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동균 회장 "국제관함식, 강정주민 두번 죽이는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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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동균 회장 "국제관함식, 강정주민 두번 죽이는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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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국제관함식 제주개최 강력 비판..."시대착오적 행사"
"강정마을 공동체 다시 찬반으로 나눠져...관함식 중단돼야"

서귀포시 강정마을회가 지난 28일 주민투표를 통해 '2018 국제관함식(觀艦式)' 행사를 제주해군기지에서 개최하는 것을 수용하기로 결정한 가운데, 강동균 강정마을회 해군기지반대 주민회장은 30일 청와대를 직접 겨냥해 비판하며 관함식 행사 개최 중단을 요구했다.

강동균 반대주민회장은 강정마을이 제주해군기지 입지로 결정된 2007년부터 2013년까지 7년간 강정마을회장을 역임하며 해군기지 반대투쟁을 이끌어 온 인물이다.

그는 이날 오전 9시 제주해군기지 정문 앞에서 열린 '2018 제주생명평화대행진' 출발에 즈음한 기자회견에서 "강정마을이 또 위기에 빠졌다"면서 "해군이 마을에 관함식 문제를 의논했고, 마을은 3월 총회를 열고 거부를 결정했지만 그럼에도 밀어붙이고 있다"고 울분을 터뜨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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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동균 강정마을회 해군기지 반대 주민회장이 30일 제주해군기지 정문 앞에서 열린 2018 제주생명평화대행진 출발 기자회견에서 국제관함식 개최를 반대하는 입장을 밝히는 발언을 하고 있다.ⓒ헤드라인제주
강 회장은 "문재인 정부가 내건 기치는 정의와 소통이고, 지금 정부는 국정농단을 이겨내기 위한 촛불혁명 위에 일어난 정부"라며 "그런데 11년간 주민들을 찢어놓은 것으로도 부족했나보다"고 힐난했다.

지난 3월 강정마을회가 임시총회를 통해 '반대' 입장을 결의했음에도 청와대가 주민들을 설득하며 총회를 다시 개최하도록 부추긴 것을 정면 비판 것이다.

그는 "일부 주민들은 속아서 관함식을 찬성했지만, (해군기지) 반대 주민들은 관함식을 용납도, 인정도 안한다"면서 "강정과 대한민국이 평화로워질때까지 뚜벅 뚜벅 걸을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 제주생명평화대행진 주최측은 공식적으로 이번 5박6일 대장정에서 '국제관함식 반대' 촉구를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참가자들은 기자회견문을 통해 "제주해군기지에는 이미 미 핵잠수함을 포함한 각국의 군함이 드나들고 있다"면서 "해군의 국제관함식은 세계 평화의 섬 제주를 군사기지의 섬으로, 군사력 과시의 장으로 만드는 시대 착오적인 행사"라고 주장했다.

또 "정부는 강정마을 총회의 반대 결정을 무시한 채 주민들을 회유하고, 관함식을 강행하고 있다"면서 "11년 전 제주해군기지 유치 과정과 다르지 않다"고 비판했다.

참가자들은 "정부는 관함식이 마을의 상처를 치유하고 갈등을 해소하기 위한 것이라고 주장한다"면서 "그러나 해군기지 완공 후 주민들이 갈등 해결과 공동체 회복을 위해 요구해왔던 것은 관함식과 같은 해군의 축제가 아니라 해군기지 유치와 건설 과정의 진상규명, 중앙정부 차원의 사과였다"고 반박했다.

또 "이제야 겨우 해군기지 찬반 주민들끼리 먼발치에서라도 서로 인사를 나누었던 강정마을 공동체는 다시 찬반으로 나뉘었다"면서 "이는 강정 주민들을 두 번 죽이는 일이다. 문재인 정부는 지금이라도 국제관함식 제주해군기지 추진을 즉각 중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제관함식이 제주에서 열리게 된다면 문재인 대통령이 강정마을을 방문해 유감표명을 비롯한 여러가지 약속이 있을 것이라며 주민들을 설득한 청와대의 '노력'으로 강정마을회가 이의 수용을 결정했지만, 또다시 주민들간 갈등이 우려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청와대가 오히려 주민갈등에 불을 지폈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헤드라인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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