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도로 내몰린 학생들...등하굣길 '대혼잡', 이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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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도로 내몰린 학생들...등하굣길 '대혼잡', 이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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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성여중.고 아찔한 통학로, 학생 안전 위협
사라진 인도, 좌회전 차량 정체행렬...학부모들도 원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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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성여중.고 통행로 공사로 인해 차도로 걷고 있는 학생들.ⓒ헤드라인제주
제주시 아봉로에 위치한 신성여자중.고등학교 정문 앞 도로 일대가 등하교 시간만 되면 대혼잡이 빚어지고 있다.

대체 인도 확보도 없이 추진되는 보도블럭 공사로 인해 학생들이 차도로 내몰리고 있고, 학교 입구 삼거리는 불합리한 교통신호체계 문제로 극심한 차량정체가 이어지면서 학부모들의 원성도 크게 터져나오고 있다.

어느 순간부터 이곳 등하굣길은 학생들의 안전을 크게 위협하는 '위험한 통학로'로 변해 있었다.

왜 이런 일이 발생한 것일까.

갑자기 인도가 사라지면서 학생들이 차도로 내몰린 것은 보도블럭 공사가 시작된 지난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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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성여중고 통행로 공사 개요.ⓒ헤드라인제주
제주시는 등하굣길 교통 및 주차환경을 개선해 원활한 교통소통을 도모하며 안전한 등하굣길을 조성하기 위해 정문 앞 도로 300m 구간에서 인조현무암의 보도블럭 포장 공사를 추진하고 있다.

지난 4월 24일 착공돼, 이달 22일까지 공사가 이뤄질 예정이다.

제주시는 이 공사는 안전한 통학로를 확보해 달라는 학생들의 의견을 수렴해 추진한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문제는 공사를 추진하면서, 학생들이 임시로 다닐 통학로 구간도 제대로 확보하지 않고 공사를 추진했다는 점이다.

제주시는 학생들의 안전을 위해 부직포를 바닥에 깔아서 학생들이 임시 통학로로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고 주장하고 있으나, 실제 현장구조를 보면 부직포 동선을 이용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사실상 차도로 내몰릴 수밖에 없는 구조인 것이다.

대체 인도의 임시통행로가 완벽하게 갖춰지지 않은 상황에서 공사가 진행되면서 등하굣길 학생들은 차도를 따라 아슬아슬하게 급하게 걸음을 옮기는 아찔한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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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성여중.고 통행로 공사로 인해 차도로 걷고 있는 학생들. ⓒ헤드라인제주
자녀를 등교시키는 학부모들이나, 교통정리에 나서는 교사들의 입장에서도 불안한 마음은 마찬가지.

한 학부모는 "아이를 차에서 내려주면 차가 다니는 도로를 따라 걷는 모습을 보면 무척이나 불안하다"면서 "학생들 보행안전 대책을 먼저 마련한 후 공사를 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분통을 터뜨렸다.

또 "공사 원래의 목적과 취지가 학생들의 안전을 전제로 하고 있지만, 공사 진행 과정에서는 학생들의 안전은 무시되고 있어 학생 안전이 심각하게 위협받고 있다"면서 조속한 대책마련을 요구했다.

이에 대해 제주시 관계자는 1일 <헤드라인제주>와의 전화통화에서 "이 공사는 올해 초 학생들이 찾아와 요청하면서 계획된 것"이라며 "불편을 줄이기 위해 인도 구간을 나눠 공사를 진행하고 있고, 학생들의 안전을 위해 나름대로 부직포를 깔아서 임시로라도 다닐 수 있게 해 놓았는데, 등하교 시간에 학생들이 몰리다 보니 차도로 다니는 학생들이 생기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학생들의 안전하게 다닐 수 있도록 하기 위해 한쪽이라도 빨리 공사를 마무리 해 달라고 공사업체에 요청한 상태"라고 밝혔다.

그러나 등교 시간대 현장상황을 지켜보면, 학생들이 몰리는 이유 보다는 임시통행로 동선이 학생들 이용을 어렵게 한 구조적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 좌회전 대기차량 수백미터 정체 이어져

한편 통학로 혼잡 문제와 더불어 엎친데 덮친격으로 이 일대는 등하교시간만 대면 극심한 차량정체가 빚어지면서 혼란을 더욱 가중시키고 있다.

가장 큰 이유는 신성여중고 정문에서 동쪽 입구 삼거리의 교통신호체계의 불합리한 문제와 차선의 협소한 문제가 꼽히고 있다.

제주항 쪽 방면의 좌회전 신호주기가 지나치게 짧다보니, 오전 8시를 전후한 시간대에는 대기차량 행렬이 수백미터 구간에 걸쳐 진행되고 있다. 

며칠전부터 자치경찰에서 좌회전 신호주기를 조금 늘리면서 일부 완화된 측면이 있으나, 정체는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좌회전 1개 차로로는 역부족이란 지적이다.

한 학부모는 "매일 이러한 상황이 벌어지고 있는데도 근본적 조치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면서 "등하교 시간대에는 좌회전 신호주기를 조금 늘리고 차선을 조정하는 방법으로라도 정체 해소방안을 마련해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좌회전 신호주기 뿐만 아니라, 좌회전 차로를 2개로 늘리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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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좌회전 신호를 받기 위해 대기 중인 차량이 신성여중고 정문 앞까지 이어지면서 극심한 정체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사진=학부모 제공 동영상 캡쳐>
이러한 가운데, 이 학교측은 현재 추진되고 있는 통학로 공사가 마무리된 후에도 교통혼잡은 이어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 우려돼 고심하고 있다.

한 학부모는 "왕복 2차로의 도로 사정을 감안할 때, 양쪽으로 인도 공사가 마무리 될 경우, 통학을 위해 갓길에서 하차하던 학생들을 등교시키는 학부모들이 차를 댈 공간이 없어지면서, 학생들은 차도에서 하차할 수밖에 없다"면서 "뿐만 아니라, 학생 한 명의 하차를 위해서 뒤따르는 모든 차들이 멈출 수밖에 없어 심각한 교통체증이 날마다 반복되고 있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때문에 이 일대 교통혼잡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이 학교 정문 북쪽 지점을 중심으로 동서방향의 대도로 공사가 조속히 완료돼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헤드라인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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