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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바생 권리 가르치지 않는 사회가 악덕 고용주 만들어"

알바상담소 정의융 소장 "권리구제, 작지만 큰 일"
"사장님 되는 사람은 소수...노동자 위한 교육 없어"

홍창빈 기자 headlinejeju@headlinejeju.co.kr      승인 2017.11.12 08:3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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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주알바상담소 정의융 소장. ⓒ헤드라인제주

생활비를 벌기 위해 여러 아르바이트를 전전하던 정의융씨(25)는 어리다는 이유로 임금 체불을 비롯해 갖은 부당행위를 겪어야 했다.

다행히 정씨는 전국의 아르바이트 노동자들의 연합인 알바노조의 도움을 받아 부당행위에 맞섰고, 체불된 임금을 받을 수 있었다.

이같은 상황을 겪은 그는 '내가 노동자다'라는 생각을 하게 됐고, 자신 처럼 알바 중 각종 부당행위를 겪고 있는 다른 청년들에게도 자신의 권리를 찾을 수 있도록 도움을 주기 위한 방법을 찾기 시작했고, 지난 10월 제주시 동광로 42-1 4층에 제주알바상담소의 문을 열었다.

정 소장은 "저는 대학을 졸업하고 사회로 나아가 알바를 하지 않고 정직원이 되기 위해 알바를 했었는데, 갖은 부당행위들이 쌓이고 권리를 구제하는 과정에서 노동자로서의 정체성이 분명해 졌다"면서 "맛집을 찾으면 남에게 소개시켜 주고 싶은 것 처럼, 알바도 노동자고 주휴수당.4대보험 받을 수 있다는 것을 주변에 알리기 시작했다"며 상담소를 운영하기 시작한 계기를 밝혔다.

그의 노력은 사회적으로 큰 변화를 일으킨 것은 아니었지만, 주변 친구들이 하나 둘씩 부당하게 빼앗겼던 권리들을 찾으며 기쁨을 느끼게 됐고, 이것은 정 소장에게 보람으로 돌아왔다.

지난달 알바상담소가 문을 열고 한달이 채 안되는 기간 정 소장은 일주일에 4~5건의 상담을 진행하며 알바 노동자들의 권리를 찾아주기 위해 노력했다.

정 소장이 제주알바상담소를 개설하기 전 제주지역 '알바 노동자' 146명을 대상으로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통해 노동실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매우 심각한 수준의 근로기준법 위반이 일어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정 소장은 부당행위를 마주한 알바생들의 권리구제를 위해 상담을 진행하는 한편, 그들 스스로가 자신들의 권리를 찾을 수 있도록 스터디그룹 '숨비'를 구성하고, 노동인권과 노동법 등에 대해 함께 공부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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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주알바상담소 정의융 소장. ⓒ헤드라인제주

정 소장은 "그동안 알바생들은 부당한 대우를 당해도 참는 경우가 많았다"면서 "참아왔던 우리들의 이야기를 해 보자는 취지로, 해녀들이 물질을 하고 수면 위로 올라오면서 내는 소리인 '숨비'를 그룹 명으로 지었다"고 설명했다.

정 소장은 우리나라에서 잇따라 발생하고 있는 부당노동행위가 제도권 교육이 '노동법'을 외면하고 있기 때문으로 진단했다.

그는 "생각해 보면 한 교실.학급에 앉아 있는 사람 중 사장이 되는 사람이 얼마나 되겠나"라며 "대부분 고용돼 일을 하는 노동자가 될텐데, 학교에서 가르치는 것은 '기업이 살아야 나라가 산다', '근로자'라는 단어다. 다 사장님 마인드"라고 꼬집었다.

이어 "노동자의 권리를 가르치지 않는 것 또한 사장님 마인드를 강화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정 소장은 "보통 계약서를 보면 갑을관계라고 하는데, 사실 점주와 알바생은 병과 을이다. 갑은 대기업인데, 갑은 숨어있고 병과 을끼리 싸운다"면서 "최저시급 많이 오르면 점주들이 돈이 없어 알바생들 짜르게 된다고 협박을 한다"고 성토했다.

그는 "물론 기가 차고 헛웃음이 나올 정도의 악덕 점주들 많은데, 그런데 그런분들도 알고 보면 만들어진 존재"라며 "자영업자 상대로 근로기준법을 가르쳐 주지도 않고, 잘못을 해도 엄벌하지도 않으니 결국은 같은 상황이 반복된다. 행정이 그런 점주들 방조.양산하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정 소장은 앞으로 알바상담소 서포터즈를 구성해 대학생 등을 대상으로 노동권 교육과 홍보를 진행하고, 대안적 공부를 한다는 계획이다.

또 아직 제주에는 없는 알바노조 제주지부를 만들고, 수면 아래 만연한 부당행위를 수면위로 끌어올려 이슈화 한다는 구상이다.

정 소장은 "법에 따라 보장받고 본인이 노동자라는 사실을 접하고 인식한다면 일상이 많이 달라질 것"이라며 "알바 생활이 고통스러운 것은 본인의 탓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이어 "그 고통이 어디서 오는 것인지 같이 찾아보면 좋겠다"면서 "그걸 찾고 개선하면 일상이 달라지고 행복해 질 수 있다. 부당행위를 개선하는 것을 두려워 하지 않았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한편 정 소장은 13일 오후 2시 제주도의회 도민의 방에서 이번 실태조사의 구체적 내용과 함께 노동권 유린 실태를 폭로하고, 제주도 당국의 대책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개최할 예정이다.

기자회견에서는 고용노동부에 아르바이트생 근로환경에 대한 즉각적인 근로감독에 나서 실태를 정확하게 파악하고, 근로기준법 위반 사업주를 처벌할 것도 촉구할 계획이다.<헤드라인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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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창빈 기자 headlinejeju@headlineje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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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개의 의견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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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비 2017-11-12 10:28:36    
새상에 수 많은 노동자들을 응원합니다~^^ 갑을병이란 존재 하지 않는 협력관계로 이루는 경제사회가 되었으면합니다
175.***.***.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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