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실습 사망사고 정치권도 격앙..."가슴 먹먹, 왜 이런 일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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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실습 사망사고 정치권도 격앙..."가슴 먹먹, 왜 이런 일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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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환노위, "실습 고교생에 하루 12시간 일 시켜"
김영주 장관 "업체에 작업중지명령...엄중 처벌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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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장실습 도중 숨진 故 이민호 군의 영정. ⓒ헤드라인제주
제주시 구좌읍 용암해수산업단지 내 음료 제조회사에서 현장실습을 하던 고교생 이민호 군(19)이 작업 도중 사고를 당해 병원 치료 중 숨지는 안타까운 일이 발생해 제주시청 앞에서는 시민들의 추모행렬이 연일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숨진 이모 군은 성인 근로자와 마찬가지로 장시간 근무를 해왔던 것으로 드러나 정치권이 일제히 성토하고 나섰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는 23일 전체회의를 열고 김영주 고용노동부 장관을 상대로 장시간 노동의 원인으로 지목돼 온 근로기준법 행정해석에 대한 문제를 집중 추궁했다.

이 자리에서 김삼화 의원은 "현장실습생 제도가 조기 취업 청소년의 삶을 위태롭게 하고 있다. 제주에 있는 음료 회사에서 산재 사고로 사망했다"면서 "(숨진) 이군의 경우 현장실습 표준협약서에는 주 40시간, 출퇴근 일지 봤더니 하루 12시간씩 장시간 노동 시킨 것으로 나타났다"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고용노동부 소관의 현장실습 표준협약서 고시에 허점이 있다"면서 "(협약서 고시) 21조를 보면 근로계약 체결에 대한 특례라고 해서 사업주와 현장실습생이 근로계약을 체결하는 경우 근로조건에 대한 사항은 해당 근로계약에 따른다고 돼 있다"면서 "현장실습생은 아직 성년이 안된 고등학교 신분이고, 일을 경험하는 것이기 때문에 학생에 대한 보호가 먼저 돼야 한는데, 성인 근로자와 동일한 계약으로 일을 시킨 것이 문제였다"고 지적했다.

현장실습생임에도 불구하고 성인근로자와 마찬가지로 동일한 계약으로 일을 시켰을 뿐만 아니라, 하루 '12시간' 장시간 노동을 시켰다는 것이다.

김 의원은 "지난 정부에서는 기업 프랜들리를 강조해서 어린 청소년이라고 해도 기업의 생산 서비스 스케줄에 맞춰서 별도 근로계약을 체결하도록 용인해주고 장시간 노동을 묵인한 측면도 있었다"면서 "(고용부는) 근로계약 체결에 대한 특례가 들어있는 현장실습 표준협약서 고시가 개선이 필요하지 않은지, 전체적인 제도개선을 교육부와 협의해서 국회에 보고해달라"고 주문했다.

한정애 의원은 "현장의 이군이 실습하면서 2~3번씩 다쳤다. 산업재해가 발생하지 않은게 아니라 산업재해를 은폐한 것이다. 왜 이렇게 관리가 안된 것이냐"고 질타했다.

이에 김영주 장관은 해당 업체에 작업중지명령을 내렸다면서, 이번 사태에 대해 합동점검을 벌여 엄중하게 처벌하겠다고 밝혔다.

김 장관은 이날 답변에서 "제주도 현장실습 고교생 정말 마음이 많이 아프고 일어나선 안되는 일이 일어났다"면서 고개를 숙였다.

김 장관은 "지난 국감에도 지적됐고, 그 전부터 대부분의 아이들이 일.학습 병행이라는 이름 때문에 조기취업이라는 형식으로 해서 현장에서 급여도 안주고 했던 문제가 있어 대책을 발표한 바 있고 그 부분에 법안도 올라와 있고, 여러가지 보완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장관은 이어 "지금 현장실습을 학교 학습준비로 전환하고 있다. 교육 목적의 현장실습 프로그램을 1개월 내 직무체험으로 전환하는 방안이 있다"면서 "이들에 대한 노동인권 교육 등이 전혀 없었다. 전체 직업계 학생 및 교원, 기업 담당자 등에게 노동인구너교육을 실시하기 위해 교육부와 협의 중에 있다"고 밝혔다.

김 장관은 "실습 전에 집합연수 등을 실시하는 교육강화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면서 "이번 사태에 대해서는 전문가들로 합동점검을 통해 이번 사태에 대해서는 엄중하게 처벌하겠다"고 밝혔다.

김 장관은 또 "현재 (해당 업체에) 근로감독을 하고 잇고 전면 작업중지 명령을 내렸다"면서 "근로감독을 나간 결과, 다른 은폐 의혹이 있어서 그것도 조사를 하고 있다. 철저하게 조사하고 이에 대한 부분은 나중에 국회에 보고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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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주시청 앞 거리에는 현장실습 도중 숨진 이모 군을 추모하기 위한 애도 메시지가 이어지고 있다. ⓒ헤드라인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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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주시청 앞 거리에는 현장실습 도중 숨진 이모 군을 추모하기 위한 애도 메시지가 이어지고 있다. ⓒ헤드라인제주
이번 사고와 관련해, 더불어민주당 을지로위원회(위원장 이학영)는 24일 오후 제주를 방문해 이 모군이 숨지는 사고가 발생한 용암해수단지 음료 제조회사를 방문해 현장점검을 실시한다.

이날 이학영 위원장과 지역구 국회의원인 오영훈 의원을 포함해 4명 정도가 방문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현장방문을 마치고 이 군의 빈소가 마련된 부민장례식장에서 유족들을 만날 예정이다.

앞서 민주당 우원식 원내대표는 22일 열린 민주당 제159차 최고위원회에서 "제주도의 한 음료제조업체에서 일하던 특성화고 실습생이 사고로 목숨을 잃는 등 올해만 벌써 두번째(사고가 발생했다)다"면서 "현장실습생들을 교육이 아닌, 값싼 노동력으로 인식하면서 장시간 노동과 열악한 노동 환경으로 내몰고 있는 사회의 비정한 현실을 우리 국민들은 끊임없이 지적하고 있음에도, 특성화고, 마이스터고 현장 실습생들의 안타까운 사고와 죽음이 근절되지 않고 있음에 대단히 유감스럽다"고 밝혔다.

우 원내대표는 이어 "'고 이 모군은 우리의 현실'이라는 글귀가 가슴을 먹먹하게 한다. 그 또래들은 '우리는 왜 실습하다 죽어야 하나'라는 질문에 우리는 답해야 한다"면서 "더 이상 억울한 죽음이 발생하지 않도록 현장실습 제도에 대한 전면 재검토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전교조 제주지부와 민주노총 제주본부를 비롯한 시민사회단체 등은 이번 사고에 대한 공동대책위원회를 구성하고 진실 규명을 위한 자체 진상조사에 착수했다.

제주시청 앞에서는 이 군의 안타까운 죽음을 애도하는 시민들의 추모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헤드라인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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