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4.3 당시 민간인 학살 막은 故 문형순 서장 '경찰영웅' 선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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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4.3 당시 민간인 학살 막은 故 문형순 서장 '경찰영웅' 선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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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청, 내달까지 문 서장 흉상 제작 "인권.생명 수호 모범"
6.25 예비검속자 총살 명령 '부당하다' 거부, 수백명 목숨 구해
제주4.3과 6.25전쟁 당시 민간인 총살 명령을 거부하는 등 수백명의 목숨을 살린 故 문형순 전 모슬포서장이 '올해의 경찰 영웅'으로 선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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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故 문형순 서장. ⓒ헤드라인제주
경찰청은 최근 경찰 영웅 선정위원회를 개최해 국민들의 인권과 생명을 수호한 문형순 서장을 '올해의 경찰 영웅'으로 선정하고 추모흉상을 제작키로 했다.

1897년 평안남도 안주에서 태어난 문형순 서장은 1919년 3.1운동 이후 만주로 거처를 옮겨 한인사회의 준 자치정부인 국민부의 중앙 호위대장과 조선혁명군 집행위원 등을 맡으며 독립운동가로 활동했다.

해방 이후 경찰이 된 그는 1947년 7월 제주도에 부임해 모슬포경찰서장과 성산포경찰서장을 맡았다.

특히, 문 서장은 1948명 12월 4.3의 광풍이 제주섬을 휩쓸 당시 처형될 위기에 놓인 100여명의 제주도민의 목숨을 구한 바 있다.

그는 모슬포경찰서장 재임 기간 중인 1949년 1월쯤 군경이 서귀포시 대정읍 하모리 좌익총책을 붙잡아 관련자 명단을 압수해 많은 사람이 처형될 위기에 놓이자 이들에게 자수를 권유했다. 

이에 관련자들이 자수했고, 이들을 전원 훈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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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2005년 문형순 서장의 행적을 기리이 위해 대정읍 주민들이 세운 공덕비. ⓒ헤드라인제주
문 서장의 이러한 행적을 기리기 위해 지난 2005년 7월에는 고춘원, 오남석씨 등 대정읍 마을주민들이 힘을 모아 공덕비를 세우기도 했다. 이 공덕비는 대정읍 동일삼거리 짐개동산에 있다.

또한, 성산포경찰서장으로 자리를 옮긴 문 서장은 한국전쟁이 발발해 군 당국이 예비검속자에 대해 총살 명령을 내리자 '부당하다'는 이유로 이를 거부했다.

이 당시 다른 지역에서는 수백명씩 희생을 당했으나, 성산에서는 6명이 목숨을 잃었다.

문 전 서장은 1953년 9월 15일 경찰을 퇴직하고 무근성에서 경찰에게 쌀을 나눠주는 쌀 배급소에서 일을 했다. 그 후 현대극장의 전신인 대한극장에서 매표원으로 일하다가 1966년 6월20일 제주도립병원에서 향년 70세의 나이로 후손 없이 홀로 생을 마감했다.

경찰청은 오는 10월 중으로 문형순 서장의 흉상을 제작하고, 10월 세번째주 경찰추모 주간에 제막식을 개최할 계획이다. <헤드라인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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