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중총궐기 제주위원회는 25일 저녁 7시 제주시청 조형물 앞에서 '고(故) 백남기 농민 1주기 제주지역 추모문화제'를 열었다.
이 날 백남기 농민 추모문화제는 엄숙한 분위기 속에서 백 농민을 기리는 묵념을 시작으로 김경훈 시인의 추도시 낭송, 현호성 전농제주도연맹의장의 추도사가 이어졌다.
이어, 9.23 서울 추모대회 영상 상영, 강순희 전여농제주도연합회장과 김영근 민주노총제주본부장의 결의발언, 전체분향, 농민가 제창이 진행됐다.
김경훈 시인은 고 백남기 농인의 마음을 대변한 자작시 '징소리'를 낭송했다.
김 시인은 "내자 징채를 잡은 건 다만 풍물의 조화만을 위해서가 아니외다. 징은 바람의 소리외다 그래서 하나의 바람이 또 하나의 바람을 불러오듯 우리 농민의 뜻을 세상에 전하고 그염원을 하늘에 닿게 하기 위해서외다"며 운을 뗀 후 힘주어 시낭송을 이어갔다.
이어 현 의장은 "백남기 농민이 마지막으로 외친 '쌀값 보장', '밥쌀 수입 반대'의 외침은 단순한 생존권적인 요구를 넘어 한국 농업의 절규였고, 그분의 철학이 담긴 간절함 이었다"고 전했다.
또, 얼마전 이낙연 국무총리와 김영록 농식품부장관이 백남기 농민의 죽음에 대해 사과한 것을 언급하면서 "박근혜 정권의 온갖 폐악이 문재인 정부가 대신 사과하는 것으로 머물러서는 안된다"며 "문재인 정부는 올바른 사회대개혁을 지체없이 진행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그는 "백남기 농민이 우리 곁은 떠나신지 1주기가 됐지만 농업의 현실은 여전히 어둡기만 하다"며 "쌀값은 30년전 그대로고, 수입농산물로 인해 멍든 농업인들의 가슴, 개방농정도 그대로다"면서 백남기 농민의 유지를 받들어 농민과 노동자, 일하는 사람 구분없이 누구나 평등하고 행복한 세상을 만들어야 한다고 힘주어 주장했다.
지건보 언론노조 MBC본부제주지부장은 "백남기 어르신이 쓰러지시고 돌아가시기 까지 언론은 죽었다. 진실을 밝히지 못했고 공정한 수사를 촉구하지 못했다"면서 "정권의 부역자들은 백 어르신의 사망을 축소하기 급급했고, 정권의 개가돼 국민의 생명의 존엄을 짓밟았다"고 성토했다.
이어 "공영방송은 철저히 짓밟혔고, 그 피해는 국민들에게 돌아갔다"면서 "공권력에 의해 망가진 방송을 국민들께 돌려드리기 위해 끝가지 싸우겠다. 응원해 달라"고 당부했다.
이영재 언론노조 KBS본부제주지부장은 "지금 KBS와 MBC의 싸움은 제2의 백남기 어르신과 세월호 참사를 막기 위함"이라며 "저희에게 힘을 보태달라. 비정상을 정상으로 되돌려 내겠다"고 호소했다.
김영근 민주노총제주본부장은 "오늘 우리는 백남기 어르신의 못다한 정신을 계승하고 투쟁하기 위해 모였다"면서 "열사의 정신을 계승해 그동안 쌓인 적폐를 청산하자"고 목소리를 높였다.
촛불 하나를 성심껏 보태러 제주시청을 찾은 농민들도 백남기 농민의 죽음을 기리며, 정부에 적폐청산을 요구했다.
이어, 한 회장은 "백남기 농민이 쓰러진지 2년이 다 돼가는데 진상규명이 이뤄지지 않아 안타깝다"며 "문재인 정부를 탄생시킨 촛불에는 우리 농민들이 들었던 촛불들도 들어있다"면서 신속한 진상 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요구했다.
대구에서 백남기 농민의 죽음을 기리기 위해 제주를 찾은 부석희 농민은 "백남기 농민이 물대포를 맞으실때 먼발치나마 함께 현장에 있었다"며 "돌아가신 후에야 백남기 농민이 훌륭하신 분인 것을 알게됐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그는 "우리 같은 젊은 사람들도 뒤에 서있는데 나이드신 어르신께서 몸사리지 않고 앞으로 나가셔서 우리의 마음을 대변해주셨다"며 "우리가 앞으로 나가지 못해서 어르신께서 할 일을 대신해주신것 같다 가슴이 아프고 죄송스럽다"고 말했다.
추모문화제가 끝나고 참가자들은 백 농민의 영전에 헌화와 분향을 하며 고인의 안식을 기리고 의지를 이어받을 것을 다짐했다.<헤드라인제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