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제2공항 건설계획과 관련해 제주도민들은 현재 계획대로 추진해야 한다는 의견보다는, 성산읍 입지를 다른 곳으로 변경하는 대안을 검토하거나 공항 확충을 하지 말아야 한다는 등의 대안.반대 의견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제주제2공항반대범도민행동과 제주대학교 공동자원과지속가능사회연구센터(센터장 최현 교수)는 11일 오전 제주도의회 도민의방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주)데일리리서치에 의뢰해 실시한 제2공항 건설계획에 관한 여론조사 결과를 공개했다.

제주도민 만 19세 이상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를 실시한 결과 현 계획에 대한 도민들의 생각에 변화가 일어나고 있음이 확인됐다.

종전에는 찬성비율이 뚜렷한 우세를 보인 반면, 이번에는 대안마련 입장과 반대 입장이 상대적으로 높게 나왔기 때문이다.

조사 결과를 보면, 성산읍 일대에 제2공항 건설계획이 추진 중인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성산 제2공항계획을 추진해야 한다'는 의견이 42.7%, '성산 제2공항 이외의 다른 방안으로 공항시설 확충한다' 34.5%, '공항시설 확충이 불필요하다' 16.2%로 조사됐다.

단순 응답비율 순위만 보면 '성산 제2공항 계획'에 동의하는 의견이 많으나, 성산 제2공항 이외의 방법으로 확충한다'거나 '제2공항 확충 불필요' 응답이 50.7%에 달했다.

이어 '성산 제2공항 계획을 추진해야 한다'라고 답한 응답자를 대상으로 추진해야 하는 이유를 묻는 질문에는 '지역균형 발전' 38.9%, '여행객 증가 통한 경제활성화' 31.9%, '공항과 항공기 이용 편의 증대' 26.4% 등의 순으로 답했다.

반면 '성산 제2공항 이외 다른 방안으로 확충한다'라고 답한 응답자들을 대상으로 대체방안을 묻는 질문에는, '현 제주공항 확장'이 53.2%로 가장 많았다. 이어 '정석비행장 활용' 23.9%, '새로운 공항입지 선정' 21.1% 등의 순으로 답했다.

이와함께, '공항시설 확충이 불필요하다'고 답한 응답자들은 그 이유를 '자연환경 파괴와 난개발 심화' 61.3%, '주민 생존권 위협' 8.5%, '부동산 가격 상승' 20.0%, '군사공항으로 활용 가능성' 5.9% 순으로 답했다.

이러한 조사결과에 대해 제주제2공항반대범도민행동과 제주대학교 공동자원과지속가능사회연구센터는 "제2공항 건설정책에 관한 도민의 지지는 갈수록 떨어지고 있다"면서 "이는 주민으견을 무시한 정책수행 방식, 오름 절취 등 환경파괴를 고려하지 않은 개발방식에 대한 도민의 비판의식이 나타난 결과"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국토부와 제주도는 성산 제2공항 건설 정책의 문제점을 인정하고 이를 근본적으로 재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이번 조사결과 제2공항 건설을 바라는 도민의견은 지역균형 발전에 관한 요구에서 비롯됐음을 확인할 수 있다"면서 공항 수요 그 자체보다는 '지역균형 개발'을 바라는 마음에서 제2공항 찬성이 이뤄지고 있음을 지적했다.

이들 단체와 센터는 이어 "성산 제2공항 대체방안에 대한 응답에서 제주공항 확장과 정석비행장 활용 의견이 77.1%에 달하는데, 이는 공항 시설을 확충하는 경우에도 새로운 대규모 건설사업을 벌이는 것에 관한 우려가 반영됐다고 분석할 수 있다"면서 "따라서 공항시설 확충은 기존 시설의 활용 방안 등에 관한 면밀한 검토를 거쳐 진행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이번 여론조사의 결과 공항시설 확충 자체가 불필요하다는 의견도 16.2%에 이르고 있다"면서 "이 중 '자연환경파괴', '난개발 심화'가 반대이유의 61.3%에 달하는데, 도민의 의견에서는 기존의 양적성장 위주의 관광정책과 이에따른 쓰레기와 오폐수의 무단 방출 문제, 난개발에 대한 우려가 심각하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들 단체와 센터는 "따라서 관광객 총량제한 등 제주의 생태가치를 보존할 수 있는 정책마련이 시급하다"면서 "우리는 성산 제2공항 건설에 관한 도민의 이견을 지속적으로 점검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지난 5일 실시된 이 조사는 구조화된 질문지를 통한 자동전화응답 방식으로 진행됐고,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