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럴려고 '우선차로제' 했나?"...운전자들 뿔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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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럴려고 '우선차로제' 했나?"...운전자들 뿔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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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항로 '오락가락'...해제.설정도 '제멋대로'
차선 급변경 '아찔'...시청~아라동 '교통지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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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앙 우선차로제가 시행되면서 홍보표지판도 제대로 없어 운전자들에게 크게 혼란을 주고
있는 공항로 구간. ⓒ헤드라인제주
30년만에 개편된 대중교통체계와 더불어 지난 26일부터 본격 시행된 '대중교통 우선차로제'가 오락가락 졸속행정으로 인해 혼란만 가중시키고 있다는 지적이다.

현재 정상 시행에 들어간 우선차로 구간은 '준비 덜된' 모습을 드러내면서 혼란의 연속이고, '공사가 덜된' 제주시청~아라초등학교의 중앙로 구간은 밤낮 할 것 없이 심각한 정체가 이어지다가 출.퇴근시간에는 '교통 지옥'으로 변하고 있다.

대중교통체계 시행 5일째에 이르고 있으나 혼란은 반복적으로 나타나면서, 급기야 잔뜩 뿔난 운전자들의 항의와 불편호소도 이어지고 있다.

우선차로제를 실패한 정책으로 규정하는 '무용론'도 벌써부터 크게 분출되고 있다. 자칫 제대로 시행도 해보기도 전에 좌초될 위기에 처했다.

시행초기 혼선은 어느정도 예상됐던 것이나, 실전에 돌입한 후 나타난 문제는 매우 심각하게 다가온다.

이유는 뭘까.

버스의 정시성 확보와 빠른 운행을 위해 도입되는 '우선차로제'는 중앙 대중교통우선차로와 가로변 대중교통우선차로로 구분해 시행되고 있다.

중앙 우선차로는 제주시 7호광장인 신제주입구사거리(해태동산)~공항입구까지 공항로 0.8km 구간과 제주시 광양사거리~아라초등학교까지 중앙로 2.7km구간이다.

가로변 우선차로는 제주시 무수천사거리~국립제주박물관까지, 노형로~도령로~동서광로 11.8km 구간에 설정됐다.

이중 시청~아라초의 중앙로 구간은 공사가 덜된 관계로 아직 시행되지 않고 있고, 나머지 구간은 모두 26일 일제히 본 시행에 들어갔다.

문제는 현재 시행되고 있는 구간 모두 혼란의 연속이라는 점이다.

특히 관광객 렌터카 등의 통행이 많아 교통안전이 절대적으로 요구되는 공항로 구간은 '오락가락' 방침변경으로 인해 매우 혼란스러운 설정이다.

제주특별자치도는 당초 우선차로제 시행지침 공고를 통해 26일부터 1차로가 우선차로로 지정된 공항로의 경우 일반차량은 1차로 진입을 전면 금지함과 동시에서 해태동산 교차로 입구에서 오라오거리 방면으로 좌회전 할 수 없도록 금지조치를 했다.

공항에서 출발한 일반차량은 1차로로 진입하지 못한 관계로 시외버스터미널 방면으로 좌회전을 할 수 없었다. 직진 신호를 받아 마리나호텔 사거리까지 운행한 후 유턴을 해야 했다.

렌터카 등은 네비게이션 안내에 따라 공항로를 따라 좌회전을 해 왔었기에 시행 초기 혼란은 불을 보듯 뻔한 예견된 상황이었다.

그럼에도 '좌회전 금지' 우선차로제를 강행한 제주도정은 실제 대혼란이 나타나자 시행 하루 만인 27일 일부 구간에 대해 해제조치를 했다.

공항에서 출발하는 방면 차로의 경우 해태동산 사거리 도착 전 200여m 지점에서부터 우선차로제를 해제한 것이다.

즉, 해태동산에 이를 즈음에는 1차로로 진입할 수 있고, 신호에 따라 좌회전이 가능하게 됐다.

막무가내로 강행했다가 하루 만에 지침을 변경하는 '졸속행정'의 단면을 그대로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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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앙 우선차로제가 시행되고 있으나 설정된 구역과 해제된 구역이 명확하게 표시되지 않아 운전자들의 혼란을 가중시키고 있는 것은 물론 차선 급변경으로 사고위험을 초래하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는 공항로 구간.ⓒ헤드라인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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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앙 우선차로제가 시행되고 있으나 설정된 구역과 해제된 구역이 명확하게 표시되지 않아 운전자들의 혼란을 가중시키고 있는 것은 물론 차선 급변경으로 사고위험을 초래하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는 공항로 구간.ⓒ헤드라인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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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앙 우선차로제가 시행되고 있으나 설정된 구역과 해제된 구역이 명확하게 표시되지 않아 운전자들의 혼란을 가중시키고 있는 것은 물론 차선 급변경으로 사고위험을
초래하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는 공항로 구간.ⓒ헤드라인제주

문제는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성난 운전자들의 잇따른 호소와 제보를 받은 <헤드라인제주>가 30일 수차례 공항로 구간을 시범 운행한 결과, 우선차로 '설정'과 '해제'의 명확한 구분이 없어 운전자들은 더욱 혼란스러워 하고 있었다.

공항 입구에서 출발해 해태동산으로 향할 경우 일반차량의 출발은 1차로를 제외한 2, 3, 4차로에서 이뤄져야 한다. 1차로는 버스와 택시, 전세버스, 긴급자동차만이 통행하도록 하고 있다.

그런데 2~4차로를 따라 직진할 경우 우선차로제 설정이 시작됐다는 최초 안내표지판은 있는 반면, 어디서부터 '해제'가 된 것인지 알 수 없도록 돼 있다.

'중앙차로 버스 전용 끝', '해제'라는 표지판은 교차로 앞에 가서야 확인할 수 있다.

시외버스터미널 방향으로 좌회전을 할 목적으로 2차로를 따라 운행을 할 경우 우선차로 구간이 끝나는 지점을 확인하지 못해 교차로의 2차로 위치에 정차할 수밖에 없다.

2차로는 직진운행만 가능하고 좌회전은 불가능한 곳이다.

이날 해태동산 안전지대에서 만난 한 운전자는 "파란색 차선은 우선차로라고 홍보를 하는 것을 들었기 때문에 당연히 파란색 차선은 침범하면 안되는 것으로 생각했다"면서 "설정을 했다고 하는데, 파란색 차선을 무시하고 넘어도 좋다는 것인지 뭔지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실제 공항로 800m구간에 우선차로 해제를 알리는 홍보 표지판도 찾아볼 수 없었다. 또 이 구간은 출퇴근시간의 아닌 경우 차량흐림이 비교적 빨라 운전자가 표지판의 내용을 확인하면서 운전하는 것도 어려운 점이 있었다.

제주도 교통부서에 확인한 결과, 1차로 진입가능 구간의 표시는 뜻밖이었다.

일반적으로 쓰는 하얀색이 아닌, 파란색 실선과 점선으로 나눠 표시했다는 것이다. 즉, 파란색 실선과 점선이 같이 있으면 '우선차로', 점선만 있는 곳은 '1차로 진입가능' 표시라는 설명이다.

우선차로가 끝나는 지점이라면 운전자들이 쉽게 확인할 수 있도록 표지판 등을 해야 하지만, 행정당국자들만 아는 내용의 표시를 했다는 것이다.

더욱이 파란색 점선과 실선으로의 구분은, 현재 가로변 우선차로제 대부분이 점선으로 표시돼 있어 '점선/실선' 구분으로 진입가능여부를 판단할 수 있다는 도정 당국의 설명은 오히려 헷갈림만 더 크게 한다.

당국의 설명대로라면 가로변 우선차로는 일반차량이 모두 진입 가능한 구역으로 오인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우선차로가 해제된 200m 지점은 해태동산 언덕을 오르는 곡선형 경사로 구간이어서 정상적 속도로 달리던 중 '해제' 표지판을 뒤늦게 확인하고 1차로로 차선을 급하게 변경하려 할 경우 사고위험도 크게 제기되고 있다.

600m라는 짧은 구간에서의 버스의 빠른 운행을 위해, 관광객 렌터카 등에 큰 위험부담을 주고 있는 셈이다.

제주도 관계자는 "아직은 대중교통체계 개편이 완성된 것이 아니라 계속 의견을 수렴하며 개선할 부분은 개선해 나갈 것"이라면서 "지금 시행하면서 나오는 불편함은 준비가 안됐다고 보면 할 수 없지만, 불편과 혼란은 어느정도 예측했던 부분이고, 해태동산 좌회전을 허용해 준 것 처럼 우리가 준비하면서 몰랐거나 예측하지 못했던 부분에 대해 개선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우선차로제의 효과를 높이기 위해서는 가로변 우선차로의 경우에도 중앙차로로 가야 한다"면서 현재 가로변으로 운용되고 우선차로 구간을 점차적으로 중앙차로로 전환하는 사업을 추진할 계획임을 밝혔다.

▲ 중앙 우선차로제 시행 예정구간인 제주여중.고 앞 도로는 공사가 장기화되면서 차량정체가 심화되고 있다.ⓒ헤드라인제주
▲ 중앙 우선차로제 시행 예정구간인 제주여중.고 앞 도로는 공사가 장기화되면서 차량정체가 심화되고 있다.ⓒ헤드라인제주
▲ 중앙 우선차로제 시행 예정구간인 제주여중.고 앞 도로는 공사가 장기화되면서 차량정체가 심화되고 있다.ⓒ헤드라인제주
▲ 중앙 우선차로제 시행 예정구간인 중앙여고 인근 도로는 공사가 장기화되면서 차량정체가 심화되고 있다.ⓒ헤드라인제주
▲ 중앙 우선차로제 시행 예정구간인 법원앞 도로는 공사가 장기화되면서 차량정체가 심화되고 있다.ⓒ헤드라인제주
한편 가로변 우선차로제가 시행되고 있는 제주시 무수천사거리~국립제주박물관까지 11.8km 구간은 차량흐름도 평소와 비슷한 편이나 일반차량의 우선차로 '끼어들기' 및 우선차로를 마치 추월차로와 같이 이용하는 얌체차량이 잇따르면서 시행취지를 무색케 하고 있다.

앞으로 단속이 이뤄지더라도, 적발된 차량들이 '우회전'을 위해 가변로에 진입했다고 주장할 경우 과태료 부과도 어려울 수 있다.

가로변 차로제의 경우 일반차량의 '우회전' 문제로 때문에 실효성을 거두기 힘들 것이란 지적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이와함께, 제주시청~아라초 구간의 중앙차로제 예정구간의 공사가 장기화되면서, 이 일대는 극심한 차량정체가 온종일 이어지고 있다. 출.퇴근 시간대에는 정체행렬이 1km 이상 늘어지면서 '교통지옥'을 방불케 한다.

오락가락 정책과 졸속 탁상행정으로 촉발된 우선차로제는 이제 폐지요구에 직면하는 심각한 상황에 놓이게 됐다. <헤드라인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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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사랑 2017-09-23 11:20:30 | 59.***.***.44
서울처럼 제주도가 8차서 10차선 도로도아닌데 무슨 중앙차로제와 우선도로랍니까.. 중앙차로제한답시고 인도를 도로화하여 성인한사람 겨우지나게 만들어서 무슨 보행자를 위한다고 합니까.지금 우선순위가 도로중앙제가 아니라 우회도로 확충이 더 시급한사항인데 보여주기 행정을 실시하는 것이 이해할수 없습니다. 버스노선도 기존노선에서 보완 확충해야지 갈아엎듯이 밀어버리는 행태는 비난합니다

ㅇㄷ 2017-09-22 10:45:27 | 117.***.***.181
지금은 말이많아도 나중엔 분명 잘했다 소리 나올겁니다 그때가선 말많던 사람들도 그세 까먹고 잘타고 다니겠죠 ㅋ 몇년만에 개편인데 당장 편할수가 있겠습니까 좀 참고 기다려봅시다 제주를 위해서 하는거지 이걸로 누구 이득준다고 일벌리겠습니까?

운전자 2017-09-05 16:08:09 | 210.***.***.253
우선차로제를 한다고 차량이 줄어드는 것도 아닌데 교통문제가 해결될지 의문이네요
오히려 차량이 더 많이 늘어나서(버스 증차) 교통체증은 더 심하지 않을까요?
한정된 공간에 차량은 더 많이 늘어 났으니...

제주도민 2017-09-01 12:40:26 | 211.***.***.44
원회룡 도지사는 지금 서울 코스프레 중!
제주에 무슨 우선차로제인가? 여기가 서울인줄 아남?ㅠ
청정제주에 공영버스는 왜 경유인가?
오락 가락 행정 하나 더 보탠다~

지나가다 2017-08-31 20:39:43 | 175.***.***.202
제2공항 빨리 추진되야 분산되서 차안막히지 제주시로 공항 부두 다모여이서노난 이모양 살기 힘든 동네 됨신게 2공항. 빨리 건설 헙써

도민 2017-08-31 08:52:06 | 211.***.***.44
윈회룡은 비정상이 분명하다.
우선차로제 시행 이후 일부구간 1-2km에서만 정체되던 곳이 이제는 제주시 중심 도로 모든 곳에서 정체가 되는 느낌이다. 제주의 차가 일주일 만에 이렇게 부러났나? 싶을 정도로 체감 정체는 심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