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만의 대중교통 개편 시행..."주말보다 월요일이 최대 고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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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년만의 대중교통 개편 시행..."주말보다 월요일이 최대 고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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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차로제' '급행노선' 등 새로운 시스템 시행
월요일 '최악의 정체' 우려...당국.업계 '초비상'
▲ 제주 대중교통 가로변 우선차로제가 시행되고 있는 제주시 신광로. ⓒ헤드라인제주
[종합] 30 여년 만에 전면적으로 개편된제주지역 대중교통체계가 주말인 26일을 기해 제주도 전역에서 일제히 시행된 가운데, 이번 주말 보다는 월요일인 27일 출.퇴근 시간대 도심지 '최악의 정체'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더 빠르고, 더 편리하고, 더 저렴한' 대중교통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한 이번 대중교통체계 개편은 △버스 우선차로제 도입 △급행버스 신설 및 노선개편 △버스요금체계 단일화 △환승할인 확대 △환승센터 및 환승정류장 개선 △버스증차 및 디자인 개선 △버스정보시스템 확충 등이 핵심이다.

◆ 제주도 전역 시내버스요금 1200원...급행노선 신설

우선 현행 동(洞) 지역과 일부 읍면지역만 운행되던 시내버스를 제주도 전역으로 확대, 단일버스 요금체계를 구축함에 따라 제주시에서 서귀포까지 1200원(교통카드 사용시 50원 할인)으로 이동할 수 있다.

환승할인 혜택도 하차태그 후 현행 30분에서 40분으로 확대됐다.

또 제주 전역을 1시간 내외 통행이 가능하도록 하기 위해 공항을 기점으로 일주도로, 평화로 및 번영로 등을 운행하는 12개 노선의 급행버스가 신설됐다.

제주도 어디에서든 급행버스를 타면 1시간 정도 소요시간으로 공항에 도착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한다는 것이다.

▲ 제주 대중교통체계 전면개편이 이뤄진 26일 시민들이 도우미들의 안내를 받아 원하는 버스노선에 탑승하고 있다. ⓒ헤드라인제주
▲ 제주 대중교통체계 전면개편이 이뤄진 26일 시민들이 개편된 버스가 원하는 목적지까지 가는지 살펴보고 있다. ⓒ헤드라인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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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주 대중교통 전면개편 시행을 하루 앞둔 25일 자치경찰이 대중교통 중앙차로제가 시범 시행중인 해태동산에서 교통지도를 하고있다. ⓒ헤드라인제주
◆ 우선차로제 본격 시행, 지정된 구간은?

버스의 정시성 확보와 빠른 운행을 위해 도입된 '우선차로제'는 지난 23일부터 시범시행된데 이어, 이날부터 본격 시행에 들어갔다.

우선차로는 중앙 대중교통우선차로와 가로변 대중교통우선차로로 구분된다.

중앙 우선차로는 제주시 광양사거리~아라초등학교까지 중앙로 2.7km구간, 제주시 7호광장~공항입구까지 공항로 0.8km 구간이다.

가로변 우선차로는 제주시 무수천사거리~국립제주박물관까지, 노형로~도령로~동서광로 11.8km구간에서 운영된다.

우선차로는 긴급자동차, 대형버스(36인승 이상), 노선버스, 전세버스(16인승 이상), 택시, 경찰서장의 신고필증을 받은 어린이통학버스, 지방경찰청장이 지정한 차량만 통행이 가능하다.

우선차로 운영시간은 중앙 우선차로의 경우 연중 24시간 지속적으로 운영된다. 다만, 한전주 이설작업이 늦어지는 관계로 중앙차로제 중앙로 구간의 개통시기가 10월말로 연기됐다.

가로변 대중교통우선차로는 평일(토.일.공휴일 제외) 오전 7시부터 9시까지, 오후 4시30분부터 7시30분까지 피크타임에만 시간제로 적용된다.

일반 차량은 우선차로를 제외한 나머지 차로를 이용해야 한다. 이를 위반하면 10만원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제주자치도는 버스가 797대 투입돼 배차시간이 단축됐고, 우선차로제 시행으로 버스 운행속도는 중앙차로의 경우 기존 시속 13.1km에서 23.7km로 상승하고, 가로변차로는 13.9km에서 18.3km로 향상될 것으로 분석됐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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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6일 제주도 대중교통체계 개편이 이뤄졌지만 버스 승강장 공사가 마무리되지 않아 적용이 연기된 중앙여자고등학교 앞 구간. ⓒ헤드라인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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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6일 제주도 대중교통체계 개편이 이뤄졌지만 버스 승강장 공사가 마무리되지 않아 적용이 연기된 아라중학교 앞 구간. 버스가 일반 차선과 같은 차선에 다니면서 혼잡을 더하고 있다. ⓒ헤드라인제주
◆ 무료 와이파이, 버스 디자인 새 단장...관광도우미 탑승

버스 내에서 편리하게 인터넷을 이용할 수 있는 무료 와이파이 시스템이 구축됐다.

또 이용자들이 버스 색깔만 보더라도 노선을 인지할 수 있도록 버스 디자인도 확 바뀌었다.

급행버스는 빨간색, 간선버스 파란색, 지선버스 녹색, 관광지순환버스 노란색으로 버스 기능별로 디자인과 색상이 통일됐다.

번호체계도 운행 지역별로 통일된 번호를 부여함으로써 색상과 번호만으로도 쉽게 구분할 수 있다.

동.서부 지역의 관광지 순환버스가 신설되고 이 버스에는 교통관광도우미가 상시 탑승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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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대중교통체계 전면개편이 이뤄진 26일 한 시민이 개편된 버스에 원하는 목적지까지 가는지 물어보고 있다. ⓒ헤드라인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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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대중교통체계 전면개편이 이뤄진 26일버스 정류장에 부착된 노선표. ⓒ헤드라인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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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6일 제주도 대중교통체계 개편이 이뤄진 가운데, 도우미가 버스노선을 설명하고 있다. ⓒ헤드라인제주

◆ 원희룡 지사 담화, "도민 참여와 협력이 성공 열쇠"

원희룡 제주도지사는 시행 첫날인 26일 담화를 통해 "시행초기 도민 불편 최소화에 도정역량을 집중하겠다"면서 도민들의 적극적인 참여와 협조를 호소했다.

원 지사는 "대중교통 체계 개편은 지속가능한 제주, 보편적 복지가 구현되는 제주를 위해서 반드시 가야할 길"이라며 "또한 대중교통은 기본적인 인프라이자, 대중교통 체계 개편은 보편적인 복지 실현을 위한 도전"이라고 강조했다.

또 "도시발전의 중심을 승용차가 아니라 대중교통, 보행자, 교통약자로 전환하는 출발점"이라며 "어르신 등 교통약자 10만여명이 무료로 이용할 수 있어 시민의 교통권 확대를 넘어 자유로운 이동권 보장이라는 교통복지의 지평이 확대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특히 대중교통 활성화는 승용차 통행량 감소로 이어져 어르신·어린이·장애인 등 교통약자의 교통사고 인명피해도 크게 줄일 수 있다"면서 "대중교통 체계 개편은 인구와 관광객 증가에 따른 교통체증과 주차난을 해결하기 위한 생산적 투자"라고 했다.

원 지사는 "자동차 증가와 맞물려 제주지역 교통혼잡으로 발생하는 사회적 비용은 2010년 1400억 원에서 2016년 5000억 원을 넘어섰다"면서 "교통난 해결을 위한 도로 확장과 유지·관리, 주차공간 확대 등을 감안하면 총 사회적 비용은 1조원 대에 육박할 것이라는 전망도 있는데, 더욱이 도로가 사회 인프라이자, 공적 영역인 점을 감안하며 교통정책은 승용차가 아니라 대량 운송수단인 대중교통이 최우선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대중교통 체계 개편은 지속 가능한 도시를 위한 새로운 여정으로, 우리의 삶터를 실핏줄처럼 연결하는 대중교통은 고밀도 도시를 가능하게 하여 이웃과 이웃, 지역과 지역을 잇는 공동체 회복의 가교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저비용으로 대량수송이 가능함에 따라 승용차 통행 감소에 따른 에너지 사용량과 대기오염을 획기적으로 감축시켜 사회적 비용을 최소화할 수 있다"고 이번 대중교통체계 전면개편의 불가피성 및 당위성을 역설했다.

원 지사는 그러면서도, "하지만 30년 동안 익숙해 있던 대중교통 체계가 혁신적으로 개편되는 만큼 시행 초기에 어느 정도 도민 불편이 예상되고 있다"면서 "제주도정은 대중교통 체계개편의 조기 안정화를 위한 관련 계획을 대중교통 전면 개편 시행과 함께 강력하게 추진하고, 도민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도정역량을 집중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 비상체제 돌입...'종합상황실', '모니터링단' '불편신고센터' 가동

그러나 빠르고, 편리한 이용을 목표로 한 대중교통체계는 시행초기 혼란과 불편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공직내부는 물론이고, 버스업계 등은 크게 긴장하고 있다.

제주도는 26일부터 종합상황실을 설치해 운수업계와 비상근무체계에 돌입했다고 밝혔다.

비상근무는 9월11일까지 토.일요일을 포함해 매일 오전 7시부터 오후 9시까지 이뤄진다.

운송업체별 노선담당자를 종합상황실에 상주 근무케 해 노선과 시간표 문의전화에 적극적으로 대응해 나간다는 방침이라고 밝혔다.

또 전문 상담사들로 구성된 제주 120콜센터에서도 노선 및 시간표 문의에 대한 안내는 물론 현재 위치에서 최단거리로 이동할 수 있는 노선 등을 검색해 알리는 서비스를 함께 제공한다.

이를 위해 120콜센터 상담요원들을 대상으로 대중교통 체계개편 내용과 '빠른 길 찾기 검색서비스'에 대한 교육을 실시했다고 밝혔다.

버스노선 정보를 안내하고 대중교통 불편 신고를 전담할 '불편신고센터'(신고전화 710-7777)를 비상체제로 운영한다고 밝혔다.

불편신고센터에서는 버스노선정보를 제공함과 동시에 △변경되는 요금체계 △노선불편사항 △운전기사 불친절사항 △버스정보시스템 오작동 등 대중교통 체계개편에 따른 모든 불편사항을 수렴하고 즉시적으로 처리해 나갈 계획이다.

인터넷과 방문 민원에도 적극 대응할 수 있도록 인력을 배치했다고 밝혔다.

이와함께 확정된 버스노선 및 시간표에 대한 홍보도 강화하고 있다.

제주도 홈페이지를 통해 공지가 이뤄지고 있으나 도민들에 대한 홍보는 여전히 부족한 상황임에 따라 '노선도'를 읍.면.동 및 300세대 이상 아파트 관리실을 통해 주민들에게 보급하는 한편, 학생용 포켓북도 제작해 각급 학교로 배포하고 있다.

정류소별로는 노선안내도우미가 배치된다고 밝혔다.

29일까지 매일 600여명의 도우미가  개편 노선 안내, 홍보물 배부, 이용객 불편 사항 수렴 등 도민불편 최소화에 나선다. 제주자치도는 관광객들이 집중적으로 이용하는 공항 급행버스는 조속한 안정과 이용 서비스의 질적 향상을 위해 올해 연말까지 도우미 배치를 연장한다는 방침이다.

많은 혼란이 예상되는 우선차로에는 교통관리원이 집중 배치된다. 교통관리원은 무단횡단방지, 정류소 위치안내, 가로변차로 구간 불법 주·정차 계도 등의 활동을 수행하게 된다.

또 대중교통체계 개편내용에 대한 여론수렴과 노선운영의 문제점 등을 파악하기 위해 1200명에 이르는 도민 모니터링단과 100여명의 공무원 모니터링단을 구성해 운영에 들어갔다. 모니터링단은 10일 동안 149개 모든 노선에 직접 탑승해서 현장의 불편사항을  점검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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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버스정류장에 배치된 도우미가 시민에게 버스노선을 안내하고 있다. ⓒ헤드라인제주
◆ 월요일부터가 문제...극심한 정체, 혼란 우려

그런데 이번 대중교통체계의 전면적 개편에 따라 시행초기 시민들의 큰 불편과 혼란이 우려되고 있다.

간선과 지선 노선의 전면적 개편에다 '우선차로제' 및 '급행노선' 신설 도입 등 기존 운행체계와는 전혀 다른 체계임에도, 노선의 최종 확정이 늦어졌고 이의 홍보도 극히 부족한데다 시범적 시행기간도 충분히 거치지 않은 상황이기 때문이다.

다행스러운 점은 시행일이 주말이라는 점.

주말과 일요일인 27일까지는 새롭게 바뀐 운행 노선 및 시간표에 따른 혼란과 불편은 나타날 수 있으나, 우선차로제에 따른 도심지의 극심한 정체현상은 나타날 가능성은 적은 것으로 예상된다.

문제는 학생들의 통학과 직장인들의 출근이 이뤄지는 월요일인 28일부터다.

대중교통시스템이 개편되기 이전에도 가뜩이나 출.퇴근 시간대 제주시내 도로는 차량병목현상이 심했는데, 이번 개편으로 일반 차선의 정체현상은 오히려 크게 심화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시행 첫날은 큰 문제 없이 넘긴다 하더라도 월요일인 28일부터는 제주시내 주요 도로가 심각한 정체에 직면할 수도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또 이번 개편안의 성공여부는 결국 기존 자가용 운전자들을 대중교통 이용으로 끌어들일 수 있느냐가 최대 관건으로 꼽히고 있다.

또 기존 자가용 운전자들을 대중교통 이용으로 끌어들인다 하더라도, 출.퇴근 시간대 버스에서 수용할 수 있는 총량이 어느 정도가 될지에 대한 정확한 추산도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자칫 '만원 버스' '콩나물 버스' 상황이 나타날 경우 다시 자가용으로 발길을 돌리게 하는 역효과로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많은 우려와 불안함 속에 시행되는 대중교통체계 개편시스템.

초기 혼선과 불편이 뻔히 예견되는 상황에서, 문제는 이를 얼마나 최소화시킬 수 있느냐가 정책 성패의 관건으로 꼽히고 있다. <헤드라인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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