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관광수용력 한계, 제2공항 중단될때까지 투쟁"
제주제2공항성산읍반대대책위원회와 제주제2공항반대범도민행동은 이날 오후 6시30분 제주시청 조형물 앞에서 '제2공항 반대 범도민 결의대회'를 개최하고, 정부가 제2공항 건설을 중단할 때까지 강력한 투쟁을 전개할 것을 결의했다.
시민사회단체와 성산읍반대대책위원회 및 마을 주민, 시민 등이 참여한 가운데 열린 집회에서 참가자들은 양적성장으로 치달아온 제주도의 관광수용력이 이미 한계에 도달했다면서, 제주섬에 2개의 공항 건설이 아니라 지속가능한 발전을 모색하는 정책으로 전환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속가능한 제주, 제2공항 반대!'를 주제로 진행된 결의대회는 대회사를 시작으로 제2공항 반대 격문 시낭송, 도민 발언, 노래공연, 주민 발언, 결의문 낭독 순으로 진행됐다.
또 현수막에 '지속가능한 제주 제2공항 반대' 문구를 적는 붓글씨 퍼포먼스도 펼쳐졌다.
참가자들은 '제주도민 뿔났다. 제2공항 결사반대', '주민의견 반영않는 제2공항 설러불라', '환경파괴 난개발 제2공항 설러불라' 등 구호를 외치며 제2공항 결사반대 의지를 다졌다.
첫 발언자로 나선 도민 김순애씨는 "봉개동 쓰레기 매립장을 가봤는데, 쓰레기가 넘쳐나 매립도 안되고 태우지도 못해 쌓아놓고 있었고, 도두동은 하수처리장때문에 바다가 다 오염돼 어업도 못하고 생계가 어렵다고 한다"면서 "지난 겨울에는 성산주민 김경배씨가 단식을 했고, 주민들은 반대하고 있다. 이렇게 많은 도민들이 고통받고 있는데 왜 제2공항과 오라관광단지 개발을 이야기하나"라고 꼬집었다.
그는 "이것은 '자연을 다 돈벌이의 수단으로 보는건 아닐까', '이 사람들은 우리들의 삶에 대해 아무 관심이 없는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면서 "이런 것에 대해 책임을 물어야 되고, 그 책임을 묻는 방법은 제2공항 찬성후보와 제주도를 개발하겠다는 후보들을 (선거에서)떨어트리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번 지방선거에서 똘똘 뭉쳐 우리들의 힘을 보여줬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두번째 발언자로 나선 성산읍 신산리 주민 김광종씨는 "요즘 세계적으로 유명한 관광지들이 과잉관광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면서 "그 아름답번 필리핀 보라카이가 쓰레기와 오물로 뒤덮여 6개월간 폐쇄를 결정했다"고 예를 들었다.
이어 "지난해 제주도민의 20~30배 넘는 관광객들이 제주로 왔고, 1700만명이 쏟아내는 쓰레기를 처리하지 못해 매립장이 가득 찼다고 한다"면서 "그런데 제2공항 만들어 2020년 넘으면 4000만명을 받아들이겠다고 한다"며 제주도의 각종 수용능력이 초과할 것이라는 우려를 제기했다.
그는 "우리가 가만히 있으면 그대로 넘어가서 10년 뒤에 제주도는 쓰레기섬이 될 것"이라며 "보라카이처럼 쓰레기 섬이돼 후손들이 쩔쩔 매며 살게 할지, 자연이 보존돼 영롱한 자연과 사는 제주도를 유지할지 이제 우리가 결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씨는 "정치를 하는 사람들은 우리가 가만히 있으면 나서지 않는다. 그들이 나서게 하는 방법은 반대하는 도민들이 전체 도민의 50%를 넘게 하는 것"이라며 "제주도민들이 제2공항 반대에 함께 했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참가자들은 "지난 2016년 촛불혁명은 박근혜-MB의 구속만이 아니라 해방 이후 한국 사회를 지배해왔던 수구 기득권과 적폐 청산을 요구했다"면서 "하지만 촛불혁명에 힘입어 정권을 잡은 문재인 정권의 적폐청산은 여전한 기득권 세력의 거센 반발에 발걸음이 더디다"고 지적했다.
참가자들은 "특히 국토부는 오랜 세월 한국 사회를 지배해온 토건세력과의 야합의 고리를 단절하지 않은 채 여전히 철 지난 개발주의 방식을 고수하고 있다"면서 "끊임없이 국토를 난도질해야 살아남을 수 있는 국토부와 그에 기댄 건설업계 그리고 부동산투기세력 등이 합쳐진 토건마피아는 전 국토를 돌아다니며 막가파 개발의 질주를 계속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제주 제2공항을 대표적 '막가파 개발' 사례로 꼽았다.
참가자들은 "2015년 말 제2공항 건설 계획이 발표된 이후 3년이 지나는 동안 많은 사실들이 새롭게 밝혀지고 있다"면서 "성산에 공항이 들어서려면 제주도의 보물인 오름 10개를 절취해야 한다는 사실이 1년이 지나서야 국토부 보고서에서 밝혀졌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국토부는 절취를 안 하겠다고 변명했지만 결국 오름 10개를 절취 안한다면 항공기의 안전이 위험하다는 것을 스스로 시인하고 있는 셈이다"고 꼬집은 후, "더구나 제2공항에는 민간공항뿐만 아니라 공군기지도 들어선다는 것이 여러 경로로 확인되고 있다"면서 정부를 강력히 비판했다.
또 "가장 기본적인 사전타당성용역조차도 날림과 속임수로 진행됐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지만 국토부는 제대로 된 어떤 대책도 내놓지 않고 있다"면서 "이러한 이유로 최근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제주제2공항 찬성에서 반대로 돌아서거나 다른 대안을 찾아야 한다고 많은 도민들의 입장이 변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제2공항을 반대하는 이유는 강제로 고향을 떠나야 하는 주민들의 생존권 문제만이 아니다"고 지적한 후, "제2공항 개발 계획이 상징하는, 대량 관광을 통한 제주의 성장전략은 이제 시효가 끝났고 오히려 제주도민의 삶을 위협하고 있기 때문으로, 제주는 작은 섬이자 공동체의 전통이 숨 쉬는 섬이다"면서 작은 섬에 공항 2개가 들어설 경우 심각한 악영향이 있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참가자들은 "이처럼 작은 섬에 또 하나의 대규모 공항이 생기면 제주도의 자연과 환경은 감당할 수 없는 속도로 악화되고 긴 세월 유지되어 온 공동체 또한 파괴될 수밖에 없다"면서 "이미 그 징후들이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제주도민의 지속가능한 삶을 위해 토건세력과 행정독재가 개발과 경제논리를 앞세워 강행하고 있는 제2공항은 반드시 중단돼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헤드라인제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