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 가진 타인의 아픔을 정치적 공격 수단으로 삼나"
제주도지사 선거전이 치열하게 전개되는 가운데, 이번에는 '발가락' 논쟁마저 벌어졌다.
원희룡 제주도지사 후보(무소속)가 7일 자신의 발가락 사진을 공개하며 문대림 더불어민주당 후보측이 발표한 '발가락 장애' 공세에 정면 반박했다.
'발가락' 논쟁은 문대림 후보측이 지난 6일 마라톤 완주한 원희룡 후보 지체장애 2급의 진실을 밝혀라"는 논평을 내면서 촉발됐다.
문 캠프는 "언론보도와 인터넷 등에 '원희룡'을 검색하면 "발가락 장애 때문에 2급 지체장애인으로 등록돼 군 면제가 가능했다'고 나와있다"면서 "지체장애인협회 관계자에 따르면, 절단이 무릎도 아닌 발가락 검지 일부로 2급 판정은 있을 수 없다고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장애를 가진 원 후보가 어떻게 마라톤 완주를 할 수 있었는지 의구심을 제기하며 진실을 밝힐 것을 촉구했다.
그러나 이 논평은 원 후보측이 하루 만에 발가락 사진과 함께 장애등급을 받은 사실이 없음을 공개하면서 머쓱하게 됐다.
원 후보측 강전애 대변인은 7일 논평을 내고, "원 후보는 지체장애 등록과 등급 판정조차 받아 본 적 없다"면서 "어릴 적 리어카에 발가락이 끼는 사고로 인해 후천적 기형(우중족 족지관절 족지강직)을 안고 살고 있고, 이로인해 군대 못 간 것"이라고 밝히며 '발가락' 사진을 공개했다.
강 대변인은 "발가락 기형으로 인해 1985년 징병검사과정에서 면제를 받은 사실은 이미 국회의원 시절부터 수차례에 걸쳐 밝힌 사실이고 보도된 내용"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문대림 후보는 스스로 확인해보지도 않은 내용으로 논평을 내는 행동은 지양해주기 바란다"고 일침을 가했다.
또 "문 후보에게 엄중히 말한다. 장애는 부족함이 아닌 다름일 뿐이다"고 강조했다.
강 대변인은 "원 후보는 본인의 후천적 기형을 극복하기 위해 엄청난 정신력과 신체적인 노력을 해왔고, 그 결과 마라톤 완주까지 하게 된 것이다"면서 "장애를 가졌다고 마라톤 완주에 의문을 갖는 문 후보의 사고방식에서 어떤 장애인 정책이 나올지 우려스럽다"고 지적했다.
그는 "장애를 가진 타인의 아픔을 정치적 공격의 수단으로 삼는 문 후보의 저급한 정치공세에 더 이상 대꾸할 가치조차 느낄 수 없음을 밝힌다"고 전했다.
이번 논란은 당초 문 후보측이 원 후보가 '발가락 장애'를 갖고 '2등급'을 받은 것에 대한 의혹, 그리고 이로인한 병역면제를 받았다는 점을 집중 제기한 것인데, 결국 장애등급 자체를 받은 사실이 없는 것으로 사실관계가 바로 드러나면서 무리한 공세였다는 비판에 직면했다.
'발가락' 장애를 매우 경미한 것처럼 표현한 것과, 장애를 갖고 있으면서 어떻게 마라톤 완주를 했느냐는 지적은 장애인에 대한 편견 내지 차별로 비춰질 수밖에 없어 적절치 못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헤드라인제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