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에서 나타난 민심, 숙의와 토론으로 답 찾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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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에서 나타난 민심, 숙의와 토론으로 답 찾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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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정칼럼] 이상봉 / 제주특별자치도의회 행정자치위원장

화려한 꽃의 축제가 끝났다. 봄이 지나 봄꽃들이 지고, 무더운 여름이 오는 것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우리가 흔히 민주주의의 꽃이라 일컫는 ‘선거’가 끝났음을 말하고자 하는 것이다.

그리고 성공적이었다. 특정 정당이나 후보의 당락을 떠나 지난 13일 치러진 제7회 전국동시지방선거의 제주지역 투표율이 65.9%로, 전국 평균투표율 60.2%보다 5.7%p나 높았다.

2014년 제6회 전국동시지방선거의 도내 투표율 62.8%보다도 3.1%p 높은 수치다. 도민들의 적극적인 선거 참여로 민주주의가 화려하게 꽃피어 우리의 봄을 수놓았다는 말에 다름 아니다.

선거가 만물이 소생하는 봄을 알리는 핵심 존재인 ‘꽃’에 비유되는 것은 대의민주주의 하에서 주권이 국민에게 있음을 직접적으로 표출하는 유일한 길이기 때문일 것이다. 그 직접적인 국민의 뜻이 나타나는 선거를 치르면 그 결과를 두고 숨겨져 있던 민심을 읽는다.

이번 선거 결과를 두고 정당과 정치인, 그리고 정치평론가들은 ‘촛불혁명의 연장선’, ‘평화에 대한 열망’, ‘적폐청산’ 등의 해석들을 내놓고 있다. 특히 제주의 경우 ‘견제와 균형’이라는 평가가 다수다.

어느 정당이 얼마의 의석을 차지했는지, 집행기관과 입법기관의 수장이 누가되었는지를 두고 민심을 읽고자 시도하는 것은 중요하다. 그것이 선거의 결과를 통해 전해지는 유권자들의 민의(民意)일 수 있으며, 그것을 잘 읽을 수 있어야 이긴 측에선 다음에도 좋은 결과를 기대하고, 패한 측에선 와신상담 다음 선거에서 ‘설욕’의 기회를 가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필자가 지난 선거기간 동안 도민들의 삶의 현장에서, 도민과 함께 호흡하며 나누었던 민심은 정치인이나 전문가들이 얘기하는 것과는 많이 달랐다. ‘평화’ ‘적폐’ ‘견제’ 등의 추상적이며 포괄적인 용어들과는 다소 다른 차원의 구체적이고 일상 중심의 민심이었다고 생각한다.

우리 아이들이 왜 맘 편하게 뛰어놀지 못하는지, 사랑하는 자녀와 저녁식사를 왜 함께하지 못하는지, 밤거리를 편하게 산책할 수 없는지, 골목골목 주차된 차로 인해 아이들이 안전하게 걸어 다닐 공간은 왜 없는지, 아픈 부모님을 위한 병원비는 왜 이렇게 부담되는지, 일하고 싶은데 왜 일자리는 없는지, 그리고 이러한 고민은 나 혼자만의 고민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왜 바뀌지 않는지를 말하고 있었다.

즉 도민들은 자신의 삶터에서 느끼는 불편과 불합리한 정책을 개선하기 위해 더 나은 방법을 찾고, 더 나은 현실을 만드는데 있어, 정책결정이 이루어지는 곳에서 성실하게 나를 대신하여 대변해 줄 수 있는지를 요구한 것이다.

이번 선거의 모든 당선자들은 선거기간 동안 이러한 주민들의 바람을 들었을 것이고, 또 듣게 될 것이다. 선거가 끝나고, 적폐청산, 정권심판을 말하는 정치 거대담론 속에 이러한 주민들의 바람들이 또다시 묻혀져서는 안 된다.

그리고 바람들을 직시하고 끊임없이 확산되기 위해서는 도민들이 가지고 있는 주권이 선거 때만 반짝 행사되도록 놔두어서는 안 된다. 그 시작은 도민들의 직접적인 참여와 직접적인 활동을 적극적으로 유도하는 것에서 찾아야 한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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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상봉 / 제주특별자치도의회 행정자치위원장
구체적인 시작점은 읍면동·마을·주민공동체 단위에서 주민들이 직접 참여하여, 동네의 정책을 결정하고, 집행에 참여하여, 그 결과를 함께 공유해낼 수 있는 제도의 설계다.

그 제도를 기반으로 행정과 주민들이 만나는 접점을 확대하고, 그리고 그 접점에 이번 선거의 당선자들이 함께함으로써 숙의와 토론을 통해 도민들이 정치와 정책의 주역이 되도록 해야 할 것이다.

그것이 선거를 통해 나타난 민심을 제대로 읽는 것이며, 그 민심을 받드는 시작이라고 본다. ‘꽃의 축제’는 계속되어야 한다. 이제부터 민주주의 꽃은 4년에 한번 피는 선거가 아니다. 함께 소통하고, 함께 토론하고, 함께 해답을 찾는 ‘숙의와 토론’이 민주주의의 꽃이다. <이상봉 / 제주특별자치도의회 행정자치위원장>

*이 글은 헤드라인제주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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퐈이팅 2018-06-22 18:36:28 | 223.***.***.149
행정자치위원장님^^
민심을 잘 헤아려주시고 참여 할수있는 길을 만들어주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