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09년 2월 제주에서 발생한 어린이집 여교사 살인사건의 유력 용의자로 지목됐던 당시 택시기사 박모씨(49)에 대한 구속영장이 기각된 가운데, 경찰이 "구속영장 기각이 사건의 종결은 아니다"라며 혐의 입증에 대한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사건을 수사중인 제주지방경찰청은 21일 "증거를 보완해 재차 박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해 법원의 판단을 받겠다"고 밝혔다.

경찰은 먼저 구속영장을 기각한 법원의 판단에 대해 "존중한다"면서 "구속 만이 사건의 해결은 아니고, 관문 중에 하나인데 피해자 가족 눈물 닦아드리지 못해 안타깝게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용의자였던 택시기사가 피의자로 전환되는데 9년이라는 시간이 걸렸다"면서 "동물사체 실험을 통한 범행시간을 특정. 수사 재개 이후 피의자 입건. 통신영장, 계좌추적영장, 체포영장 통해 피의자 검거하는 등 일련의 과정이 숨가쁘게 달려왔다. 법원 영장기각으로 숨고르기에 들어간 건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경찰은 "법원의 의견도 현 단계에서는 구속의 상당성이 없다는 것이지 혐의점이 없다는 게 아니"라면서 "법원의 시각은 증거를 보완해달라는 요청으로 현 시점에서 바라보고 있다. 증거 보완하는 방향으로 수사 진행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새로 확인된 사망 추정 시각이 새로운 증거로 보기 어렵다는 법원 판단에 대해서는 "지난 2009년 2월 7에서 8일 사망했다는 부검의 감정 결과를 받아서 엄청난 혼란이 일어났었다"면서 "직접 증거 확보 못하다보니 용의자를 피의자로 전환하지 못한 채 수사본부가 해체됐던 것으로, 현 단계에서 동물사체 실험을 안하고 수사 재개했다면 검찰이든 법원이든 사망 시점을 어떻게 봤겠는가"라면서 정확한 사망시각 추정을 위한 자료이지 사건에 대한 직접 증거는 아니었음을 강조했다.

경찰은 "사망시점에 대한 논란은 이제 더 이상 없다"면서 "논란 있었으면 피의자로 입건되지 않고, 체포영장도 발부되지도 않았을 것"이라며 사망시점을 특정한 것이 거듭 '유의미하다'고 강조했다.

앞으로의 수사 진행 방향에 대해서는 "피의자 동선에 만났던 분들이 있다"면서 "기존 증거를 보강하고, 특히 미세섬유 증거 '실오라기'에 대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과 상의해 증거능력을 보강하겠다"고 말했다.

경찰은 "9년이 걸려서 이사람을 특정한 것이고, 저희뿐만 아니라 검찰에서도 인정을 했다"면서 "이동동선에 폐쇄회로(CC)TV상에 용의자 차량의 번호판이 나오는 게 있는데, 피해자가 탔다는 것을 보여줄 자료가 없고, 추론하고 있다"면서 피해자가 박씨의 택시를 탑승했는지 입증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만약 정말 안되도 9년 더 걸리더라도 이 사건 무조건 해결하겠다는 게 경찰의 입장이다"면서 "(시간이 지나면)유의미한 제보가 올 수도 있다. 포기하지 않는다"고 의지를 드러냈다.<헤드라인제주>

홍창빈 기자 다른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