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해상황, 아무정보나 믿기 쉬워...정확한 정보가 중요"
사단법인 제주언론학회(회장 김경호)는 20일 오후 2시 제주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대강당에서 ‘지역언론 재교육 어떻게 할 것인가’를 주제로 학술세미나를 개최했다.
제주도기자협회(회장 김대휘)와 공동으로 마련한 이날 세미나에서 관심을 끈 부분은 라운드테이블 형태로 진행된 제3세션의 일본 지역신문의 특이한 재난보도 사례.
일본 동북부 미야기현 이시노마키 시(市)에서 발간되는 신문인 <이시노마키히비> 히라이 편집장이 이날 3세션에 참석해 '재난보도와 기자의 사명?동일본대지진 당시 6매의 벽신문 제작 사례'에 대해 주제발표를 했다.
<이시노마키히비> 신문사는 동일본대지진으로 윤전기가 멈추자 손으로 직접 쓴 벽신문을 계속해서 발행한 것으로 유명하다.
그는 "당시 규모 9.0이라는 대지진이 3분가량 이어져 제대로 서 있을 수 없었다"면서 "거대한 쓰나미로 인해 시가지가 모두 침수된 것을 비롯해, 지반도 67cm에서 120cm까지 침하돼고, 피해 주택도 5만687동에 이르렀다"고 당시 상황을 묘사했다.
이어 "당시 시민들이 가장 원했던 것은 식량과 정보였는데, 시내 편의점과 마트에서는 식료품 강탈이 잇따랐고 치안이 악화됐다"면서 "마트에서는 물건 개수를 제한해 판매하고, 4~5시간 이상 줄을 서 물건을 구매하는 사람도 있었다"고 말했다.
히라이 편집장은 이같은 혼란 상황 속에서 주민들이 필요로 하는 정보를 전하고자 했으나 정전으로 윤전기가 돌아가지 않았고, 고민 끝에 신문용지에 글을 유성펜으로 적어 벽에 붙이는 '벽신문'을 발행키로 했다.
벽신문 이틀째인 13일부터는 각지에서 구조대가 도착해 구조작업이 전개되고, 물자가 공급되는 등 주민들의 불안을 조금이라도 없애기 위한 내용이 벽신문에 담겼다.
6일째까지 이어진 벽신문에는 대략적인 피해 상황과 함께 도로.전기 등 라이프라인 복구 전망, 길어지는 대피 생활로 불안에 휩싸인 주민들을 전국에서 격려하고 있다는 소식 등 긍정적인 소식을 전했다.
히라이 편집장은 "설문조사 결과 대지진 당시 주민들의 80%정도가 약탈.절도 및 시신훼손 등 강력범죄에 대한 유언비어를 믿었다"면서 "비상시에는 누구든지 특수한 심리상태가돼 평소에 밎지 않던 것도 쉽게 믿어버린다"며 정확한 정보전달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어 "대지진이 지나간 지 6년여가 지난 지금은 10년간의 부흥계획년도를 뛰어넘는 지속 가능한 마을만들기가 요구되고 있어 신문사로서 정보제공과 제언을 해가고 있다"면서 "지금 재해지역에 살고 있는 사람들에게, 재해에 직면한 전세계 사람들에게, 그리고 미래의 사람들에게 정확한 정보를 알리고 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학술세미나에서는 오세욱 한국언론진흥재단 연구센터 연구원의 '언론인 재교육의 현실과 필요성', 김석주 제민일보 편집국장의 '제주지역 언론인의 재교육’에 대한 주제발표가 있었다.<헤드라인제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