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우일 주교 "제주4.3, 불의로부터 해방 염원한 역사의 흐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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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우일 주교 "제주4.3, 불의로부터 해방 염원한 역사의 흐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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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교육청 직원 대상 특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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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우일 주교가 23일 제주도교육청에서 특강을 하고 있다. ⓒ헤드라인제주
천주교 제주교구장 강우일 주교가 23일 제주 4.3에 대해 "인간의 기본적인 자유와 존엄을 억압하는 사회악과 불의로부터의 해방을 염원하는 도도한 역사의 염원과 그 에너지가 축적돼 터져 나온 사건"이라고 평가했다.

강 주교는 이날 제주도교육청 직원들을 대상으로 진행한 직원교육 자리에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제주는 일제강점기 당시인 1925년 일본 오사카와 연결된 정기 여객선이 개항돼 당시 제주도민의 4분의1이 오사카에 가 있었다"면서 "자연히 의식이 깨어 있을 수 밖에 없었고, 노동운동을 할 수 밖에 없는 상황에서 힘이 돼 준 것이 사회주의 이념"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후 일본이 세계2차대전에서 패전하고 제주로 돌아온 도민들은 민족의식과 국권회복에 대한 열망을 가지고 있었고, 이들이 제주사회 여론 주도세력이었다"면서 "그런데 미군정이 남한을 다스리면서, 국가로서 다스리려는 목적과 의지가 없었다"고 진단했다.

강 주교는 "긴 세월동안 이어진 인간 존엄을 향한 열망과, 촉발된 항일 의식과 새 조국 건설이라는 열망을 안고 온 귀향민들에게 미군은 해방군이 아닌 점령군으로 왔구나 하는 배신감을 맛보게 했다"면서 "미군이 남한만 단독선거를 실시한다고 나오니, 그토록 바라고 기다려 왔던 민족 해방과 사람다운 세상을 세울 수 있는 불씨를 원천적으로 꺼버리는 것으로 판단해 제주에서 조직적으로 투표 불참 운동이 벌어졌다"고 말했다.

이어 "전국 200개 선거구에서 제주도 북군만 과반수 미달로 무효 처리됐고, 정부는 제주를 공산주의지역으로 단정하고 북부해안을 봉쇄한 뒤 좌익세력 소탕을 지시했다"면서 "이렇게 시작된 것(제주4.3)이 많은 희생자를 만들게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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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우일 주교가 23일 제주도교육청에서 특강을 하고 있다. ⓒ헤드라인제주

그는 "통합적으로 바라보면 제주4.3은 한시대의 우발적인 발생한 사고가 아니었다"면서 "그것은 민족의 해방, 오랜 세월동안 한반도에 살았던 많은 사람들이 인간의 기본적인 자유와 존엄을 억압하는 사회악과 불의로부터 인간 해방을 염원하는 도도한 역사의 염원 그러한 에너지가 축적이 되어서 터져 나온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러한 엄청난 민족의 역사적 동력을 멈추고 제어하고 파괴하려는 부정적인 힘이 역으로 작용하면서 많은 국민들이 희생됐다고 생각한다"면서 "조선왕조 일제 강점 냉전까지 흐르는 근원적인 역사의 물줄기의 역사의 물줄기의 연장선상에 나오는 인간 해방의 징표"라고 강조했다.

강 주교는 "4.3당시 사라진 무명의 희생자들은, 스스로는 인지하지 못했더라도, 무의미한 것 같았단 죽음과 고통 안에서 역사의 밑바닥에 흐르는 도도한 인간 생명의 가치를 더욱 빛내고 드러낸다"면서 "그러한 인류 역사의 당연한 궤적을 한발자국 더 크게 내딛고 있던 분들"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러한 4.3에 대한 이해와 의미 정립에 대해 교육계 분들이 정확히 해 달라"면서 "후손들이 4.3을 기억하고, 그 가치를 통해 우리가 살면서 무엇을 추구하고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무엇을 하지 말아야 하는지 깨달아 우리나라와 사회가 더 성숙한 민주주의 국가로 발돋음할 수 있도록 정신적 역량을 갖추도록 교육계 분들이 도움을 달라"고 당부했다.<헤드라인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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