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명절 서글픈 유기동물들..."제발 버리지 말아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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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명절 서글픈 유기동물들..."제발 버리지 말아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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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타까운 제주 동물유기 실태...하루 22마리꼴 버려져
가벼운 마음으로 키우다 부담되자 유기..."책임감 절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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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주도 유기동물보호센터에 입소해 있는 동물들. ⓒ헤드라인제주
추석 연휴 첫날인 22일, 제주시 용강동 외딴 곳에 자리잡은 제주특별자치도 유기동물보호센터는 연휴기간을 대비하느라 분주했다.

직원들은 내부를 청소하고 담요 등을 정리하며 연휴 기간 입소 동물들이 사용할 물품들을 정비하고 있었다.

직원들은 동물들에게 먹이를 주고, 시설 내부를 청소하는 등 관리를 하다보면 눈코 뜰 새 없이 바쁘다 보니 한마리 한마리 정성을 들이기는 어려운 실정.

기자가 방문한 이 날도 개 3마리가 센터에 입소하고, 다른 개 3마리가 분양되는 등 분주한 상황이었다.

"원래 토요일은 입소를 받지 않는 날인데, 월요일이 추석이다 보니 오늘 받게 됐죠"

센터 업무를 총괄하고 있는 조성철 동물위생시험소 동물보호담당은 담담하게 말하며 새로 입소한 동물들을 한마리 한마리 확인했다.

이날 입소한 동물은 대형견 1마리와 일반견 2마리.

센터에 입소해 있는 동물들은 개와 고양이 430여 마리로, 당초 적정 보호두수 280마리를 이미 한참 초과한 상태다.

다행히 이날 오전 개 세마리가 새로운 가족을 찾아 떠났지만, 여전히 공간은 협소한 상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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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성철 동물보호담당이 새로운 가족을 찾은 강아지에게 예방주사를 맞히고 있다. ⓒ헤드라인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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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주도 유기동물보호센터에 입소해 있는 동물들을 직원이 돌보고 있다. ⓒ헤드라인제주

직원의 안내에 따라 돌아본 센터에서 개들은 크기와 나이에 맞춰 각각 우리에 분류돼 있었는데, 좁은 우리에 밀집해 생활하다 보니 스트레스를 받는 듯 상당수가 바닥에 누워 헉헉 거리고 있었다.

그러다가도 사람이 지나가면 울타리에 메달려 쳐다보며 사람을 반기는 모습을 보였다.

고양이들은 별도의 건물에서 따로 생활하고 있었는데, 낯선 사람의 방문에도 경계하지 않고 오히려 놀아달라는 듯 발 주변을 돌며 졸졸 따라다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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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주도 유기동물보호센터에 입소해 있는 동물들. ⓒ헤드라인제주

센터가 제주특별자치도로 통합된 2012년 한 해 센터에 입소한 유기동물은 1100마리 정도였으나 지난 2015년 2233마리, 지난해에는 5800마리를 넘어섰다. 올해에는 9월에 이미 5900마리를 넘긴 상태. 하루 22마리의 동물들이 버려지고 있는 셈으로, 연휴가 지나면 6000마리에 가까워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 중 지난해 기준 원래 주인을 찾아 반환된 동물이 498마리, 분양된 동물은 902마리에 불과했고, 안락사 된 동물이 2289마리, 이미 큰 상처를 입고 입소한 동물 등 자연사한 동물이 1802마리에 달했다.

특히 시설이 협소하다 보니 마리당 보호 기간도 2012년 30일 정도에서 최근에는 17일까지 줄어들었고, 안락사 되는 동물들이 많아지는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었다.

실제 제주지역 안락사 비율은 지난해 56.38%로 전국 평균 30%보다 높았고, 두번째로 높은 세종시 28.37%의 두배 가까운 수치를 보였다.

센터에 입소하는 동물들은 개의 경우 주인으로부터 버려진 경우부터 시작해 시골 등에서 길을 떠도는 개들을 민원인이 신고한 경우, 사람을 좋아해 사람들을 마구 따라다니다 길을 잃어버리는 경우, 야생화 됐다가 신고를 받고 구조돼 입소한 경우 등 다양했다.

추석연휴를 얼마 남겨두지 않은 지난 19일에는 누군가 강아지 네 마리를 포대에 담아 센터 인근에 버린 것을 민원인이 발견해 센터에 데려 오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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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주도 유기동물보호센터에 입소해 있는 동물들. ⓒ헤드라인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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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포대에 담겨 버려진 강아지들.<사진=제주도유기동물보호센터>
고양이의 경우 어리거나 다친 경우가 많았는데, 주변에 어미가 있는 줄 모르고 무작정 신고하거나 고양이가 싫어서 신고하는 경우가 있었다.

유기동물이 크게 늘어나고 있는 상황에 대해 조성철 동물보호담당을 비롯한 직원들은 "제발 동물들을 버리지 말아달라"고 당부했다.

다양한 이유로 입소 동물들이 늘고 있지만, 가장 큰 이유는 역시 키우던 동물들을 버리는 것.

조 담당은 "가벼운 마음으로 반려동물을 키우기 시작했지만, 키우다 보니 이것 저것 돈이 많이 들고 번거로워 버리는 경우가 많다"며 "책임감을 갖고 반려동물을 키워야 한다"고 거듭 당부했다.

센터 직원은 "길고양이의 경우 요즘 먹이를 주는 '캣맘'들이 늘어나면서 개체수가 늘고 있다"면서 "먹이를 주기 전 우선 중성화(TNR) 수술을 통해 개체수가 늘어나지 않도록 조절해 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당부했다.

한편 제주 동물보호센터는 평일 오후 2시부터 오후 4시까지 개방한다.

분양은 매주 월요일, 화요일, 목요일, 금요일 오후 2시부터 오후 3시까지, 토요일은 11시부터 12시까지 진행되며, 분양신청시 신분증, 개 목걸이, 개줄 또는 이동식케이지 등 준비물을 지참해야 한다.

분양되는 동물은 동물보호법에 따라 마이크로칩 내장시술이 실시된다.

길고양이 중성화 사업은 각 행정시 축산과로 문의하면 된다.<헤드라인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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