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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상권 소송' 철회, 시혜적 조치인가 '저항권' 인정인가

[해설] 정부 강정마을 구상권 소송철회 의미와 과제
국책사업 주민저항권 '전략적 봉쇄' 철회 의미

홍창빈.윤철수 기자 headlinejeju@headlinejeju.co.kr      승인 2017.12.12 18: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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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일 열린 국무회의.<사진=국무조정실>
정부가 12일 제주사회의 거센 반발과 공분을 샀던 제주해군기지(민군복합항) 건설관련 구상권 청구소송을 철회하면서, 제주해군기지 갈등문제가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다.

정부는 이날 이낙연 국무총리 주재로 국무회의를 열어 구상권 소송을 철회하는 내용의 법원의 중재안(강제조정안)을 수용키로 결정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제주해군기지(민군복합형 관광미항) 건설공사 당시 반대투쟁을 전개한 서귀포시 강정마을 주민 등 121명에게 공사지연 책임을 물어 34억5000만원의 국고손실금을 배상하라는 주문의 구상금 청구소송을 철회한다는 것이다.

철회의 방식은 정부의 결단적 조치라기 보다는 법원의 강제조정안을 수용하는 형태로 이뤄졌다.

법원은 지난달 30일 원고와 피고 양측에 △정부는 이 사건 관련 소를 모두 취하 △해군기지 건설공사 과정에서 발생한 사안과 관련해 이후 상호간에 일체의 민.형사상 청구를 제기하지 아니할 것 △상호간에 화합과 상생 및 강정마을 공동체 회복을 위해 노력할 것 등 4개항으로 된 중재안을 제시했다.

정부는 이날 국무회의에서 법원이 제시한 조정안의 수용여부를 논의하고, 갈등치유와 국민통합을 위한 대승적 차원에서 수용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수용을 결정하게 된 첫번째 이유로는 구상권 철회를 촉구하는 국회의원 165명의 '구상금 청구소송 철회 결의안'과 제주도지사.지역사회 87개 단체의 '강정마을 구상권 철회 건의문' 등 정치.사회적 요구를 들었다.

지역사회 뿐만 아니라 국회에서도 이를 철회하라는 요구를 반영했다는 것이다.

또 소송이 지속되면, 그 승패와 상관없이 분열과 반목은 더욱 심화되고 갈등으로 인한 사회적 비용은 계속 증가할 것이라는 점도 감안했다고 덧붙였다.

여기에 제주해군기지가 지난해 2월부터 운영 중이고 내년 2월에는 크루즈터미널이 완공될 예정으로 있어, 앞으로 민군복합항으로서 기능과 역할을 잘 수행하기 위해서는 지역 주민과의 협조와 유대가 무엇보다 중요한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사법부의 중립적인 조정 의견을 존중하고, 강정마을 구상권 철회가 대통령의 공약인 점 등도 감안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법원의 중재안 수용배경을 이처럼 장황하게 설명한 것은 정부의 주체적인 결단이 아니라 다양한 계층의 요구와 사회적 분위기 속에서 불가피했음을 알리기 위한 차원으로 보인다.

또 정부가 국책사업 관련 소송을 철회하는 만큼, 그에 상응한 명분 갖추기라는 해석도 있다.

어쨌든 이번 정부의 철회 결정으로 구상권 청구소송 논란은 1년 9개월만에 일단락됐다.

제주해군기지 갈등문제는 이제 다시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었다.

더불어민주당을 비롯해 바른정당, 자유한국당, 국민의당 등 제주도내 정당에서는 일제히 성명을 내고 구상권 철회 결정을 환영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강정마을회와 시민사회단체에서는 아직 공식 평은 나오지 않았으나, 구상권 철회 자체에는 긍정적 기류가 흐르고 있다.

그러나 구상금 청구소송은 제주해군기지 관련 수많은 쟁점 이슈 중 하나로, 갈등문제 해결은 이제부터 시작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제주해군기지 건설 강행 과정에서 발생한 마을공동체 파괴, 경찰 공권력 투입을 통한 주민 탄압 및 인권유린 등 과거 국가권력의 잘못으로 인해 생긴 갈등문제 해결을 위해 문재인 정부가 어떤 책임있는 조치들을 내놓을지가 주목되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이번 구상금 청구소송은 정부의 '시혜적' 조치라기 보다는 국민의 정당한 '저항권'을 인정한 것으로 해석해야 한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절차적 정당성 문제를 촉발시킨 최초 제주해군기지 입지 선정에서부터 일련의 과정에서 국민의 기본권을 침해하는 국가공권력의 과도한 행사는 끊임없이 이어졌다.

강정마을 공동체를 붕괴시키며 격한 갈등과 충돌을 불러왔던 제주해군기지 건설사업은 2006년부터 2015년까지 진행되는 동안 강정마을과 주민들에게는 씻을 수 없는 크나 큰 상처를 남겼다.

2007년 절차적 정당성 논란에도 불구하고 강정마을이 입지로 선정됐고, 2008년 9월 국가정책조정회의에서 '민군복합형관광미항' 계획이 결정된 후 2010년 1월 항만공사가 시작됐다.

그러나 최초 입지선정 과정에서부터 많은 논란을 초래했고 격렬한 주민저항에 부딪히면서 마을 공동체가 파괴되는 등 큰 상처를 남겼다.

제주도의회의 절대보전지역 해제 동의안의 '날치기 처리', 강정 중덕해안가 농성장 및 구럼비 발파공사 강행을 위한 공권력 투입 등이 이어지면서 2015년까지 주민 600여명이 경찰에 체포됐고, 이중 500여명이 사법처리됐다.

그럼에도 정부와 해군은 마을공동체 파괴 및 마을주민 탄안, 인권유린 문제에 대해서는 외면하며 오히려 주객전도식으로 거액의 구상금 청구소송을 제기해 공분을 샀다.

이는 앞으로 '국책사업'에서는 모든 국민의 '저항권'을 무력화시키는 전략적 봉쇄소송에 다름없는 억압을 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 것도 이 때문이다.

대선후보 시절 구상권 철회를 공약으로 제시한 문재인 대통령이 취임 7개월만에 공약을 실행시킨 것은 고무적으로 다가오고 있는 가운데, 구상금 소송 철회를 기점으로 해 국책사업의 잘못된 사례들에 대한 후속조치가 이어질 지 여부가 주목된다. <헤드라인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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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창빈.윤철수 기자 headlinejeju@headlineje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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