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항만 119센터 소방실습을 마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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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항만 119센터 소방실습을 마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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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강명현 / 제주한라대학교 응급구조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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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명현 / 제주한라대학교 응급구조과 ⓒ헤드라인제주

병원에서의 1차 실습이 끝나고 응급구조과의 모든 학생의 꿈인 소방에 실습을 가게 되었다. 처음에는 누구나 그러겠지만 어색하고 조용하고 적막한 분위기였다. 그래서 많은 걱정과 우려 그리고 기대를 가지고 실습을 시작하였다.

처음에 제주소방서에서 실습생들이 모여 교육을 받고 각자 배정받은 센터로 이동하였고 나는 항만 119센터로 배정을 받아 긴장과 설렘 반으로 들어갔다. 그러나 들어가니 반장님, 주임님, 팀장님, 센터장님이 반갑게 맞이해주시는 모습을 보고 긴장이 풀리고 긴장이 풀릴 찰나 반장님들이 구급차 내부 설명, 구급활동일지 작성법 등을 알려주시다 갑자기 출동 벨이 울려 바로 출동하였다. 그

러나 출동 하고 현장을 도착하니 선뜻 나서지 못하는 내 자신을 보았다. 뭐 하나 도와드리고 싶은데 처음이고 괜히 나섰다가 도움이 안 될 거 같은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나의 첫 출동은 병원으로 이송한 후 끝이 났다. 하지만 몇 시간 뒤 출동 벨이 울리는데 이번에는 응급상황 출동이었다. 그 말로만 듣고 교육만 받았던 심정지 환자이다. 첫날에 심정지 환자를 내 눈앞에서 본 것이다. 

심정지 환자를 보는데 머리가 하얘지고 교육 받은 것을 써 먹어야하는데 막상 그 상황에 닥치니 볼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2주 후 출동 벨이 울리는데 이번에도 심정지 환자이고 의식불명 상태였다. 현장에 도착하니 가족들과 신고자들은 아무런 조치를 안 하고 있었고 이미 갔을 때는 호흡 맥박 전혀 없는 상태였다. 

그래도 살려보고자 이번에는 직접 CPR을 시행하였고 이송 중에서도 이 환자는 살려보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계속 CPR을 시행하였다. 하지만 현장에서 보호자가 DNR 의료거부를 신청하여 나는 허망감과 울분이 치솟았다. 어떻게든 사람을 살려보려고 하는데 옆에서 의료거부를 하니 정말 화가 많이 났다. 의료거부를 하더라도 EKG는 계속 찍는 상황이고 가까운 병원으로 이송하였지만 병원에서는 더 이상 가망이 없는데 계속 하냐고 물어보는데 아들들이 하지 말라고 할 때 표정을 봐버렸다.

정말 내가 그 입장이었더라면 어땠을까.....

이송을 마치고 귀소중인 길에 정말 많은 생각들을 하고 감정이입이 되어 많이 울컥하였다. 그러나 반장님들은 괜찮다고 소방근무를 하면서 이런 날도 있다고 앞으로도 많을 거라고 힘을 주셨다. 이 계기로 나는 한층 더 성장 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하였다. 이런 일로 인하여 보호자 입장도 생각하는 계기가 되었다. 정말 첫날부터 심정지 환자를 보고 그 이후 직접CPR을 시행하고 정말 뜻깊고 많은 교훈을 얻을 수 있는 실습이 되었다,

과연 소방에 가면 내가 잘 할 수 있을까 생각도 많이 했지만 막상 실습을 하다 보니 의무감도 생기고 환자를 더욱 더 안전하게 한 후 병원에 이송하여 치료를 잘 받기를 원하고 있다.

이송하는 도중 활력징후도 측정해보고 단말기에 구급활동일지도 작성해보고 어떻게 보면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4주의 실습을 마치니 솔직히 시원섭섭한 기분이 든다.

내가 언제 이런 경험을 할 수 있을까하는 생각과 이런 경험을 해서 너무 좋았고 또 좋은 사람들을 만나 이렇게 성장할 수 있었던 것 같다.

이제 소방공무원의 고충을 조금이나마 느끼니 내가 나중에 환자든 보호자든 소방공무원을 보면 수고하십니다. 감사합니다. 이런 말이 제일 먼저 나올 것 같다. "정말 4주 동안 감사하고 많은 것을 알려주셔서 감사합니다."

다음에는 실습생이 아닌 정당한 경쟁에서 이겨 구급대원으로 만나도록 하겠습니다. 훌륭한 구급대원이 되기 위한 첫 걸음을 잘 이끌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강명현 / 제주한라대학교 응급구조과>

*이 글은 헤드라인제주 편지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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