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동균 전 마을회장이 전하는 강정마을이 가야 할 방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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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동균 전 마을회장이 전하는 강정마을이 가야 할 방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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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정이야기] 2018년 강동균 전 회장과의 만남

2017년 12월 22일, 신임 마을회장 선출로 강정마을은 새로운 변화를 마주하게 되었다. 이번 호 <강정이야기>는 강동균 전 마을회장을 만나 앞으로 강정마을과 평화운동의 방향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정리/복희

<강정이야기> : 2018년도 되었고 신년인사도 드릴 겸 앞으로 마을이 가야할 방향성에 대한 이야기도 듣고 싶어서 찾아뵙게 되었다. 강정마을이 큰 변화를 앞두고 있는데 앞으로 마을이 가야할 방향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 강동균(이하 강) : 앞으로 마을회장이 누가 되더라도 우리가 반대했던 이유, 반대활동의 정당성이 이어져야 한다. 해군기지는 지어졌지만 잘못된 기반에서 시작되었다는 것을 잊지 않고 새겨야 하며 강정주민들 10년 싸움의 전통이 이어져야 한다.

주민의견 무시한 안보사업에 정당성이 있을 수 없다.

강 : 국책 사업과 국가 안보 사업의 목적과 의미는 첫째로 나라가 살찌는 것, 둘째로 국민이 풍족하게 행복을 추구하며 살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이러한 국가 안보사업이 제대로 이루어지려면 정부, 군, 국민이 삼위일체가 되어야 한다. 국민을 무시한 안보사업은 있을 수 없다. 주민의 의견이 가장 중요하다.

제주해군기지 필요성 제기는 1993년 처음 발표되었고 2002년 화순에 첫발을 딛기까지 10년이 걸렸다. 이런 사업은 한번 지으면 제주도가 없어져야 없어지는 시설이라 천년, 만년을 생각하고 지어야 한다. 개인적으로 군대를 반대하지는 않기 때문에 기존 기지를 업그레이드 하는 방법이 합당하다고 생각했다. 이렇게 중요한 계획일수록 실행할 때 신중해야하고 그만큼의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 만약 강정에 해군기지 실행할 때 그 정도의 시간이 들었다면 반대하지 않았을 것이다. 그렇게 10년 동안 조사해서 최적지로 정해진 것이 화순이었다. 화순바다는 이미 태풍을 피하는 피항지로 사용되어 왔다.

◆정부와 야합한 당시 마을회장들과 어촌계 인물들의 과오

- 1993년에 처음으로 해군기지 소요제기가 되고 2002년 화순에 첫발을 떼었다가 주민 반대로 물러갔고 2007년에는 위미로 발표되었지만 4월 13일에 주민들이 천주교, 도의원과 함께 반대하여 물러났다. 4월 13일로부터 불과 13일 만인 26일에 강정에서 당시 마을회장 윤태정과 어촌계가 해군기지 유치찬성을 결정하는 임시총회가 열렸다. 총회 참석 인원 87명 중 50여 명이 해녀들이었다. 

10년 동안 최적지 후보로 거론된 적도 없는 강정이 갑작스런 임시총회로 결정되기 전에 김용하 전 도의원, 당시 도지사였던 김태환 등이 당시 마을회장인 윤태정과 이전 마을회장이었던 이원근, 고영춘, 김정기 등을 만난 정황이 마을의 원로들에 의에 목격되었다. 6월 19일 400여 명이 참여한 해군기지 유치 찬반 투표 날에는 찬성 측의 투표 반대 행위와 해녀들의 투표함 탈취 사건이 있었다. 해녀들이 매수되었던 사실을 밝혔다고 제주의 소리 양김진훈 기자는 고소를 당했다.

◆인간의 존재감을 훼손하는 안보, 개발 사업 경계해야

- 요즘 세상에서 개발이라는 것이 생활을 윤택하게 하는 면도 있지만 인간을 인간적으로 하게 하는 것, 인간으로서 존재감을 훼손하지 않도록 하는 것도 중요하다. 인간이 사회적 동물이라고 하는데 이게 인간에게만 해당되는 이야기가 아니라 인간과 자연, 인간과 꽃 한 송이 풀 한 포기 돌멩이 모든 동식물 전부와 조화가 이루어졌을 때 인간으로서 존재감과 가치를 지켜갈 수 있다. 어느 하나를 무너뜨리면 결국 인간도 무너진다. 우리가 진짜 지켜야 할 가치들은 지키면서 개발이든 국가 안보사업이든 해야 한다. 여러 번 했던 말이지만 이 땅의 진정한 주인은 후손들이다. 우리는 빌려 쓰는 것이기 때문에 이 땅을 아름답게 가꾸어 후손들에게 돌려줘야 한다.

◆신임 회장의 행보에 우려와 기대

- 공약 1번~4번은 이전 회장단부터 이어져 온 사안도 포함되어 있고 개인적으로는 사면 관련 공약은 죄를 인정하는 것이기 때문에 바라지 않지만 전체적으로 “제일강정의 자부심과 살맛나는 우리 강정마을을 되찾기 위한” 취지의 공약이기 때문에 이의는 없다. 

무엇보다 5번 공약의 내용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투명성’과 ‘형평성’을 강조하고 싶고 이 5번 공약이 어떻게 잘 이행될지 눈 부릅뜨고 지켜보려 한다. 또한 이번 신임 회장이 당선된 상황을 보면 2002년 4월 26일 해군기지 유치찬성이 결정된 총회의 상황과 비슷해 보이는 점이 있어 이를 크게 우려한다. 의사결정과정에서 큰 역할을 했던 어촌계의 존재가 그때와 겹치는 부분이 있다.

아직 강정의 옛 모습을 그리워하는 많은 주민들이 있다. 이 이상 강정이 망가지는 것은 막아야 한다. 신임 회장이 잘하길 바라야 되겠지만 해군기지를 두고 찬성주민과 반대주민들 사이의 압박이 클 것이다. 앞으로 잘 해주기를 응원은 하겠지만 어떻게 하는지는 두고 봐야 할 것이다. 만약 몇몇 목소리 큰 주민들에 의해 어그러진 사태가 발생한다면 커다란 암초에 부딪칠 것을 알아야 한다.

◆주민의 활발한 의사결정 참여 필요

- 5번 공약의 이행을 위해서도 중요한 것이 주민들의 참여다. 마을의 운명이 걸린 사안이니 만큼 주민들의 호응이 절실하다. 10년 전, 마을 일에 주민들이 적극적으로 의견을 낼 수 있는 분위기였다면 제일강정을 지킬 수 있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강정마을에는 아직 지켜야할 여러 가치들이 있다. 그것들을 지키기 위해 노력해야한다. 앞으로는 어떤 일에 반대의견이 있다면 소극적인 반응보다 적극적으로 대화와 논의에 호응하고 마을 일을 결정하는 데에 참여해야 할 필요가 있다. 우리는 김태환 도지사를 주민소환운동으로 불러내고 윤태정 마을회장을 해임시켰던 힘이 있다. 그때와 같은 적극적인 마음가짐으로 신임 마을회장의 5번 공약 이행에 호응하고 참여할 수 있길 바란다.

◆연대에 대한 감사

- 10년 동안 싸우면서 연대자분들의 지원과 응원 덕분에 큰 힘을 받았다. 언제나 감사한 마음이 있다. 또한 전국대행진을 치르며 대한민국 구석구석 아프지 않은 곳이 없다는 것과 아픈 사람이 아픔을 공감한다는 것도 실감했다. 3형제에게 화살을 꺾어보게 하여 연대에 대한 교훈을 주는 이야기처럼 연대의 힘이야 말로 가장 강력하다.

마을이 지켜야할 것을 지키기 위한 노력을 포기하지 않았다는 것을 앞으로도 알아주시길 바란다.

* '강정이야기'는 제주해군기지 반대투쟁을 전개하고 있는 서귀포시 강정마을 소식지 '강정이야기' 발행위원원회와의 협의 하에 기획 연재되고 있습니다. 이 글은 헤드라인제주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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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1-19 22:16:48 | 223.***.***.6
아름다운 자연이 우리 후손들에게 물려지길 간절히 바래봅니다.늘 국민이 먼저인 정책들과 개발이 이루어져야 함에 크게 공감합니다!강정마을을 평화의 마을로 제주도가 더이상 아프지않게 지켜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