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게스트하우스 살해사건 용의자 사망...경찰 초동수사 도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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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게스트하우스 살해사건 용의자 사망...경찰 초동수사 도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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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의자 제주 빠져 나간뒤에야 화들짝
제주도, 뒤늦은 게스트하우스 특별점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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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은 제주도 게스트하우스에 투숙하던 여성 관광객이 살해된채 발견된 인근 빈집. <사진=뉴시스>
[종합] 제주시 구좌읍 소재 한 게스트하우스에서 발생한 여성 관광객 살해사건의 유력 용의자가 13일 숨진채 발견되면서 경찰의 초동수사에 문제가 있었다는 논란도 커지고 있다.

이 사건의 용의자로 특정된 한모씨(32)는 이날 오후 3시쯤 충남 천안시 동남구 신부동 소재 한 모텔 욕실에서 숨진채 발견됐다.

경찰이 공개수배로 전환한지 하루 만이다.

퇴실 시간이 지났음에도 방에서 나오지 않는 것을 이상하게 여긴 모텔 주인이 안에 들어가 확인한 결과 욕실에서 목을 매 숨져있는 한씨를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은 한씨가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보고 도주 경로 및 정확한 사망원인 등을 조사 중이다.

숨진 한씨는 지난 7일 관광객 A씨(26.여)가 제주에 내려와 관광을 한 후 투숙했던 구좌읍 소재 게스트하우스의 관리인이다.

A씨가 9일 이도해 귀가할 예정이었으나 소식이 끊기자 가족들이 10일 오전 경찰에 신고했고, 경찰수사가 진행된 다음날인 11일 게스트하우스에서 조금 떨어진 폐가에서 A씨는 숨진채 발견됐다.

이 과정에서 경찰의 초동수사가 도마에 올랐다.

경찰은 실종신고가 접수된 직후인 10일 게스트하우스를 방문해 한씨에게 A씨의 소재를 물었으나 한씨는 "모른다"고 답한 뒤 자리를 빠져나갔던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은 뒤이은 조사과정에서 A씨의 렌터카를 타고 편의점에 다녀온 행적을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한씨가 지난해 7월 게스트하우스에서 술에 취한 여성 투숙객을 상대로 성폭행을 하려 한 혐의(준강간)로 재판을 받고 있었고, 12일 공판이 예정돼 있다는 사실까지 파악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경찰은 곧바로 한씨를 연행하지 않았다.

다음날인 11일 경찰의 수색작업 과정에서 폐가에서 A씨는 싸늘한 주검으로 발견됐는데, 용의자 한씨는 전날 저녁 이미 김포행 비행기를 타고 제주를 빠져 나간 후 자취를 감춘 뒤였다.

경기 경찰과 연계해 용의자 검거에 나섰지만 행방은 묘연했고, 13일 공개수배로 전환한 후 하루 만인 14일 한씨는 숨진채 발견했다.

사단법인 제주여성인권연대와 제주여성인권상담소시설협의회 등 여성인권단체는 14일 성명을 내고, "이번 사건은 '제2의 제주 올레길 사건'으로 불리며 제주도를 비롯해 전 국민을 경악에 빠뜨렸다"면서 "무엇보다 도민사회를 분노하게 만드는 것은 경찰의 부실한 초동수사에 대한 것으로, 여성대상 범죄에 대한 부실한 수사 대응을 강력히 규탄한다"고 밝혔다.

경찰의 초동대응 문제와 함께, 게스트하우스 등 숙박시설의 여행객 안전시스템 문제는 또다시 도마에 오르고 있다.

제주특별자치도는 뒤늦게 관리 사각지대에 놓인 게스트하우스를 포함한 농어촌민박업소에 대한 특별점검에 나섰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성범죄 전력자의 숙박업 운영을 제한하는 대책을 마련하기로 했다. 

또 현재 일반숙박업소는 위생부서가, 관광숙박업소는 관광부서가, 농어촌민박업은 농정부서가 담당하고 있는 것을 숙박시설 전담부서를 신설해 관리를 일원화 하는 방안도 검토중이다.

게스트하우스는 소재한 지역에 따라 동 지역은 대체로 일반숙박업, 읍면지역은 농어촌민박업, 펜션 형태는 관광숙박업으로 관리 부서가 제각각 다른 실정이다. 

이로 인해 상호가 '게스트하우스'로 등록돼 있어도 민박업.숙박업 등 제각각 다르게 분류되면서, 행정당국에서는 '게스트하우스'가 얼마나 운영되고 있는지 제대로 된 현황 조차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일선 읍면동의 경우 평소 숙박시설 담당자 1명이 전반적으로 관리하고 있어 관리하기가 사실상 불가능한 실정이다. 실제 제주시 모 읍지역의 경우 지난해 기준 450개의 농어촌민박업소가 등록돼 있지만, 전담 직원은 1명으로 매우 열악한 실정이다.

이에 따라 제주도는 상호가 '게스트하우스'로 등록된 업소를 중심으로 미신고 불법행위를 단속하는 한편, 별도의 숙박업소 전담 부서를 신설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헤드라인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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