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영리병원 1차 공론조사, 논란 속 그대로 진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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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영리병원 1차 공론조사, 논란 속 그대로 진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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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론조사위, 도민 3천명 대상 15일부터 실시
"설문문항 원래대로"...시민단체 반발 '진통'

[종합] 국내 외국영리병원 1호로 추진됐던 중국자본의 녹지국제병원 개설허가 여부를 결정하기 위한 1차 공론조사가 많은 논란 끝에 15일부터 실시된다.

제주특별자치도 녹지국제병원 숙의형 공론조사위원회(위원장 허용진)는 14일 오후 제주도청 기자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중국자본의 녹지국제병원 개설허가 관련 1차 공론조사를 15일부터 시작한다고 밝혔다.

논란이 됐던 설문문항의 경우 큰 틀에서는 추가적으로 수정하지 않고, 지난 13일 공개했던 내용이 그대로 유지된다.

공론조사위는 당초 14일부터 1차 공론조사를 실시할 예정이었으나, 시민사회단체에서 설문 문항에 대해 충분한 내용적 합의가 되지 않았다면서 강력히 문제를 제기하고 나서자 이날 오전 잠정 연기를 결정했다.

그러나 불과 몇시간인 이날 오후 '예정대로 진행'을 선언했다.

이날 오전 공론조사위 및 도청 내부에서도 '잠정 연기'와 '예정대로 진행'을 놓고 저울질이 많았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이번 1차 공론조사를 앞두고 설문문항의 '공정성' 확보 문제가 크게 분출됐다.

공론조사의 여론조사 질문문항이 병원 개설에 대한 다양한 정보를 제공함 속에서 질문을 하는 방식이 아니라, 막바로 병원 개설에 대한 찬반 입장을 묻는 형식으로 짜여진데 따른 것이다.

실제 1차 조사 설문은 총 8개 문항으로 구성됐다.

영리병원 공론조사에 대해 알고 있는지에 대해 먼저 물은 후, 곧바로 2번 문항을 통해 녹지국제병원의 개설 허가와 개설 불허에 대한 입장을 묻는 순으로 짜여졌다.

병원 개설을 허가해야 하는지, 아니면 허가하면 안된다고 생각하는지를 물은 후 그에 따른 구체적 이유를 묻게 된다.

하지만 그동안 논의과정에서 분출된 녹지국제병원 관련 문제점 등에 대한 설명이 충분히 이뤄지지 않으면서 편파성 논란으로 이어졌다.

시민사회단체 등으로 구성된 의료영리화저지와 의료공공성강화를 위한 제주도민운동본부는 녹지국제병원과 관련해 제기된 논란이나 문제 등이 설문 내용에 제대로 설명되지 않아 근본적이고 편파적인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즉, 청구인들이 주장해 온 미래의료재단의 문제를 비롯해 비영리병원의 우회적 진출 문제 등이 이번 조사내용에 반영되지 않아 공론화의 의미를 퇴색시키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공론조사위는 질문 문항에 대한 의견수렴이나 논의가 부족했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일축했다.

지난 7월30일 회의에서 이미 논의가 됐고, 8월10일까지 3차례에 걸쳐 위원들의 의견을 받아 수정했고, 최종적으로위원들에게 이메일을 통해 의견을 들은 후 8월13일 최종 확정된 것이어서 문제가 없다는 주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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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허용진 공론조사위원장이 14일 오후 제주도청 기자실에서 입장을 발표하고 있다.ⓒ헤드라인제주
허용진 위원장은 설문문항을 원안대로 그대로 유지할 것이라면 왜 연기했던 것이냐는 질문에, "(시민단체 문제제기에 대한) 언론보도가 있었기 때문에 잡음을 없애고 공정성을 기하기 위해 연기한 것"이라고 말했다.

15일 공론조사를 실시하는 것에 대해 청구인측과 의견을 조율했나 라는 질문에는, "아니다"라며 "공론조사위는 청구인측과 반대측으로부터 추천받아 구성됐기 때문에 의견은 전달됐다는 입장이다"고 말했다.

그는 "청구인측에서 문제제기하는 영리병원 허용논란에 대한 편파적 한계, 우회 투자 문제 등은 1차 공론조사 설문조사에 담을 성격은 아니고 향후 도민참여단의 숙의프로그램 진행과정에서 양측의 충분히 주장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즉, 편파적 한계나 우회 투자 문제 등에 대한 내용은 이번 여론조사가 아닌, 도민참여단(배심원단)의 숙의프로그램에서 찬반 토론을 통해 충분히 개진할 수 있는 사항이라는 설명이다.

그러나 시민사회단체는 이번 1차 공론조사가 그대로 진행되는 것에 대해 여전히 반발하고 있어 앞으로 적지않은 진통과 갈등이 예상된다.

◆ 공론조사 앞으로 절차는?

한편 공론조사 수행기관으로 선정된 칸타코리아, 입소스와 코리아스픽스 3개 업체에 의뢰해 진행되는 1차 공론조사는 도민 3000명을 대상으로 여론조사 방식으로 실시된다.

조사는 유.무선 전화를 혼용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공론조사위는 이번 1차 공론조사가 끝나면, 곧바로 의견비율에 맞춰 도민참여 배심원단(200명)을 구성할 예정이다.

배심원단은 약 3주간의 숙의프로그램을 진행해 영리병원 개설허가 여부에 대한 최종 결정을 내리게 된다.

예정대로 일정이 진행될 경우 9월 중순 쯤 최종 권고안이 제시될 것으로 전망된다.

2015년 보건복지부로부터 사업계획 승인을 받은 녹지국제병원은 지난해 제주자치도에 병원 개설허가 신청서를 접수했으나 영리병원의 부작용을 우려하는 반대여론과 함께, 의료 공공성 훼손 논란이 크게 불거져 결론을 내지 못했다.

녹지국제병원은 서귀포시 토평동 헬스케어단지 내에 총 778억원을 투자해 2만8163㎡ 부지에 지하 1층, 지상 3층의 연면적 1만7678.83㎡ 규모(47병상)로 건립될 예정이다.

사업자는 중국 녹지그룹에서 투자해 설립한 그린랜드헬스케어(주)이고, 진료과목은 성형, 피부, 내과, 가정의학과 등 4개과로 최근 중국인들이 선호하는 성형.피부관리.건강검진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전 정부에서는 '투자활성화' 차원에서 이의 도입이 적극 검토됐으나, 문재인 대통령이 대선당시 영리병원 도입에 반대하는 입장을 밝히면서 현 정부의 정책기조는 많은 변화가 있는 상태다.

이러한 가운데 숙의형 민주주의의 첫 실행사례로 꼽히는 이번 외국영리병원 공론조사에서 제주도민들은 어떤 선택을 내릴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헤드라인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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솟아라 2018-08-18 16:39:04 | 125.***.***.26
일해서 돈벌겟다눈데
걍 내비둬라
종교같은 잣대 들이대지말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