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잘 사는게 아닌, 이웃과 함께 잘 살아야"
"나 혼자 잘 사는게 아니라 이웃과 함께 잘 사는게 중요하죠"
지난 1일 제주도 근로자종합복지관에서 열린 '제주사회복지공동모금회 나눔유공자 포상식'에서는 제주도 '착한택시' 1호 운전자의 선행이 소개돼 눈길을 끌었다.
제주에서 가장 먼저 '착한 택시'로 가입해 부단히 활동하고 있는 개인택시 운전자 고명옥씨(51)가 그 주인공.
그는 이날 고승화 제주사회복지공동모금회장으로부터 감사패를 수여받았다.
24년 전이던 지난 1994년 택시 운전대를 처음 잡은 그는 2012년부터 정기적으로 기부를 하면서 이웃사랑 나눔실천에 적극 나서고 있을 뿐만 아니라, 택시 내에 사랑의열매 모금함을 설치 운영하면서 나눔실천 기부문화 확산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았다.
'착한택시'에 가입하기 전부터 어려운 이웃들을 위해 나눔을 실천하던 그는 언론을 통해 공동모금회가 운영하고 있는 '착한가게' 제도를 접하면서 자신도 정기적인 후원에 동참하기로 마음 먹었다.
고씨는 "택시기사인 제가 공동모금회에 전화를 해서 착한가게에 가입하고 싶다고 하니 모금회 직원이 고민을 하다가 '택시 기사니까 착한택시라고 이름을 붙여 가입하면 어떻겠느냐'고 해서 1호 착한택시가 탄생했다"고 웃음을 지으며 가입 당시를 설명했다.
착한택시는 착한가게와 마찬가지로 매월 일정 금액을 공동모금회에 후원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그는 매월 3만원을 모금회에 기탁하는 것을 비롯해, 택시 안에 모금함을 비치해 승객들과 함께 나눔에 동참하고 있다.
본인 스스로 매일 1000원, 2000원을 모금함에 넣고, 손님들이 잔돈으로 받은 자투리 돈을 모금함에 넣어주는 것들도 모이면 상당한 금액이 된다고.
고씨는 "모금함에 돈을 넣어주시는 분들을 보면 오히려 어려운 처지에 있는 분들이 많더라"면서 "이런 분들이 '고맙다'고 하시면서 모금함에 돈을 넣어 주실때 마다 오히려 제가 항상 고마움을 느끼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한 분은 육지에서 이주하신 분 같던데, 어렵게 생활하시는 분 같은데 택시를 탈 때 마다 '고맙습니다'라면서 돈을 넣어 주신다"면서 "또 한림에서 일하는 외국인 근로자들도 많은데 이런 분들도 사랑의열매를 보면서 순수한 얼굴로 얼마씩 넣어 주더라"고 말했다.
이어 "오히려 기부단체 등에서 터져 나오는 비리 때문인지 우리나라 분들이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면서 주저하시는 분들을 보면 안타까운 마음"이라며 "후원금이 제대로 어려운 이웃에게 전해질까 걱정하면서 후원을 하지 않는것 보다는, 그런것을 따지지 말고 후원하고 그 돈이 제대로 전해지는지 감시하는게 좋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고씨의 나눔은 착한택시와 모금만으로 끝나는게 아니라, 평소 생활 속에서도 이뤄지고 있었다.
그는 지난 2014년 한림읍지역사회보장협의체 창설때 부터 함께 활동하며 주위의 어려운 이웃들을 찾아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돕고, 복지 자원과 연계해 주고 있다.
고씨는 "우리나라가 역동기를 겪으면서 어려움도 있었지만 지금은 선진국이 됐기 때문에 이제는 사람들이 복지와 봉사에도 중점을 둬야 한다고 생각한다"면서 "나부터 나눔을 실천하고, 아이들에게도 나눔이 몸에 배이도록 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아이들에게 어렸을때부터 나눔을 실천하도록 생각을 심어주고, 봄에 배이도록 한 덕분인지 자라면서도 나눔을 실천하는데 거리낌이 없더라"면서 "학교에서 친구들과 함께 어르신 요양시설을 찾아 안마도 해 드리고 말 벗도 해 드리는 모습을 보면서 마음이 뿌듯하더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가 잘 살수록 사회가 점차 삭막해 지는 것 같아 안타깝다"면서 "나 혼자만 잘 살면 되는게 아니고, 잘 살수록 복지 시스템이 좋아져야 모두가 어울리며 살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소신을 밝혔다.
마지막으로 고씨는 "나눔이란게 어려운게 아니다. 돈이 있어야만 나눔을 할 수 있는게 아니고, 내가 할 수 있는 만큼 하는게 중요하다"면서 "큰 돈을 기부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지금 우리 모두가 조금씩 나눔을 실천한다면 우리 사회는 더 따뜻해 질 것"이라고 전했다.<헤드라인제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