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삼성화재 취업 성공한 여고생들, 비결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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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삼성화재 취업 성공한 여고생들, 비결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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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성화고 청소년드림 시즌2] (2) 제주여상 고유리.김미영 학생의 취업성공담
"차별화된 노력...자신감이 중요하죠"..."특성화고 후회없는 선택"
▲ '금융업계 취업'이라는 같은 목표를 이루기 위해 각자의 방식으로 노력하며 성과를 쌓아 꿈의 첫 페이지를 열어젖힌 김미영(오른쪽).고유리 학생. ⓒ헤드라인제주
제주여자상업고등학교(교장 김선희)에서 같은 학과를 다니는 두 명의 학생이 나란히 '꿈의 직장'으로 불리는 한국은행과 삼성화재에 취업해 화제다.

제주여상 회계금융과 3학년인 고유리 양과 김미영 양이 그 주인공.

두 학생은 '금융업계 취업'이라는 같은 목표를 위해 각자의 방식으로 노력하며 나란히 꿈의 첫 페이지를 열어젖혔다. 두 학생은 물론 학교에서도 큰 기쁨이 아닐 수 없다.

'고졸 신화'의 주역으로 당당히 등극한 두 학생의 비결은 무엇인지, 두 학생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 한국은행 입사 고유리 양 "1시간 일찍 등교하고, 1시간 더 자습하며 준비"

먼저 지난 7월 한국은행 채용시험에 당당히 합격한 고유리 학생.

전국에서 오직 5명을 뽑는 높은 경쟁률을 뚫고 합격한 것. 명문 상업계 특성화고인 제주여상에서도 한국은행 합격자 배출은 3년만이다.

유리 양은 최근 관심사가 자신의 첫 직장이 될 '한국은행'이라며, 한국은행에 입사하게 된 자부심과 기쁨을 감추지 않았다.

"인터넷 포털 사이트에 '한국은행'이라는 글만 봐도 자연스레 눈이 가게 됐어요. 신문에 나오는 기사들도 꼼꼼히 챙겨보고 있어요."

▲ 체계적인 준비로 금융업계 '꿈의 직장'이라 불리는 한국은행에 입사하게 된 고유리 학생. ⓒ헤드라인제주
유리 학생이 특성화고를 선택하고 금융업계 취업의 꿈을 키워올 수 있었던 데에는 부모님의 조언과, 학교 선배들의 '취업 성공 사례'의 영향이 컸던 것으로 보인다.

유리 양은 "제주여상에 진학하기 전에는(중학생 때에는) 여느 학생들처럼 대학 진학 외에는 다른 미래를 생각해 본 적이 거의 없었다"면서 "그래서 취업을 1차 목표로 하는 특성화고에 진학한다는 선택이 쉽지만은 않았다"고 털어놓았다.

이러한 유리 양의 선택에 힘을 실어 준 것은 부모님의 조언이었다.

"아버지께서 회계나 경제처럼 전문적인 분야를 배울 수 있는 제주여상을 선택하는 것은 어떻겠냐고 조언해주셨어요. 지금 돌이켜 보면 그때 제주여상을 선택한 것이 정말로 잘한 일이라고 생각해요"

그러나 제주여상에 입학은 했지만, 자신의 진로와 관련해서는 '선(先) 취업' 보다는 '대학 진학'이 관심이 쏠렸다.

1학년 첫 학기를 마칠 즈음까지도 대학 진학을 위한 내신 관리에만 몰두했다고 한다.

그러다가 학교 선배들의 멋진 취업 성공기를 들으면서 차츰 변화를 맞게 됐다.

"학교 생활 초반에는 정확히 가고 싶은 학과가 있는 것은 아니었지만, 사회적인 인식 때문인지 무조건 대학을 가야만 한다는 생각이 있었어요. 그런데 내가 대학에 들어가서도 갈 수 있을까 싶을 정도의 좋은 직장에 다니는 선배들의 성공사례를 자주 접하게 되면서 대학 진학만이 유일한 길은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됐고, 시야를 넓게 갖게 됐어요."

이때부터 유리 양은 내신 관리는 물론, 금융아카데미반, NCS채용대비반 등 학교에서 운영하는 여러 취업 관련 교육프로그램에 참여했다. 

자격증 취득이 중요하다는 선생님과 선배들의 조언을 듣고 시험 기간에도 틈틈이 자격증 공부를 해 2학년 때에는 전산회계 1급, 펀드투자권유대행인, 증권투자권유대행인, 컴퓨터활용능력 2급, 등 여러 자격증을 취득하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다른 학교에 다녔다면 배울 수 없었던 회계과 상업 경제 등 상업계 특성화고교의 과목들이 자격증 취득에 톡톡히 도움이 됐다고 한다.

유리 양은 "펀드투자권유대행인 자격증을 따기 위해 공부할 때 상업 경제 과목에서 배운 부분과 겹치는 내용이 많아 공부하기에 훨씬 수월했다. 전산회계 1급 자격증도 회계 과목이 큰 도움이 됐다"며, "학교에서 배운 내용이 학교 밖에서도 활용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어서 학교 공부도 더욱 열심히 하게 됐다" 고 말했다.

학교에서 운영한 취업캠프, 스피치캠프, 메타 리더십캠프, 맞춤형 면접캠프 등에도 참여해 취업 마인드를 키웠으며, 면접 통과를 위해 많은 노력을 했다.

유리 양은 "교내 금융아카데미에 가입해 다른 친구들보다 1시간 일찍 등교하고 1시간 늦게 집에 가며 자습을 했다"면서, "아침 잠의 유혹을 뿌리치는 것이 힘들었다. 두껍고 어려운 내용의 책 때문에 포기하고 싶은 적도 많았다. 그렇지만 이 시기가 내 미래를 좌우할 것이라는 생각을 하며 마음을 다잡았다"고 회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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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은행에 입사한 고유리 학생.

한국은행과 관련한 취업 정보가 원체 적었기 때문에 준비하는데 면접이나 필기 시험 준비에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고 한다.

이런 유리 양이 가장 강조하는 첫번째는 '내신 관리'다

유리 양은 "학교장 추천이 필요한 금융공기업인 금융감독원, 한국은행 등은 내신 2~3등급 이내만 지원할 수 있는 자격이 주어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에 내신 관리가 필수"라고 말했다.

"보통 학생들이 지망하는 직장은 추천서를 받을 수 있는 사람 수가 제한되기 때문에 내신과 자격증을 점수로 매겨 취업 지원 순위에 따라서 지원하게 돼요. 추천서가 필요한 회사에 지원조차 하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하지 않도록 내신은 물론 자격증 취득에도 힘쓰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유리 양은 "물론 두 가지를 병행하는 것이 힘들고 어떤 것을 우선으로 해야 하는지 고민이 된다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알지만 상황에 따라 적절히 계획을 세워 효율적인 학교 생활을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또 '면접'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유리 양은 "면접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컨디션 관리"라며 "좋아하는 아이돌 노래 같은 것을 들으면 적절한 긴장감을 유지하는 게 좋다. 저는 레드벨벳의 '빨간맛'을 들었다"고 말했다.

또 "압박면접에 대비해 나올 만한 답변들을 예상해 달달 외워 가는 학생들이 많았는데, 개인적으로는 이러한 방법은 추천하지 않는다"면서 "실제로 다른 지원자들을 보면 외워온 것을 답변하다 버벅거리는 경우도 많았고, 무엇보다 다른 지원자들과 차별화된 답변을 하려면 즉석에서 자신의 가치관으로 답변하는 것이 가장 좋다고 생각한다"고 피력했다.

유리 양은 진로를 고민하는 중학교 3학년 후배들에게 특성화고 진학을 추천했다.

유리 양은 "저는 많은 후배들이 특성화고에 왔으면 좋겠다. 의사나 검사가 되려는 학생이라면 인문계에 가는게 맞는거 같지만, 이런 경우를 제외하고 특별히 학문에 파고들게 아니라면 어차피 대학을 졸업해도 취업을 해야하는 건 다 똑같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제가 평범하게 인문계 고등학교에 진학하고 평범하게 대학에 진학했다면 지금처럼 좋은 직장을 가질 수 있었을까 라는 생각을 해봤는데 쉽지 않을 것 같았다"며, "남들이 다 간다고 따라 가는 것보다 특성화고를 졸업해서 일찍 취업을 해 남들보다 조금이라도 어릴 때 경험을 쌓는 것도 좋다고 생각한다. 공부는 나중에 안정적인 환경에서 정말 하고 싶은 분야가 생겼을 때 해야 정말 제대로 할 수 있겠다는 생각도 있다"고 말했다.

◆ 삼성화재 입사 김미영 양 "다양한 경험, 자심감이 중요해요"

지난 7월 삼성화재 채용 전형절차에서 최종 합격한 김미영 학생.

미영 양의 취업 성공 비결은 '적극적 참여와 활동'이었다. 여러 대회에 참가하며 다양한 경험들을 쌓아 나갔고, 좋아하고 잘 할수 있는 활동을 하다보니 그게 경력이 됐고 취업 성공으로 이어지게  됐다고 할 수 있다.

중학생 시절 특성화고교 진학을 택한 것이 태어나서  가장 잘 한 일이라고 생각한다는 미영 양은 고교 3년 부단한 활동으로 멋진 결실을 맺었지만, 사실 특성화고를 선택하는 것에 대해 가족들이 많이 걱정했다고 한다.

그럼에도 미영 학생의 최종 선택은 제주여상 진학이었다. 가고 싶은 학과가 있었기 때문이었다. 

▲ 자신의 장점을 갈고 닦아 1학년때부터 목표로 해왔던 삼성화재에 입사하게 된 김미영 학생.ⓒ헤드라인제주

제주여상에 입학한 후 미영 양이 야무진 학교생활을 해 나가는 모습을 보이자, 가족들의 우려도 금세 사그라들었다. 

독한 마음을 먹고 공부를 해서 1학기 첫 시험에서 좋은 성적을 거둔 것은 물론, 1학기에 우연찮게 출전한 전도 상업경진대회 창업아이템 부문에서 입상을 하고 2학기에 열리는 전국 대회에 제주 대표로 출전하는 기회를 거머쥐게 됐다.

방학 기간과 수 개월 간의 준비를 하고 첫 출전한 전국 상업경진대회에서 당당히 금상을 수상하는 쾌거를 일궜다. 1학년 학생이 이 대회에서 금상을 차지하는 것은 매우 드문 경우라고 했다.

"상품을 개발하고 동종 업체에 대한 시장 조사를 하는 과정을 거쳐 사업계획서를 짰어요. 처음 보는 사람들을 상대로 계속해서 발표 연습을 하기도 했는데 포기하고 싶을 만큼 힘든 적도 많았죠. 너무 열정적인 선생님인 선생님이 조금 벅차다고 느낄 때도 있었지만, 지금 가장 고마운 분이 바로 이 선생님이셨어요."

미영 양은 "힘든 만큼 얻은 것도 많았다. 상업경진대회를 통해 제가 어떤 일을 잘 할 수 있는지 알게 됐다"면서 "중학생 때 모두가 배우던 수학, 영어 공부에서는 내가 특별히 잘 한다는 생각을 하지 못했는데, 남들 앞에서 내가 기획한 상품을 설명하고 이를 구매토록 하는 것은 색다르고 즐거운 경험이었고, 처음으로 제가 남들보다 좀 더 잘 할 수 있는 일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됐어요"라고 말했다.

또 "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거둔 것도 물론 도움이 됐지만, 더 중요했던 것은 대회를 준비하면서 제 역량을 키울 수 있었다"며, "다른 많은 친구들이 자격증 취득을 위해 노력할 때, 저는 제가 잘 할 수 있었던 발표 대회에 힘을 쏟았다"고 말했다.

전국 상업경진대회 입상을 계기로 김 양은 여러 대회에 나가 좋은 성적을 거뒀다. 이에 힘입어 1학년 말에는 교내 최고 영예인 '국향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모범상 학생표창장, 선행상을 수상할 만큼 학내 활동에도 최선을 다했다.

삼성화재 입사가 장래희망의 한 부분을 차지하게 된 것도 이 때쯤이라고 한다. 존경하던 선배가 이 회사에 취업하는 것을 보고 미래를 준비했다. 물론 다른 곳에는 절대 가지 않겠다거나 하는 생각은 없었지만, 마음 속 1순위는 삼성화재였다고 한다.

취업이라는 막연한 꿈이, 구체적인 목표로 바뀐 것이다.

미영 양은 "시험 기간이 겹쳐도 대회 준비를 하고, 자격증 취득에 열을 올렸다"며, "내가 대학에 진학하려 공부를 했어도 그만큼 열심히 하진 못했을 정도로 노력을 했던거 같다"고 말했다.

2학년 때에는 인권동아리에서 활동하며 여러 경험을 쌓았다. 제주도내 전체 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캠프를 직접 준비했으며, 캠프를 진행하는 내내 사회를 보며 그동안 갈고 닦은 발표 실력을 발휘했다.

학교 과목 중 커뮤니케이션 과목에서 수행평가로 발표하는 모습이 선생님의 눈에 띄어서 교내 취업폴트폴리오 경진대회에 나가기도 했다.  학교 동아리 축제에서는 전교생들을 대상으로 발표를 해 박수갈채를 받기도 했다. 3학년 때에는 바쁜 취업 준비 와중에도 반장을 맡아 활동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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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성화재에 입사한 김미영 학생. ⓒ헤드라인제주

미영 양은 취업을 위한 가장 중요한 '자신감'을 강조했다. 자격증 취득도 필요하지만, 그 보다는 학교 생활에 있어 적극적 참여 활동이 중요하다고 했다.

미영 양은 "다양한 활동을 통해 자신의 적성을 찾아 그 부분을 연습하는 것도 효과적인 방법이라고 생각한다"면서 "결과는 누가 더 좋을지 모르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나만의 스토리'를 만드는 것도 중요하다고 귀끰했다.

미영 양은 "저도 많은 취업과 관련한 많은 지원을 받을 수 있는 금융아카데미에서 공부를 한 것은 아니다"라며, "그렇지만 인권동아리를 포함해 다양한 경험을 해서 다른 친구들보다 자기소개서의 내용을 풍성하게 채울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기본적인 요건을 갖췄다면 나만의 스토리를 만들 수 있는 다양한 경험을 해보는 것도 좋을 것 깉다"며, "최대한 많은 활동에 도전을 해보는 것을 추천한다"고 조언했다.

◆ 제주여상의 학과 운영과 취업 성과는?

한편 지난 1966년 개교한 제주여상은 1만8천여명의 인재를 배출한 제주도내 최고의 명문 특성화고로, 현재 상업부야에서는 회계금융과, 글로벌유통과, 경영사무과 등 3개 학과가 편재돼 있다.

학생들의 취업을 지원하는 김희선 교사는 "교내에서 학생들이 원하는 직장에 취업할 수 있도록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한다"며, "1~2학년 때는 학생들의 기본적인 취업 역량 강화를 위한 금융아카데미, 기업NCS기반 취업역량강화, 리더십 함양 캠프, 취업진로캠프 등 다양한 캠프를 운영하고, 3학년 때는 지원하는 업체에 따른 맞춤형 컨설팅을 위해 스피치 커뮤니케이션 캠프, 모의면접 등을 운영한다"고 설명했다.

금융 아카데미에서는 증권투자권유대행인, 펀트투자권유대행인, 자산관리사 등 취업은 물론, 실제 직장생활에 있어서도 도움이 되는 각종 자격증 취득을 체계적으로 지원하기도 한다.

이외에도 유통, 회계, 디지털콘텐츠(영상) 아카데미, NCS채용 대비반, 글로벌취업반, 창업아이템반, 쇼핑몰 동아리 등 다양한 학과 관련 아카데미 및 자격증 취득반이 운영되고 있다.

▲ (사진 왼쪽부터)고유리 학생, 김희선 취업지원 담당 교사, 김미영 학생.ⓒ헤드라인제주

이러한 취업지원 프로그램을 통해 매년 많은 졸업생들이 공기업이나 대기업 등에 취업하는 성과를 거두고 있다. 

지난해 졸업생 중에서는 총 79명이 자신의 특성을 살려 취업에 성공했는데, 이중 13명이 예금보험공사, 공무원연금공단, 제주도개발공사 등 공기업에 입사했다. 또 우리은행, 제주은행 등 금융업계 쪽으로 진출한 학생이 7명, 공무원시험에 합격한 학생도 4명에 달한다.

김희선 교사는 "지난해에는 제주여상이 전국에서 100개교만 선정되는 '매력적인 직업계고(매직학교)'에 뽑히기도 했다"며, "이를 통해 3년간 교육부로부터 6억원 가량의 사업비를 지원받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최근 충남 일대에서 열린 2018 전국 상업경진대회에서 제주여상 학생 6명이 경진 부문과 경연 부문에서 입상을 하는 성과를 거뒀다.    <헤드라인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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