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개 숙인 이석문 교육감 "故 이민호 군 사망사고, 사과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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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개 숙인 이석문 교육감 "故 이민호 군 사망사고, 사과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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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성화고 더 많이 지원하고 정성 기울일 것"
현장실습 개선 추진키로...폐지는 '부정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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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석문 제주도교육감이 29일 이민호군 사망사고에 대해 사과하고 있다. ⓒ헤드라인제주
제주시 구좌읍 용암해수단지 내 음료수 제조업체에서 현장실습을 하던 고교생 고(故) 이민호 군 사망사고가 발생한 것과 관련해 이석문 제주도교육감이 29일 공식 사과했다.

이 교육감은 이날 오전 제주도교육청 기자실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이민호군이 숨진 사건에 대해 교육감으로서 매우 막중한 책임을 통감하며, 진심으로 사과를 드린다"면서 "故 이민호 군에게 거듭 애도를 표하며, 유가족들에게 진심어린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그는 "사건이 발생한 이후, 전 사회적으로 분출되는 질타와 문제제기, 질문, 대안들을 겸허히 수렴했다"면서 "교육청에서 할 수 있는 대책이 무엇인지, 교육청을 넘어 지역 단위와 국가 단위에서 할 수 있는 대책이 무엇인지를 끊임없이 논의하고 검토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를 통해 내린 결론은 '소중한 아이를 지켜야 한다'는 것이었다"면서 "아이들이 선택하고, 아이 한 명, 한 명의 꿈과 끼를 행복한 진로로 만들어가는 특성화고를 충실히 실현하겠다"고 말했다.

이 교육감은 "사안이 발생한 직후 교육청 차원에서 특성화고 현장실습 실태를 전수 조사하고 있다"면서 "아이들과 면담을 통해 원할 경우 학교에 다시 복귀할 수 있도록 하고 있고, 안전한 현장실습을 위한 산업 유형별 안전 매뉴얼도 마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번 사고는 우리 사회 안전의 구조적 문제를 여실히 드러냈다. 아이 개인에게 책임을 전가하는 것은 온당치 못하다"면서 "생전에 꽃피우지 못한 민호 군의 꿈과 희망을 기억한다면, 이 순간에도 미래의 행복을 위해 진심을 다하고 있는 아이들을 기억한다면, 지금의 문제들은 우리가 함께 짊어지고 함께 풀어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100세 시대에 맞는 선진적인 직업교육이 실현될 수 있도록 국가 차원의 제도개선이 이뤄져야 한다"면서 "'안전인증제'를 확보한 안전한 현장 실습처에서 아이들이 일할 수 있어야 하고, 직업교육의 본질을 구현하는 방향으로 특성화고의 평가 방식이 바뀌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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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석문 제주도교육감이 29일 이민호군 사망사고와 관련해 입장을 밝히고 있다. ⓒ헤드라인제주
이 교육감은 "올해 8월 교육부가 마련한 '현장실습제도 개선방안'을 기반으로 100세 시대에 맞는 진로를 설계하는 직업 교육 체제를 갖춰야 한다"면서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 총회를 시작으로, 제도개선을 위한 뜻과 지혜를 모아 나가가겠다"고 밝혔다.

그는 "이 글을 읽는 순간 순간에도 세월호 참사 이후 또 다시 안전의 문제로 아이를 잃어버렸다는 슬픔과 자괴감이 매우 크지만, 그럼에도 마냥 슬퍼하고 자괴감에 빠져 있을 수 없다"면서 "전국 특성화고 아이들에 의해 다시 밝혀진 촛불의 소명인 '아이들이 안전한 대한민국'을 실현하는 데 어른들이 진심을 다해야 한다. 제주교육이 진심의 주춧돌을 충실히 쌓아가겠다"고 약속했다.

이 교육감은 "저의 심정과 비교조차 될 수 없는 매우 큰 아픔과 상실감에 놓여있을 유가족들과, 이민호 군을 기억하고 추모하는 학생들과 교사, 학부모, 도민들에게 거듭 위로와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며 故 이민호 군의 명복을 기원했다.

한편 이 교육감은 이어진 일문일답에서 사고 발생 20일, 사망 10일이 지난 지금 시점에서 입장을 밝힌 것에 대해 "수능이 일주일 연기되면서 행정력이 집중됐고, 의회 일정도 겹치면서 의회 의견도 들을 부분도 있다고 생각해 늦은감이 있다"고 답했다.

그는 "중간에 이민호군의 장례절차가 진행될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했던 부분이 있다"면서 "그래서 그 과정에 조금씩 늦어졌다"고 설명했다.

현장실습 제도개선과 관련해서는 "실습제도만을 중심으로 개선이 이뤄진다면 현장에서 사고 재발가능성이 높다"면서 "이 기회에 기업현장의 제도개선이 필요하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이 교육감은 "(교육당국에서)현장실습처를 방문하면 '영업방해로 고소하겠다'는 경우도 있는 등 학교에서는 업체에 개입할 방법이 없다"면서 "실습처의 안전에 대해서는 광주지방고용노동청 제주근로개선지도센터의 근로감독관이 충원되고 시스템이 잘 갖춰져야 한다"고 말했다.

현장실습 폐지에 대해서는 "논의를 해 봐야 할 것 같다"면서 "폐지는 가장 쉽고 단순한 방법이다. 이런 사고가 반복되는 것을 막기 위해서는 현장의 상황을 진전시켜야 한다"며 폐지보다는 개선에 무개를 두고 답했다.<헤드라인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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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석문 제주도교육감이 29일 이민호군 사망사고에 대해 사과하고 있다. ⓒ헤드라인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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