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은 자유롭다?...제주 버스킹 티격태격,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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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은 자유롭다?...제주 버스킹 티격태격,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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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리독점, 음량 경쟁, 따돌림 등 갈등
진흥 조례만 있고, 제재규정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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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 예술가가 거리에서 공연을 하고 있다. ⓒ헤드라인제주
일부 몰상식한 거리공연가로 인해 제주 버스킹 문화가 몸살을 앓고 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버스킹은 거리에서 자유롭게 공연하는 것을 뜻하는 단어로, 예술가가 관객과 소통을 하기위해 시작된 것으로 알려져있다.

제주도에서는 연동 누웨모루 거리(옛 바오젠거리)나 제주시청 먹자골목, 함덕해수욕장 등을 비롯해 유동인구가 많은 장소 곳곳에서 성행하고 있다.

하지만 제주도의 거리공연 문화는 본래 버스킹의 취지와는 동떨어진 모습이었다.

<헤드라인제주>가 지역내 가수지망생 및 버스커를 취재해본 결과 일부 버스커들로 인해 자리독점, 음량경쟁, 따돌림 등이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누웨모루거리에서 주로 활동하고 있는 A팀은 항상 가장 좋은 자리와 황금시간대를 차지하고는 한다. 문제는 다른 버스커들에게 사실상 강압적인 태도를 보이면서 자리를 독점한 것이라는 사실이다.

A팀은 4팀 남짓한 단체 메시지방을 만들고 주도적으로 장소 및 시간을 조절하는 모습을 보였다. 황금시간대 가장 좋은 자리는 자신의 몫. '멀리서 노래부르러 오는 열정을 알아달라'는 이유였다.

가수 지망생 A씨는 "비교적 나이가 있다보니 어쩔 수 없이 A팀의 결정에 따르게 된다"며 "열정을 이유로 들지만 평소에는 버스킹으로 벌어들인 수익을 자랑하는 이중적인 모습을 보인다"고 불만을 나타냈다.

이어 "심지어 자신의 자리를 차지한 다른 버스커를 조롱하기도 하고, 다른 팀을 몰아내기 위해 필요 이상으로 데시벨을 높이는 모습을 보인 적도 있다"고 비판했다.

또 "예전에는 버스킹을 즐겨했는데 돈벌이 위주로 버스킹을 하는 사람들이 몇몇 있어서 그만두게 됐다"고 성토했다.

다른 버스커 B씨는 "어떤 팀은 노래를 하지 않으면서도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장비를 놔두고 다니기도 하고, 자리를 두고 다투기도 한다"고 전했다.

이들은 버스킹으로 두세시간만에 최대 30만원대까지도 벌어들이는 것으로 전해졌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피해를 입는 것은 정작 관객과 소통을 원하는 거리공연 예술가.

싱어송라이터로 활동하고 있는 C씨는 "버스킹이라는 것이 원래 자유롭게 공연을 하는 것인데 누가 자리를 조절한다는 게 말이 안된다"며 "누구나 기준이 다른 것이기는 하지만 돈벌이로 비춰질까봐 팁박스도 놓지 않는 경우도 많은데 속상하다"며 눈살을 찌푸렸다.

이렇게 도로불법점용, 세금없는 수익, 소음문제 등이 발생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제제하거나 단속할 수 있는 방안이 제대로 마련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제주시 문화예술과에 따르면 신고하지 않고 도로를 점용해 진행되는 거리공연은 모두 불법이나, 제주특별자치도 조례에는 거리예술 활성화 방안만 있을 뿐 제제 규정은 전무한 것으로 확인됐다.

관리 및 단속권한은 동주민센터에 있지만 그를 받쳐주는 규정도 없어 소음이나 교통문제로 민원이 들어올 경우 제주시 환경과에서 일부 제제만 가할 수 있는 실정이다.

조례를 통해 인원 및 시간, 데시벨 등을 제한하고 있는 타 도시에 비해 부실한 모습이다. '문화예술의 섬'이라는 타이틀에 맞지 않게 질적인 향상보다는 양적 팽창만을 추구한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한 문화예술계 관계자는 "버스킹은 예술가에게도 상당한 의미를 가지고 있지만, 질서를 위해서는 버스킹 존을 만들거나, 시간 및 데시벨을 제한 하는 등 규제가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헤드라인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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