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라관광단지 '자본검증', 시간 걸리더라도 철저히 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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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라관광단지 '자본검증', 시간 걸리더라도 철저히 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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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논단] 자본검증위원회의 출범, 그리고 책무
숱한 의혹 철저한 검증 당연..."속전속결 안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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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주오라관광단지 개발사업 자본검증위원회 제1차 회의.ⓒ헤드라인제주
제주도 개발사(史)에서 최대 규모의 난개발 및 환경훼손이 우려되고, 사업절차 진행과정에서 숱한 의혹을 불러온 제주오라관광단지 개발사업에 대한 자본검증이 착수됐다.

지난 2년 여간 제주사회 큰 논란을 불러온 개발사업 인허가 절차 진행이 일시적으로 진행되고, 검증이 시작된 것이다.

비록 제기된 많은 의혹 중에서 '투자 자본' 부분을 검증하는 것이기는 하나, 대규모 개발사업에 대해 처음 이뤄지는 사전 검증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28일 출범해 첫 회의를 가진 '오라관광단지 개발사업 자본검증위원회'는 금융 및 경제 전문가, 시민단체, 상공인, 주민자치위원 등 11명으로 구성돼 있다.

내년 1월 중 평가 제안서를 검토한 후 신용평가기관을 선정해 자본검증을 의뢰하고, 내년 2월 이후에 신용평가 의뢰 결과가 나오면 이를 최종 검토한 후 분석결과를 제주도의회에 제출한다는 계획이다.

제주특별자치도는 자본검증을 투명하고 철저하게 해 나가겠다는 원칙론을 거듭 밝혔다.

원희룡 지사도 이번 '선(先) 투자자본 검증, 후(後) 사업시행승인절차 진행'이라는 사례를 계기로 해 앞으로 대규모 투자사업에 있어 투자 실체와 적격성 등 자본 검증을 우선 실시하도록 조례를 개정하겠다고 밝혔다.

비록 임기 후반에 이뤄진 결단이지만, 민선 6기 도정이 뒤늦게나마 '자본 검증'에 나서고 사실상 이 사업에 대한 전면적 재검토에 나선 것은 적극 환영할 만한 일이다.

사업인허가에 대한 판단을 하기에 앞서 자본검증을 먼저 하는 것은 매우 잘한 일이고 지극히 당연한 것이다.

비판받을 일이 전혀 아니다.

그럼에도 개발사업자 뒤에 숨어 그럴듯한 '절차적 논리'를 내세워 자본검증 진행을 비판하며 '사업자 편들기'를 하는 세력이 있는 것으로 보여 개탄스럽기 짝이 없다.

그들은 제주도의 자산인 한라산과 중산간이 망가지는 것 보다, 개발사업자의 손해를 더 걱정해주고 있다.

툭하면 '법과 근거'를 내세우고, 투자기업 안 올 것이라고 걱정을 한다. 자본검증이 결정되자, '속전속결'로 진행할 것을 요구하기도 한다.

이미 개발이 과포화 상태이고, 밀려오는 관광객은 넘쳐나 수용한계에 직면해 있음에도, 그들의 논리에는 아직도 제주도는 개발이 덜 된 근대화 시기의 잔상 뿐이다.

2017년 한 해를 마무리하는 시점에서, 오라관광단지 자본검증이 착수된 것은 참으로 다행스러운 일이다.

자본검증은 속전속결로 대충 할 것이 아니라, 확실하고 제대로 해야 한다.

오라관광단지 사업비는 자그마치 6조2800억원에 달한다. 단일 개발사업으로는 제주도 역대 최대의 투자규모이다.

현재 사업계획을 제출한 업체가 이 엄청난 규모의 자본을 어떻게 조달할 예정인지, 현재 제시된 투자자본의 실체는 뭔지 검증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것이다.

오라관광단지 개발은 제주도종합계획에 의한 공공목적의 프로젝트가 아니라 어디까지나 민간 기업의 이윤 추구를 위한 사업에 불과하다.

민간기업의 영리 개발사업에 논쟁이 벌어지는 것 자체가 사회적 손실이다.

그동안 제주도내 많은 투자진흥지구 개발사업이 계획대로 이행되지 않고, 소위 땅장사를 목적으로 하는 '먹튀'도 적지 않았기에 자본검증은 당연한 수순으로 받아들여야 한다.

이 사업이 허가나면 제주도 중산간 357만5753㎡ 부지가 파헤쳐져 휴양콘도와 관광숙박시설, 골프장시설, 상업시설, 휴양문화시설 등이 들어서게 된다.

사업 예정지는 제주시 핵심 중산간 지역인 한라산국립공원 바로 밑 해발 350~580m에 위치하고 있어 대규모 개발사업으로 인한 막대한 환경피해가 우려되고 있다.

제주도 중산간을 비롯한 청정환경은 후대에 물려줘야 할 제주도의 소중한 자산이다. 일부 개발론자의 주장에 따라 보전여부를 결정할 사안이 아니다.

문재인 대통령도 난개발을 차단하기 위해 환경총량제 시행 등을 제주도 공약으로 제시한 바 있다.

이번 자본검증을 확실하게 해 투자기업의 적격성 의혹부터 해소한 후, 다음에는 환경총량제 차원의 중산간 개발문제에 대한 도민의견을 들어야 하는 수순이 남아있다.

검증은 한번이 아니라 열번을 하더라도 지나침이 없다.

시간이 다소 많이 걸리더라도, 설령 이 문제가 차기 도정으로 넘어가게 되더라도 확실하게 해야 한다. 그것이 자본검증위의 책무이다. <헤드라인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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