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자림로 숲길 삼나무 '싹둑싹둑'...꼭 이래야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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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자림로 숲길 삼나무 '싹둑싹둑'...꼭 이래야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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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도로' 비자림로 확장공사 환경훼손 논란
2.9km 확장공사 위해 2400그루 삼나무 벌목
환경단체 "공사 중단하고, 환경영향평가 받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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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나무를 대거 베어내면서 평탄화 작업이 진행되고 있는 비자림로 삼나무 가로수 숲길. <사진=제주환경운동연합>
제주에서 '아름다운 도로'로 유명한 제주시 구좌읍 비자림로 삼나무 숲길 확.포장공사가 본격화되면서 실효성 및 환경성 논란이 크게 분출되고 있다.

처음 계획이 제시된 2015년 당시에도 도로 확장의 실효성 논란이 많았는데, 본격 공사가 시작된 후 이달 들어서는 숲길의 가로수인 삼나무들이 무차별적으로 벌목되는 현장이 공개되면서 환경훼손 논란으로 이어지고 있다.

비자림로 확.포장공사는 삼나무 숲길 가로가 있는 비자림로 중 대천~송당 2.94km 구간을 왕복 4차로(폭 21m)로 확장하는 것을 주 내용으로 한다.

총 207억원의 사업비가 투자되며, 공사기간은 2021년 6월까지 3년이다.

제주특별자치도는 이 사업은 주민들의 오랜 숙원사업으로 동부지역에 급증하는 교통량을 해소하기 위해 추진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2015년 11월 기본 및 실시설계를 완료했고, 2016년부터 편입 토지에 대한 보상을 착수해 지난 6월까지 72필지(11만8016㎡) 중 54필지(8만8903㎡)에 대한 보상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문제는 제주도가 생각하는 것처럼 이 도로의 확장으로 인해 교통량 분산의 효과가 있을지 여부도 미지수 일 뿐만 아니라, 지역 내에서도 회의적이거나 우려하는 목소리가 적지 않다는 점이다.

출퇴근 시간대에 이 구간 지점에서 성산과 제주시 구간을 오가는 차량 통행량이 많은 것은 사실이나 교통체증이 심각하게 빚어지는 정도는 아니고, 기존 노선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현재 계획된 구간을 4차로로 확장할 경우 교통량 분산효과도 약화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 대체적인 의견이다.

실효성 문제 뿐만 아니라, '아름다운 숲길'을 파괴하면서 도로를 4차로로 확장해야 하는가 하는 점에 있어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적지 않다.

이 도로 공사를 위해 이달 2일부터 하루 100여 그루의 삼나무를 베어내고 있고, 앞으로 6개월 간 총 2400여그루의 삼나무를 벌목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환경성 논란도 크게 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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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나무를 대거 베어내면서 평탄화 작업이 진행되고 있는 비자림로 삼나무 가로수 숲길. <사진=제주환경운동연합>

제주환경운동연합은 7일 성명을 내고 "비자림로 삼나무 숲길 확포장 공사를 즉각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이 단체는 "이 길은 제주도민 뿐만 아니라 관광객들에게도 아름다운 가로수 숲길로 잘 알려진 곳인데, 무차별 훼손되고 있다"면서 실효성 및 환경성 문제를 재검토할 것을 촉구했다.

이 단체는 우선 이 사업의 실효성 문제와 관련해, "과연 이 지역 도로공사 확장이 당장 필요한지, 그리고 공사 후 효과가 있는지에 대한 의문이다"고 지적했다.

제주도는 교통량을 해소하기 위한 목적이라고 주장지만 이 도로를 이용하는 도민들은 다른 곳에 비해 크게 정체되는 도로라고 보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이 단체는 "더욱이 공사구간이 금백조로 입구에서 끝나게 되어 있어 다랑쉬오름 쪽 송당리 방향은 물론 성산 방향으로도 병목현상 발생우려가 커 교통량이 많을 경우 오히려 혼잡 구간이 길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지난 4월 원희룡 지사가 직접 발표한 '구(舊)국도 도로건설 계획'에서 대천동사거리∼비자림로∼금백조로 14.7km 구간(14.7km, 2675억원)을 국토교통부 제4차 국지도 도로건설계획(2021∼2025)에 반영한다고 제시한 것과 연계해서도 의문을 제기했다.

현재 공사가 시작된 구간이 이 계획에 포함돼 있음에도 환경영향평가 등을 거치지 않고 무리한 공사를 강행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이 단체는 "만약 상위계획이 진행된다면 환경영향평가 등을 포함해 여러 행정절차를 거치게 되고 그 과정에서 비자림로 삼나무 숲 경관의 보전방안이 검토될 수 있었을 것"이라며 "하지만 제주도는 이러한 상위 계획이 정해져 있음에도 불구하고, 환경영향평가도 거치지 않은 채 주변 경관을 파괴하는 공사를 하고 있다"고 힐난했다.

이어 '명품 숲길도로'로 인정받은 이곳의 가로수 숲길을 보전할 대안도 고민하지 않은 채 막대한 양의 삼나무를 베어내는 방식의 공사에 대해서도 비판했다.

이 단체는 "비자림로는 2002년 건설교통부가 선정한 제1회 전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도로로 선정된 바 있다"면서 "자치단체 등이 추천한 전국 88개 도로 가운데 미관이 뛰어나 대통령 수상의 영예를 안았는데, 구조물이 거의 없고 자연미를 극대화시켰다는 평가를 받은 도로였다"고 강조했다.

이 단체는 " 이후 관광객들에게도 알려지면서 명품 숲길 도로의 위상을 이어 왔는데 제주도는 이에 대한 대안도 고려하지 않은 탁상행정으로 일관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또 "제주도민과 관광객들이 경관이 아름다운 도로로 인정하고 하나의 관광명소로 인식하고 있는데도 제주도는 이러한 인식은 전혀 생각하지 않고 이동의 편리성만 추구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단체는 "제주도는 지금이라도 당장 공사를 중단하고 삼나무 숲길의 보전방안을 우선 찾아야 한다"면서 "현재 진행 중인 공사의 시급성을 따져봐야 하며, 설령 필요한 사업이라 하더라도 숲길을 보전하면서 사업의 기대효과를 얻을 수 있는 대안을 모색하는 것이 우선이다"고 주장했다. <헤드라인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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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25 2018-08-10 01:49:24 | 210.***.***.226
원지사 시커먼 속이 다보인다. 2공항 준비작업인가..참 무섭다..자기 사리사욕으로 주변의 이목이나 여론은 생각도 않는구나..철면피

0125 2018-08-10 01:46:01 | 210.***.***.226
미쳤구나야..머리가 제정신이가???제주도 이제 안가고싶다..
제주도의 그멋진길을 파괴하다니..몇백년된 그나무를..교통땜에 큰도로를 만든다고??? 좁아도 자연이 살아있는 인공적이지않은 그길이 좋아서 제주도가는거다. 안그러면 도시에 있지
왜제주도 ..가나

정의 2018-08-09 16:36:01 | 116.***.***.9
도심지 교통체증해소위한 도로부터
우선적으로 해결해야

미친 2018-08-09 07:22:53 | 121.***.***.50
기왕 만드는거 왕복 8차선을 만들어주세요. 정신나간 공무원들아....불편함이 중요한게 아니라 자연환경이 중한거여..일봄 쓰시마섬에 가봤니..거긴 자연파괴때문에 왕복2차선이상은 안만들어...불편함은 일시적인거야..

찬성 2018-08-08 15:44:21 | 59.***.***.143
비자림로 너무 좁고 위험한 면이 있었죠
4차선 확장 적극 환영하며 제2공항을 위해서 해당길은 확장해야 합니다

짱돌짱 2018-08-08 11:58:54 | 175.***.***.106
정말한심한 계획이다
생각이 없는 무뇌갔다

제주진 2018-08-08 09:26:41 | 106.***.***.43
다음은 제2공항 이다.
원지사가 정당가입을 하지 않는 이유가 슬슬 드러나는군.

1234 2018-08-08 09:02:52 | 27.***.***.36
본보기를 보여주어야 한다.. 파괴현장을 낯낯이 보존하자

아~ 2018-08-08 08:51:20 | 61.***.***.162
이건 아니지요.. 아름다운 길로 인해 관광객들이 오고 하는데 이런길을 훼손하면서까지 확장하는지...
오일육 숲터널처럼 유지하면 안되나요???

billy0230 2018-08-08 08:22:07 | 175.***.***.103
저 아름다운 길이 없어지는건가요... 안타깝습니다... 정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