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에서도 '투어리스트피케이션' 현상..."관광객 수 제한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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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에서도 '투어리스트피케이션' 현상..."관광객 수 제한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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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정리-연동 등 "밀려드는 관광객 때문에"

제주도에서도 관광객 유입 급증으로 현지 주민들이 불편함을 느끼는 정도가 심하거나 거주환경이 악화되는 것을 의미하는 일명 '투어리스트피케이션(Touristification)' 현상이 나타나는 것으로 확인됐다.

한국은행 제주본부는 20일 제주경제브리프를 통해 강원대학교 김영국 교수 및 부경대학교 우은주 교수가 한국은행 제주본부와 공동으로 수행한 '제주 투어리스트피케이션 현상이 지역주민 삶의 질에 미치는 영향'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투어리스티피케이션은 특정 지역이 관광지화 되면서 거주환경이 악화되는 현상으로 최근 국내·외 유명 관광지에서 발견된다. 이화동 벽화마을, 북촌 한옥마을, 스페인 바르셀로나, 이탈리아 베니스 등이 대표적 사례로 꼽힌다.

주거환경 악화는 관광지 주민이 쓰레기 증가, 자연경관 훼손, 임대료 상승, 소음 피해 등 관광객 과잉방문으로 인해 물질·정신적 피해를 입는 사례 등을 아우른다.

연구진은 연동과 월정리, 동문시장 등 주요 관광지 인근 10개 지역에 거주하는 주민 200명을 대상으로 투어리스트피케이션 현상에 대한 인지도와 삶의 질에 대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조사결과 지역주민들은 관광객 증가로 부동산 가격, 물가, 자연환경 및 범죄율 등이 부정적인 영향을 받았다고 응답하는 등 투어리스트피케이션을 인지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투어리스트피케이션은 경제적, 정서적, 건강·안전 만족도를 통해 제주도민 삶의 질을 다소 악화시킨 것으로 분석됐다.

관광지 개발에 따른 이익이 제주도민에게 원활하게 재분배되지 않는다는 인식이 있고, 정서적으로도 관광지화로 인한 자연훼손, 소음 및 생활공간 침해는 제주 천혜자연에서 누리는 정서적 만족도를 저해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투어리스트피케이션에 대한 부정적 인식에도 불구하고 관광개발을 지지하는 비중은 41.9%로 반대 비중(21.5%)을 상회한 점이 눈길을 끈다.

연구진은 이번 연구조사의 결론으로, 현재 투어리스트피케이션이 제주도민에게 더욱 심각하게 인식될 여지가 큰 만큼 궁극적인 삶의 질 향상을 위해 관광관련 정책을 정비하고 관광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해소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구체적으로는 지역주민의 쾌적한 삶의 터전을 유지하고 자연환경을 보존할 수 있도록 관광객 수를 제한할 필요성을 제기했다.

연구진은 "무제한적인 관광객의 입도를 허용하기 보다는 제주도가 수용가능한 관광객 수를 책정해 이에 맞게 관광객 수를 제한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는 제주 제2공항 건설문제와 관련해 '관광객 수용력' 확장에 대한 찬반의견이 분출되는 상황에서 나온 것이어서 주목된다.

연구진은 이와함께 건물주와 임차인, 관광산업 종사자와 기타 업종 종사자 간 관광이익을 공정하게 분배할 수 있는 비즈니스 모델을 발굴할 필요성도 제기했다. 통영시 동피랑 마을과 같이 관광산업을 통해 창출된 수입을 주민협동조합을 통해 지역주민들에게 환원하는 방안을 검토할 것을 주문했다. <헤드라인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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