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업중 석면철거, '주의'로 종결...학교측 "몰랐다" 진실은?
상태바
수업중 석면철거, '주의'로 종결...학교측 "몰랐다" 진실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감사위, 석면공사 사전조치 소홀 '주의' 촉구
석면공사 안내판 불구, 학교측 정말 몰랐나?
지난해 여름방학 기간 중 제주시내 한 초등학교에서 방과후교실 등이 운영되고 있는 상황에서 아무런 공지 없이 석면철거 공사가 진행해 물의를 빚었던 파문과 관련해, 당시 공사과정에서 제주시교육지원청이나 해당 학교 모두 책임 방기에 가까운 '실책'이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해당학교에서는 석면공사인줄 몰랐다고 주장했으나, 당시 공사 안내판에는 '석면공사'라는 문구가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해당학교 학부모 등의 요청으로 특정감사를 실시한 제주특별자치도 감사위원회는 최근 감사결과 보고서를 통해 사전 공지 없이 석면공사를 진행하면서 학생들에게 위해를 줄 위험을 초래한 사실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우선 제주시교육지원청의 경우 A업체와 지정폐기물인 석면 처리용역계약을 체결한 후 공사를 시행하는 과정에서 사전 조치를 소홀히 한 것으로 밝혀졌다.

산업안전보건기준 규칙 등에 따라 석면해체 제거 작업을 할 때에는 개인보호구를 착용한 사람 외에는 작업장 출입을 금하도록 하고 있으나, 교육지원청은 착공사실을 사전 고지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 때문에 이 학교 관계자들도 석면철거 공사가 진행된다는 사실을 몰랐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교육지원청은 착공사실 통보를 하지 않았고, 학교측은 "몰랐다"고 하는 석면공사 당시 방과후 학교가 정상적으로 진행돼 학부모들과 학생들이 평상시와 다름없이 학교를 드나들면서 석면에 노출될 위험에 처하는 어처구니 상황으로 이어졌다는 것이다.

그러나 감사위는 교육지원청 뿐만 아니라, 학교측의 책임도 강조했다.

감사위는 지난해 7월31일 학교 화장실 수리공사시 석면철거공사가 이뤄졌는데도 이를 인지하지 못했다는 이유로 학교를 출입하는 학생들에게 사전에 고지를 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공사현장을 감시하지 않으면서 공사장 주변을 출입하는 학생과 학부모로부터 석면노출에 대한 민원을 야기시키는 결과를 초래했다고 지적했다.

또 이 학교에서는 석면공사 사실을 "전혀 몰랐다"고 주장하고 있으나, 당시 여러가지 정황으로 볼 때 석면공사를 인지했을 가능성이 크고, 정말 몰랐다면 학교 관계자들의 '책임 방기' 내지 '무관심' 때문이라는 의구심이 제기되고 있다.

감사위는 공사 당일 현장에 설치된 출입금지 안내판에 석면해체 작업 내용이 포함돼 있을 뿐만 아니라 학교 석면지도에도 화장실에 석면이 포함된 자재가 설치된 것으로 되어 있음을 볼 때 학교측의 주장을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밝혔다.

거짓 또는 책임 회피를 위한 변명일 가능성에 무게를 둔 지적이다.

감사위는 그러나 석면공사 관련 안전의무 조치를 제대로 하지 않은 교육당국과 학교에 대해 강한 책임은 추궁하지 않았다.

제주시교육지원청에 대해서는 공사관련 업무를 철저히 하고 관련자 2명에게 주의를 촉구해 달라고 주문하는 것으로 매듭했다.

해당학교에도 관련자 문책요구는 하지 않고 공사현장 감시업무를 철저히 해달라는 당부로 갈음했다.

결국 이번 석면노출 공사와 관련해 교육지원청 뿐만 학교측의 책임이 확인됐으나, 감사는 '주의'를 환기시키는 정도로 해 일단락됐다. <헤드라인제주>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