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영리병원 공론조사, 배심원단 최종 결론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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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영리병원 공론조사, 배심원단 최종 결론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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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의프로그램 마지막 토론회, 설문조사 진행
공론조사위, 설문조사 결과 토대 '권고안' 채택
시민사회 일제히 '불허' 촉구...배심원단 결정 촉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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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일 열린 녹지국제병원 개설허가 공론조사 도민참여단 토론회. ⓒ헤드라인제주
박근혜 정부시절 국내 외국영리병원 1호로 추진됐던 중국자본의 녹지국제병원 개설허가 여부를 결정하기 위한 공론조사의 마지막 최종결정을 위한 배심원단(도민참여단)의 마지막 토론회가 3일 열리면서, 이의 최종 결과가 주목된다.

제주특별자치도 녹지국제병원 숙의형 공론조사위원회(위원장 허용진)는 이날 오전 10시 제주특별자치도 인재개발원에서 공론조사 숙의프로그램의 마지막 단계로 전체토론회를 개최했다.

토론회에서는 도민참여단이 그동안 숙의한 내용과 도민들로부터 수렴한 의견들을 바탕으로 배심원들이 저마다의 의견을 제시하는 최종 설문조사가 실시된다.

공론조사위는 이 설문조사 결과가 나오면 이를 바탕으로 최종 권고안이 작성되고 제주도지사에게 제출할 예정이다.

설문조사에 앞서 마지막 토론이 진행됐다.

개설허가 찬성측 토론자로 나선 김기영 JDC의료산업처장은 "녹지국제병원은 보건복지부와 제주도가 요구한 것을 모두 갖추고 승인을 받았고, 이제 개원만 기다리고 있다"며 개설이 허가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처장은 "시민단체는 녹지병원이 사업계획서를 공개한 적 없다고 하면서 유령회사가 병원을 진행하는 것 처럼 말하고 있다"면서 "정확한 사실은 복지부에서 적법하게 처리됐고, 그것을 확인하면 된다. 위배된 것이 있다면 제주도와 복지부의 직무유기"라고 말했다.

이어 "미래의료재단과 불법적으로 손잡고 있다고 의혹을 제기하고 있는데, 억지스러운 주장"이라며 "미래의료재단의 불법개입 증거가 있다면 지금이라도 고발해야 한다. 왜 고발하지 않는지 의문"이라고 강조했다.

또 "녹지병원은 건강보험 재정 없어 의료비와 관계 없다. 또 제주도는 영리병원에 대한 관리를 위해 법적(제도마련) 준비를 하고 있다"면서 "문재인 대통령도 후보 시절 녹지병원 면밀히 관리감독하고 부작용 있으면 엄정 처벌하겠다고 했다. 이건 설립을 막을 수 없지만, 녹지가 국내 영리병원으로 이어지면 안된다는 것"라며 거듭 개설 허가의 필요성을 주장했다.

개설허가 반대측 토론자로 나선 우석균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 대표는 "(찬성측은)소송 이야기를 자꾸 하는데, 이는 공론화 과정을 부정하는 것"이라면서 "박근혜 정부 시절 잘못 결정된걸 제대로 바로잡을 것인가 공론화 과정을 통해 다시 결정하자고 모인것인데, 이게 필요없고 법원에 맡기자는건 무슨 태도인가"라고 꼬집었다.

우 대표는 "영리병원을 허가한 태국의 경우, 영리병원을 허가하면 돈만 벌고 (자국 의료체계에)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다"면서 "그런데 처음 5년까지는 영향이 없었지만, 지금은 점점 의료비가 급증하고 농촌에서 병원이 사라지고 있다. 이게 현실적인 모습"이라고 말했다.

그는 "국내 의료재단 연관 의혹을 해소하기 위해 사업계획서를 보여달라고 하지만 검증하지 않고 있다"면서 "그래서 보건의료정책심의에서 밝히자고 하지만 고소고발을 하라고 한다. 책임져야 할 제주도 당국과 JDC가 보여주지도 않으면서 이제 와서 책임을 덮어씌우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녹지병원을 허가하고 운영을 감시하겠다고 하지만, 일단 허가가 되면 감시할 방법이 없다"면서 "영리병원은 밖으로 (이익금을)송금하는 것도 자유롭게 하는 등 영리 기업인데, 어떻게 감시하나"라며 애초에 허가하지 않는 것이 최선임을 강조했다.

허용진 공론조사위원회 위원장은 "오늘 배심원단들이 결론을 내리면, 그 결론을 바탕으로 권고안을 작성해 발표할 것"이라며 "세부 내용 등을 정리해 8일 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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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일 열린 녹지국제병원 개설허가 공론조사 도민참여단 토론회에서 허용진 위원장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헤드라인제주
이번 토론회를 앞두고 '불허'를 촉구하는 기자회견과 성명 등이 이어졌다.

제주도내 시민사회단체 등으로 구성된 '의료영리화 저지와 의료공공성강화를 위한 제주도민운동본부'는 2일 기자회견에서 "영리병원은 잘못된 정책이자 잘못된 실험으로, 이제 적폐를 청산할 때"라고 강조하며 배심원단이 '불허' 결정을 내릴 것을 호소했다.

우선 배심원단 회의가 3일 개최되는 것에 대해, "이번 토론회는 조례에 근거한 시민단체의 숙의형 정책토론 청구로부터 비롯된 영리병원 공론조사의 사실상 마지막 과정"이라며 "지난 10여년간 제주사회의 최대 현안 중 하나이자 국내 의료계로부터 반발을 가져왔던 영리병원 정책에 대한 근본적 전환이 가능한자를 가늠하는 시간"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또 "그동안 공론화 진행과정을 살펴보면 사실상 피청구인인 녹지측의 불참, 설문문항의 공정성에 대한 논란 3000명 여론조사 비공개, 일부 진행과정의 편파성 등 한계가 있었던 것도 현실이다"면서 "우리는 이번 공론화 과정을 통해서 의료민영화의 시발점이 될 녹지국제병원 추진이 멈춰지길 바란다"고 밝혔다.

도민운동본부는 "근본적으로 국민의 건강권을 훼손하는 적폐일 수 밖에 없는 영리병원 정책이 청산되기를 바란다"면서 "그 자리에 도민들을 위한 좋은 공공의료 정책이 대신 차지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영리병원 정책은 백번 양보해도 잘못된 정책으로, 최근 잇따른 언론사의 여론조사 결과에서도 제주도민들의 영리병원에 대한 민심은 명확하다"면서 "배심원 회의를 통해서 더 이상 제주 땅에서 잘못된 실험이 종결되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전국 시민사회단체 및 의료단체 등으로 구성된 의료민영화 저지와 무상의료 실현을 위한 운동본부도 성명을 내고 "영리병원을 허용하지 않겠다는 제주도민의 의사는 확고하다"고 전제, "공론조사 결과는 이를 뒤집는 것이어서는 안된다"면서 공론조사위원회의 영리병원 불허 결정을 촉구했다.

운동본부는 "제주도민 배심원 200명의 토론을 마지막으로 녹지국제병원의 운명이 어느 정도 결정된다"면서 "박근혜를 몰아낸 촛불은 의료 민영화·영리화도 청산해야 할 적폐임을 분명히 했는데, 그래서 문재인 대통령도 공약에 의료 영리화 반대를 내걸었던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단체는 "시민사회에서 제기한 여러 가지 의혹은 여전히 밝혀지지 않았다. 국내 병원의 불법적인 우회 투자 의혹이 대표적"이라며 "제주도민과 우리나라 의료체계에 도움이 될 병원이라면 사업계획서 등을 투명하게 공개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고 밝혔다.

또 "문재인 정부가 공약을 이행했더라면 공론조사와 같은 불필요하게 사회적 비용을 낭비하는 소모적인 논란도 필요치 않았을 것"이라며 "공론조사 결과와 무관하게 제주 영리병원은 불허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민주노총 전국공공운수노조 의료연대본부도 성명을 내고 "녹지그룹은 의료기관 운영 경험이 전무한 부동산 전문회사이고, 이에 실질적으로 국내 병원의 우회투자라는 의혹이 들게 하는 사실들이 발견됐다"면서 "14년간 계속된 제주영리병원 시도, 이제는 마무리하고 의료공공성 강화로 나아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단체는 최근 이뤄진 각종 여론조사에서 반대의견이 압도저으로 우세한 점을 들면서, "도민들의 의견이 제대로 반영된다면 녹지국제병원 개설 불허가 결정될 것"이라며 "이를 계기로 한국 의료체계를 뒤흔들 수 있는 영리병원 시도에 종지부를 찍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중국 녹지그룹에서 투자해 설립한 그린랜드헬스케어(주)가 시행하는 녹지국제병원은 서귀포시 토평동 헬스케어단지 내에 총 778억원을 투자해 2만8163㎡ 부지에 지하 1층, 지상 3층의 연면적 1만7678.83㎡ 규모(47병상)로 건립하는 것을 주 내용으로 한다.

보건복지부에서 사업계획 승인을 받은 후 지난해 제주자치도에 병원 개설허가 신청서를 접수했으나 국내 의료법인의 '우회 투자'라는 의혹 등이 계속적으로 제기되면서 결론을 내지 못했다.

영리병원의 부작용 및 의료 공공성 훼손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큰데다, 최근 각종 여론조사에서 도민들의 반대의견이 월등히 높은 점, 여기에 문재인 대통령이 대선당시 영리병원 도입에 반대하는 입장을 밝히면서 현 정부의 정책기조에 변화가 나타난 점 등을 감안할 때 '불허' 가능성이 높게 제기되고 있다.

숙의형 민주주의의 첫 실행사례로 꼽히는 이번 공론조사에서 제주도민 배심원단은 어떤 선택을 내릴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헤드라인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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