 섬으로 인식시킬 것"이라며 "국제관함식은 제주해군기지를 국제적으로 기정사실화하고, 제주해군기지의 군사적 활용 가능성을 전 세계에 알리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들 단체는 이어 "강정마을에서 국제관함식을 개최하는 것은 제주의 미래비전을 심각하게 훼손하고 위협하는 행위"라고 규탄했다.

또 지난 3일 강정마을 주민들과 활동가들이 국제관함식은 평화를 해치는 없어져야 할 행사라는 의미로 '국제관함식 장례식'을 위한 천막을 해군기지 앞에서 설치하려다 해군이 물리적으로 막은 것에 대해서도 규탄했다.

이들 단체는 "해군은 민간인을 폭력적으로 제압했으며, 불법적으로 채증했다. 해군측 사람들은 사복 차림으로 소속과 이름도 밝히지 않은 채 밤새도록 신고된 집회시위를 방해했다"면서 "그러나 경찰은 이를 수수방관했고, 화합과 상생을 운운하며, 갈등과 폭력만을 앞세우는 해군을 강력히 규탄한다"고 밝혔다.

이들 단체는 "지난 11년 동안 제주해군기지 건설 과정에서 발생한 문제를 기억하고, 제주를 세계 평화의 섬으로 지키고자 하는 우리는 한국 해군의 국제관함식 제주해군기지 개최를 반대한다"면서 "한반도의 새로운 평화의 시대에, 제주는 군사기지의 섬이 아닌 세계 평화의 섬으로, 태평양은 전쟁을 준비하는 갈등의 바다가 아닌 평화의 바다로 남아야 한다"고 강조하며, 국제관함식을 중단할 것을 거듭 촉구했다.

이들 단체는 기자회견에 앞서 낮 12시부터 미국과 일본 대사관 앞에서 국제관함식에 반대하는 '1인 시위'를 전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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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국 시민사회단체 등으로 구성된 '2018 해군 국제관함식 반대와 평화의 섬 제주 지키기 공동행동'이 미국 대사관 앞에서 국제관함식 반대 피켓시위를 하고 있다. ⓒ헤드라인제주
한편 지난달 27일에는 강정마을회 해군기지 반대주민회 주민들이 기자회견을 갖고, 청와대와 해군의 집요한 설득으로 강정마을 총회 결정이 번복돼 개최되는 상황을 강력히 비판하며 반대입장을 재천명했다.

이들 주민들은 청와대와 해군이 오히려 강정마을을 다시 갈등에 빠뜨리고 분열을 획책하고 있다고 규탄하며, 관함식 개최반대를 위한 투쟁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이와함께 '욱일기'를 게양한 일본 군함이 입항할 것이 확실시되면서 청와대 국민청원게시판에는 일본군함의 입항을 거부하라는 국민청원도 폭주하고 있다. <헤드라인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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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리 없는 외침 2018-10-05 14:05:35 | 175.***.***.213
제주 강정에서 치러지게 될 국제관함식에 대해 왜 제주지지역 국회의원들은 아무 말이 없나? 정치적으로 어떠한 입장표명오 없이 그저 국가가 하는 일이니 어쩔 수 없다는 건가? 페이스북 등에서만 찔끔 표현하지 말고 당당히 밝혀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