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방형 직위 설전..."공무원 못믿나?" vs "공직혁신 차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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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방형 직위 설전..."공무원 못믿나?" vs "공직혁신 차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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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정질문, 개방형직위 36개 확대 적절성 논쟁
고태순 의원 "공무원 전문성 못 믿는 것...사기 저하"
원희룡 "공무원도 응모 가능...승진은 충분하다"

제주특별자치도의회가 제364회 정례회 이틀째인 4일 제2차 본회의를 열고 원희룡 제주도지사를 상대로 한 도정질문을 시작한 가운데, 첫날 도정질문에서는 민선 7기 제주도정의 개방형 직위 확대 지정을 놓고 한차례 논쟁이 벌어졌다.

더불어민주당 고태순 의원은 이날 원희룡 도정이 5급(사무관) 이상 36개 보직을 개방형 직위로 확대 지정한 것은 서울 등 다른 시.도와 비교할 때 지나치게 과한 것으로 공무원들의 사기 저하 등이 우려된다면서, 확대 지정 배경에 대한 의문을 제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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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일 도정질문을 하고 있는 고태순 의원.ⓒ헤드라인제주

◆"공무원은 전문성 없나?...과다하게 확대 이유 뭔가?"

고 의원은 "인사의 기본은 실력, 투명성, 공정성이라고 할 수 있는데, 이번 개방형 직위 확대가 진정 공정성의 가치를 보일 수 있을지 우려된다"면서 "원 지사는 전공노 제주본부와의 간담회에서 개방형은 IT 분야 등 전문분야에 제한적으로 실시하겠다고 했지만, 36개 개방형 직위 전체가 전문분야라고 할 수 있느냐"고 반문했다.

그는 "전문분야의 기준이 무엇인지, 과다하게 확대하는 이유가 무엇인지 알 수 없다"고 비판했다.

또 "이번에 공모하고 있는 개방형 직위가 외부 전문가야만 한다고 진단하고 분석된 자료가 있느냐. 아니면, 내부 공직자들과 공감대를 형성하고 그에 맞는 기준을 수립해 추진하고 있느냐"면서 "당위성도 공감대도 없이 추진되고 있는 이번 인사에 대해 우려되는 사항이 많다"고 꼬집었다.

그는 "전문성이라는 이름으로 외부 개방형 직위를 이렇게 확대하는 것이 진정 공정한 인사정책이라 할 수 있겠느냐"면서 "공직분야에는 전문성 확보를 위해 전문 직렬을 두고 있는데, 이 전문 직렬이 있는 분야까지도 외부에서 수혈하겠다고 하는 것은 공직 내부의 인력이나 전문성을 믿지 못하기 때문이냐"고 반문했다.

또 "사회복지 분야는 민간 경험이나 사회복지 직렬의 공직 경험이나 그 분야의 지속적인 업무 수행으로 누가 더 전문성이 높다고 판단하기 어렵다"면서 "외부에서 전문가를 찾는 것은 그동안 사회복지직 공무원으로 그 분야에서 열심히 일한 공무원들의 능력을 인정하지 않는 것이며, 공무원들의 사기를 떨어뜨리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고 의원은 "공무원들은 평균 승진을 하는데 10여년이 걸리고 있다. 외부수혈을 하게 되면 또 승진은 정체될 수 밖에 없다"면서 "본인들보다 전문성이 높다는 것을 어떻게 인정하고, 개방형으로 임용된 외부 인사의 정책 추진에 적극적으로 함께 도정을 이끌어나갈 수 있겠느냐"고 지적했다.

그는 "원 지사는 이제 무거운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면서 "공직사회와 도민사회가 모두 개방형 직위로 채용된 분들이 공직자보다 전문성이 높다는 객관적 인정을 할 수 있는 인사를 채용해야만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고 의원은 "이번 개방형 직위 채용에서 모두가 인정할 수 있는 외부 전문가가 채용되지 않을 경우 원 지사는 다시한번 선거 공신들을 포진했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 원희룡 "공직혁신 위한 것...공무원도 지원 가능"

답변에 나선 원희룡 지사는 "개방형 직위는 5급 이상 직위의 10%까지 지정할 수 있도록 돼 있는데, 현재 420명이기 때문에 42명까지 지정 가능하다"면서 "많다고 볼 수도 있고 적다고 볼수 있는데, 공직혁신을 위해 개방형을 많이 활용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원 지사는 이어 보건복지여성국장을 개방형으로 지정한 것과 관련해, "선거때 복지단체에서 복지분야 다 개방형으로 하라고 했고, 모든 후보들도 개방형으로 하겠다고 했다. 공약사항이고 공약실천하는 차원에서 한 것으로 이해해달라"고 말했다.

공무원들의 전문성을 믿지 못해서 외부 수혈을 하느냐는 질문에는, "개방직은 공무원 내.외부 경쟁채용 방식이다. 기존 공직자들도 당연히 응모할 수 있다"면서, 공모 심사과정에서는 기존 공무원들이 학력 등에서 불이익을 받지 않도록 스펙 등의 요건을 내걸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공무원이 지원하면 직무기술서나 면접, 실제 업무능력에 대한 자기표현기회를 충분히 보장하겠다"고 덧붙였다.

원 지사는 또 공무원 내부에서 지원한다는 것을 전제로 해, "지금 5급 내지는 4급, 4급에서 3급 갈때 승진제한 기간이 있는데, 선배들이나 경력자들이 층층이 있기 때문에 평소에 발탁하면 의혹과 왕따의 결과가 나올수 있다"면서, "개방형을 하게 되면 공직내부 연공서열과 승진관행 뛰어넘는 효과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개방형 직위도 있고, (공직내부의) 직위 공모제도 있다"면서 "개방형과 직위공모제를 통해 공무원들도 도전할 수 있고, 내부 인사혁신 촉진하는 의미도 있다. 구체적으로 어느 정도까지 효과가 있을지는 공모절차 거쳐봐야겠지만, 5급이상 공모는 그렇고, 6.7급도 개방형으로 하게되면 공직사회 경쟁 촉진 효과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원 지사는 '선거 공신'을 채용하기 위한 것 아니냐는 의구심에 대해서는, "일부 정무직의 경우 보기에 따라 선거때 무슨 역할 했냐 할수 있지만, 전문성인 부분은 뚜껑 열어보면 알겠지만, 전문성을 갖고 그 결과로 좋은 평가 받아야 한다는 욕구는 저도 절박하다. 앞으로 문제점은 보완해 나가면서 운용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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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일 도정질문에 답변하고 있는 원희룡 제주도지사.ⓒ헤드라인제주

◆ "서울 44명, 경기.인천 20명 안돼...제주도 36명은 과해"

그러자 고태순 의원은 재차 반박에 나섰다.

고 의원은 "개방형 직위 10%까지 가능하다고 하는데, 지금 16개 직위에서 36개 직위로 확대한 것은 상당히 많다"면서 "제가 보기에는 공무원들이 얼마든지 할 수 있는데도 개방형으로 해 놨다. 공무원들 10년 20년 해도 사무관 못하고 퇴직하는 분 많다. 이런 분들 희망을 꺽어버리면..."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20개 직위가 (공무원 내부에서) 승진하면, 100여명이 승진할 수 있다"면서 "서울의 경우 지역이 넓고 공무원들이 많은데 개방형 44명이다. 경기나 인천도 20명을 넘지 않는다. 그럼에도 제주도는 유독 36명이라는 숫자를 넣은 것은 상당히 많다고 생각한다"고 반박했다.

그러자 원 지사는 "이번에 사무관 승진만 50명 가까이 했다. 그래도 부족하다면, 도민들이 용납 안할 것"이라며 "승진잔치 벌이냐고 비판받을 만큼 (조직)개편해서 많은걸 하고 있다. 내부적으로 승진에 대한 욕구는 끝이 없겠지만 어느정도 근거.한도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원 지사는 그러면서, "36개 개방형 자리는 외부 누구를 데려오겠다는게 아니라 특정 역할에 대해 내부든 외부든 다 손들고 나오라는 것"이라고 전제하며, "내부에서도 업무 잘할 자신 있으면 지원하시라. 저희는 오히려 좋다고 했다. 공무원 내부 경쟁도 하고 평소 실력도 쌓고, 공무원 될때는 듣도보도 못했던 일들이 일어나고 환경도 바뀌었는데 자신 있다면 손들라. 연공서열로 가면 10년 넘게 걸리지만..."이라며 이번 개방형 직위가 공직내부에서도 지원이 가능한 것임을 거듭 강조했다.

이에 고태순 의원은 "모 지인에게 들어봤더니 국장이 만약 들어오게 되면 자기 밑에 6명이 진급 못한다고 이야기 하더라"면서 "4급을 외부에서 발탁하면 5명이 진급 못한다. 5급이 20명이라는 인원이 많은데 이런식으로 많이 하면 공무원은 사무관이 꽃이다. 앞길 막는다고 생각한다"고 반론을 폈다.

이에 원 지사는 "제주도가 전국적으로 기구에 따른 직급에 따른 인원도 많고 전국적으로 가장 많은 승진 기회 누리고 있다"면서 공직내부 승진 때문에 반대하는 것은 동의할 수 없음을 밝혔다.

한편 제주도는 이번 조직개편을 통해 개방형직위 대상을 기존 15개에서 36개로 확대하고, 현재 공모를 진행 중이다. 직급별 개방형직위 대상은 3급 4명, 4급 12명, 5급 20명 등이다.

2-3급(부이사관)에서 자치경찰단장, 소통혁신정책관, 미래전략국장, 보건복지여성국장등 4개 자리가 개방형 직위로 선발된다.

서기관(4급)에서는 공보관, 성평등정책관, 도시디자인담당관, 카지노감독과장, 미래전략과장, 디지털융합사업과장, 장애인복지과장, 물정책과장, 보건환경연구원장, 문화예술진흥원장, 민속자연사박물관장, 도립미술관장 등 12개 직위가 지정됐다.

사무관 직위에서 개방형은 영어교육도시, 김창열미술관, 공약정책관리, 혁신행정, 홍보기획, 미디어홍보, 홍보콘텐츠, 메시지, 성인지정책, 디자인기획, 공공디자인, 보도기획, 청년활동지원, 융합전략, 스타트업지원, 스마트시티, 융합사업추진, 빅데이터, 창업지원, 부패방지지원센터 등 20개에 이른다. <헤드라인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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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라소주 2018-09-05 15:54:36 | 223.***.***.234
제주에 살아보니 괸당문화도 심하고
육지사람이 일해먹기 어렵더군요~~
당신네 자식들 육지와서 배척당하면 좋나요?
많이 낙후돼있어요~~
육지의 좋은점, 배우려고 자세 많이 필요합니다.
세계속의 제주를 위해서 말입니다.
버릇없는 정치적 공세 그만하시고요

안 공무원 2018-09-04 16:03:37 | 27.***.***.139
공직사회는 공무원의 전유물 아님. 승진한 공무원들 얼마나 열심히 일하나, 다음 승진까지 열심히 안 하다가 때되면 승진 안시켜준다고 불평불만. 원 지사 말 대로 조직개편 해서 공무원 승진 잔치하고, 도민은 승진 비용을 세금으로 충당하고, 그렇다고 해서 도민 살림살이 나아진 것도 없는데, 공직사회 반성 먼저 하세요. 고 의원임도 적당히 하세요. 공무원 인기 얻을랍니까? 다만 선거 공신 등용문은 절대 반대. 법을 개정해서라도 5급 이상 직위 30%수준까지 확대 해야 합니다. 법 개정 하십시다

11 2018-09-04 13:43:43 | 211.***.***.28
6급만23년째 정년 앞으로 1년, 기회를 골고루 주겠다고 하면서 인사때마다 한직으로 전보조치 하여 승진 할 수 있는 기회 박탈 하는것이 원도정의 인사방침? 이번에는 6급이하 사기진작 방안 마련하겠다고 하는데 어떤방안이 나올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