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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예멘 난민, 국제기준 엄정히 준수해 보호하라"

홍창빈 기자 headlinejeju@headlinejeju.co.kr      승인 2018.09.14 15:59:00     

난민네트워크-시민단체, '인도적 체류허가' 미흡 지적
"말만 '인도적'...난민지위 부여 회피사유 납득 안돼"

법무부 제주출입국.외국인청이 14일 제주도 예멘 난민신청자에 대한 1차 심사결과에서 영유아 동반가족 등 23명에 대해 조건부의 인도적 체류허가를 결정했다고 밝히자, 시민사회단체 등에서는 난민의 지위를 부여하지 않은 것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며 국제기준에 부합한 보호를 촉구했다.

난민네트워크와, 제주도내 39개 시민사회단체 및 종교단체 등이 참여하는 '제주 난민인권을 위한 범도민위원회'는 이날 성명을 통해 이번 1차 심사결과에서 나타난 문제를 지적했다.

이들 단체는 "오늘 제주출입국 외국인청은 난민 신청자들 중 23명에 대해 난민의 지위를 부여하지 않고 인도적 체류허가 결정을 내렸다"면서 난민 지위를 부여하지 않은 것을 이해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들 단체는 "제주 출입국.외국인청은 '본국의 내전이나 반군의 강제징집을 피해 한국에 입국해 난민 지위를 신청한 사람이어서' 난민지위를 부여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면서 "그러나 '내전이나 강제징집 피신'은 가장 전통적인 난민 보호 사유 중 하나로서, 결코 그것만으로 난민지위 부여를 회피할 근거가 될 수는 없다"고 반박했다.

또 "구체적인 난민협약상 사유와의 관련성을 고려한 심사에 초점을 맞추기보다 내전 중이라는 현지의 사정을 고려해 심사 결과를 발표한 제주출입국 외국인청의 입장은 국제기준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이와함께 이번에 결정된 '인도적 체류허가'가 매우 제한된 범위의 체류허가임을 지적했다.

'인도적 체류허가'란 난민법상 난민 인정요건을 충족하지는 못하지만 강제추방할 경우 생명, 신체에 위협을 받을 위험이 있어 인도적 차원에서 임시로 체류를 허용하는 제도를 말한다.

이들 단체는 "인도적 체류허가는 난민 지위를 부여하지 않되 보충적으로 생명이나 신체의 자유 등을 현저히 침해당할 수 있다고 인정할 만한 합리적인 근거가 있는 사람들에게 부여하는 것"이라며 "그러나 인도적 체류허가는 이름과 달리 인도적인 결정이 아니다"고 주장했다.

이들 단체는 "(인도적 체류허가 대상자에게는) 취업 허가만 주어질 뿐, 의료보험을 포함한 4대 보험, 교육을 받을 권리, 자유롭게 여행할 권리 등 모든 사회적 권리가 배제돼 있다"면서 "현 상태의 인도적 체류허가 제도가 유지될 경우 이와 같은 지위만을 받은 난민들이 한국 사회구성원으로 스스로 안전하게 정착할 것을 기대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결국, 오늘 인도적 체류 지위를 받은 23명의 예멘인들의 상황은 결과 발표 전과 별로 달라진 것이 없다"면서 "당분간 한국에서 쫓겨나지 않는 것만 확인된 것일 뿐 사실상 숨 쉴 자유 외에 아무것도 확보된 것이 없다"고 강조했다.

또 "인도적 체류허가는 위험이 있는 국가로 강제송환되어서는 안 되는 예멘 난민들에게 부여돼야 하는 최소한의 마지노선이지 최선의 결과는 아니다"고 강조했다.

이들 단체는 결론적으로, "법무부는 불안정한 상황 속 심사결과를 기다리고 있는 예멘 국적 난민들 모두에 대해 국제인권기준에 따른 심사를 진행하고 이들을 신속히 보호하라"고 요구했다.

또 "법무부는 인도적 체류허가를 포함한 정착지원 제도의 공백을 직시하고, 한국사회의 구성원으로서 살아갈 예멘 국적 난민들의 정착이 가능하도록 인도적 체류자의 처우에 관한 제도를 개선하라"고 촉구했다.

한편 제주출입국.외국인청은 이날 제주도 내 예멘 난민심사 대상자 484명 중 13일 현재 면접이 완료된 440명 중에서 영유아 동반 가족, 임신부, 미성년자, 부상자 등 23명에 대해 인도적 차원에서 보호 필요성이 높은 것으로 판단한다면서 조건부의 인도적 체류허가 결정을 내렸다.

이번에 심사결정한 23명 중 만 19세 미만 미성년자는 총 10명(0~5세 2명, 6~10세 1명, 11~18세 7명)이고, 7명은 부모 또는 배우자와 함께 있다. 부모 등 보호자 없이 입국한 미성년자는 3명이다.

이들에게 부여된 체류기한은 모두 1년이며, 앞으로 예멘 국가정황 등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해 만일 본국으로 돌아갈 수 있을 정도로 국가정황이 좋아지면 체류허가가 취소되거나 더 이상 연장되지 않게 된다. <헤드라인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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