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공항 주변 개발구상안, 어쩌다 '신도시'로 변질됐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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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공항 주변 개발구상안, 어쩌다 '신도시'로 변질됐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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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논단] '복합환승센터' 건립과 신도시 개발
'교통' 초점 용역, '신도시 개발' 사업으로 둔갑

제주국제공항 주변에 5000세 대규모의 '신도시'를 개발하는 계획을 두고 연일 시끌시끌 하다.

신도시 개발 구상은 제주특별자치도가 최근 공개한 '제주공항 주변지역 개발구상 및 기본계획 수립 용역'의 최종보고서에 담긴 계획이다.

그러나 엇나가도 한참을 엇나간듯 하다. 용역을 의뢰한 당초 목적이 '신도시'는 분명 아니었기 때문이다.

최초 논의의 시작은 '광역복합환승센터' 건립이었다.

복합환승센터는 항공기 결항사태 때 관광객 대중교통 이용 불편문제와, 제주공항 구역 및 주변 도로에서 심각한 교통체증이 빚어지는 문제 등을 해결하기 위한 대안으로 제시됐다.

관광객들이 편리하게 대중교통을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교통연계와 환승체계의 구축이 목적이다.

실제 제주도는 2015년 제주연구원에 이러한 내용을 담은 '제주공항 복합환승센터 기본구상 용역'을 발주한 바 있다. 당시 이 용역은 복합환승센터의 항공.버스.택시.렌터카 등의 환승시설과 업무.상업.문화 등 환승지원 시설의 규모와 위치 등을 제시하는 것을 목적으로 했다.

그런데 지난해 6월 발주한 이번 '공항 주변지역 개발구상 및 기본계획 수립' 용역은 기존 논의와 차원이 달랐다. 논의의 포커스가 '광역복합환승센터'가 아니라 '제주웰컴시티'로 맞춰졌다.

용역결과의 핵심은 제주공항 주변 지역에 광역복합환승센터를 중심으로 해 새로운 도시를 개발한다는 것이다.

복합환승센터를 중심으로 한다고 하지만, 보고서의 전반적 흐름은 '도시 개발'이라는 '신도시'로 귀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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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용역보고서의 '공항 주변지역 개발구상도'.ⓒ헤드라인제주
복합문화시설, 숙박, 업무, 쇼핑, 체육, 의료, 사업시설등은 물론이고, 5000세대 규모의 대단위 주거단지와 학교, 특화된 광장과 공원 등이 들어선다.

광역복합환승센터 건립에 따른 부대시설이 조성되는 것이 아니라, 신도시가 개발되고 그 핵심시설 중 하나로 복합환승센터를 건립한다는 것이다.

최초 '제주공항 주변 교통난 해결'을 위해 시작됐고, '복합환승센터 건립'을 대안으로 제시해 추진된 교통분야 사업이, '신도시 개발'이라는 도시계획 분야 사업으로 판이 완전히 커져버린 꼴이다.

뭔가 잘못되어도 한참 잘못됐다. '신도시 개발' 구상안 결과물의 좋고 나쁨을 논하는 것이 아니다. 뭔가 단추가 잘못 꿰어져 절차적으로 잘못됐다는 것이다. 당초 목적과 다르게, 사업취지가 완전히 변질된 느낌이다.

신도시 개발은 제주도 전체적 도시계획의 관점에서 접근해야 할 문제이다. 지금과 같은 '신도시' 구상안을 마련할 생각이었다면, 애당초 '신도시 개발'이란 목적성을 분명히 하고 공론화 절차를 거쳐 용역을 발주했어야 했다.

광역환승센터를 주문한 줄 알았는데, 뜬금없이 '신도시'를 납품받은 도민들 입장에서는 당황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제주도정이 '주문'을 잘못한 것인지, 아니면 용역진이 과업수행을 '오버'해 납품한 것인지, 용역 결과보고서의 초점은 뭔가 변질된 듯한 느낌이다.

제11대 제주도의회 첫 업무보고, 그리고 18일 열린 '제주공항 주변지역 개발 구상안' 공청회에서 우려와 비판이 쏟아진 것도 바로 이러한 점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논란이 확산되자 원희룡 지사는 기자간담회에서 이번 구상안은 어디까지나 용역진의 '제안'일 뿐이라며 충분한 의견수렴을 통해 계획을 조정해 나갈 뜻을 밝혔다고 한다.

이는 '신도시 개발' 부분에 대한 재검토 요구를 수용하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일을 벌려놓고 뒤늦게 황급히 수습하려는 모양새이지만, 지금 논의 흐름에서 볼 때 재검토는 당연하다.

더 엇나가기 전에, 일이 더 꼬이기 전에 수습해야 한다. 광역복합환승센터 논의에서 '신도시' 개발이 전면에 등장한 것은 분명 잘못된 일이다. <헤드라인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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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멋대로 2018-07-22 10:51:00 | 59.***.***.2
진행하다가 필요하니까 수정했겠지....무슨 이지경은..

원도심 2018-07-21 13:00:54 | 110.***.***.196
원도심을 단계별로 부분별로 살려나갑시다.

도민 2018-07-21 12:08:16 | 14.***.***.229
전적으로 공감하는 지적이다.
지금 공항주변에 무슨 신도시를 만든다는 것인가?

제주가 뭔가 잘못되어가는 느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