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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담사에 마음을 연 아이, 문제행동 대신 '긍정 마인드'로

[혼디거념팀이 뛴다] (5) 학생상담사의 마음건강 상담
"아이와 라포 형성, 변화모습 가슴 뭉쿨"

원성심 기자 headlinejeju@headlinejeju.co.kr      승인 2017.08.15 09:47:00     

2016년 초, 00초등학교에 다니는 A학생의 부모가 제주도교육청 학생건강증진센터(이하 센터)로 상담을 의뢰해 왔다. 자녀의 행동에서 보이는 두가지 문제점 때문이었다.

하나는 친구들에게 놀림을 당하거나 친구와 갈등상황이 발생하면 비합리적인 행동으로 자신의 의사를 표현하는 문제이고, 다른 하나는 학습에 어려움이 있어서 학급에서 많이 위축돼 있다는 내용이었다.

A학생의 부모는 상담 의뢰 몇달 전에 학생건강증진센터 정신건강 전문의와 기초상담을 한 터였다. 지속적 상담이 필요하다는 소견과, 때마침 학생상담사의 안내전화로 정식 상담 접수를 하게 된 것이었다.

이 학생의 상담은 일선 초등학교 Wee클래스 등에서 근무하며 집단.개인 상담, 또래 상담교육, 교사 자문 등의 역할을 해 오다가 지난해 학생건강증진센터로 발령받은 B 학생상담사에게로 연결됐다.

그러고 얼마 후, A학생과의 첫 만남이 이뤄졌다. 약속된 시간에 학교에 도착한 B상담사는 담임 선생님을 잠깐 뵌 후 A학생을 만나 첫 상담을 진행했다.

단정한 옷차림의 아이는 웃는 얼굴로 말을 하였고, 자신의 문제를 알고 있었으며 자신의 장점도 적절하게 표현했다.

아이와의 상담 후에는, 부모와도 첫 면담을 가졌다. 다행인 것은 아이의 문제행동을 개선하기 위해 주변에 아이를 지원해줄 수있는 자원이 많이 있다고 보여졌고, 특히 부모가 A학생의 회복을 위해 적극적으로 도움을 주고자 하는 열의를 갖고 있었다.

그렇게 상담은 시작됐다. B상담사는 효과적인 상담을 위해서 센터의 정신과 전문의의 사례회의를 통해서 슈퍼비젼을 받았다.

슈퍼비전은 서비스를 효과적이고 효율적으로 전달하기 위해 지식과 기술을 잘 사용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활동을 말한다.

B상담사의 전문의 슈퍼비전은 아이를 상담할 때 사례를 구조화하고 아이를 만난후 문제행동을 관찰하고 종합의견을 전문의와 사례를 공유하기 위함이다. 일종의 사례회의를 거쳐 어떻게 좋은 방향을 잡을지를 고민하고 설계하는 단계로, 상담과정에서 꼭 필요한 과정이라 할 수 있다.

▲ 사진은 지난해 5월26일 도교육청 대강당에서 학생건강증진센터 소속 조성진 전문의가 강사로 나서 상담업무 담당자를 대상으로 정신건강 연수를 하고 있는 모습 ⓒ헤드라인제주

그렇게 하여 상담은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전체적으로는 4개월간 15회기에 걸쳐 진행됐다. 보통 방과 후 40분정도 이뤄졌다. 만남과 대화를 통해 둘 사이에 라포(rapport)가 점차 형성되어 갔다. 상호 신뢰관계를 의미하는 심리학 용어인 라포는 서로 마음이 통한다든지, 또는 어떤 일이라도 터놓고 말할 수 있거나 하는 등의 상호 관계를 말한다.

A는 자신이 갖고 있는 강점과 취약한 부분들에 대해 이야기를 해 나갔다.

B상담사는 A학생이 합리적으로 생각하고 행동할 수 있도록 안내했다. 강점은 더욱 부각 시키며 자신감을 갖도록 했다.

개선했으면 하는 등의 내용이 있으면 아이와 먼저 상의를 했고, 동의를 받았다. 문제행동이 하나씩 사라지거나, 긍정적 행동으로 변화가 보일 때는 아이에게 아낌없는 격려를 보냈다.

긍정적으로 변화하는 내용에 대해서는 아이의 동의를 얻어 부모에게도 전달했다. 아이는 상담시간에 잘 참여했다.

물론 15회기에 걸친 상담 진행과정에서 가끔 퇴행하는 모습이나 저항하는 모습도 보였지만, 중요한 것은 아이가 변화하고 있었다는 사실이었다.

아이의 변화에는 부모와 가족의 든든한 지원, 학교 내에서 담임 선생님의 도움 등이 복합적으로 어우러져 나타나고 있었다. 그러자 반 아이들이 A를 대하는 태도도 달라졌다. 학급 내에서도 서서히 좋은 쪽의 긍정적 변화가 나타나기 시작한 것이다.

이 사례는 올해 1월 열린 학생건강증진센터 '2016 운영 평가 보고회'에서 학생상담사의 마음건강 지원 사례로 소개되기도 했다.

최근 <헤드라인제주>와 인터뷰를 가진 해당 B상담사는 "A의 상담사례는 아이 뿐만 아니라 부모님도 긍정적으로 변화되었던 상담이었다"고 피력했다.

그는 "A의 경우 상담을 받기 이전까지는 문제행동이 나타났지만, 정서적.인지적.행동적으로 어려웠던 문제들이 상담을 통해 개입이 되었고, 상담진행과 부모.담임교사 등과 같은 주변 인적 자원의 충분한 활용으로 인해 효과적인 도움이 이뤄졌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 사례는 아동이 상담을 통해서 조금씩 긍정적인 자신의 모습을 찾아가면서 변화 되어가는 모습을 볼 수 있었던 사례라고 할 수 있다"면서 "오늘도 이 아동이 변화하는 모습을 보면 가슴이 뭉클하다"고 말했다. <헤드라인제주>

*이 글의 인터뷰 대상자는 제주도교육청 학생건강증진센터 소속 학생상담사로, 당사자의 요청 및 상담 학생 보호 강화 차원에서 인터뷰 대상자 및 학교명 등은 익명으로 처리되었음을 알려드립니다.

다음은 마음건강 상담과 관련한 B 상담사와의 추가적 질의응답 요지.

◇ 학생건강증진센터에서 어떤 역할을 맡고 있나.

- 센터에서의 역할은 상담이 필요한 아이들에게 찾아가서 아이에게 맞는 상담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다. 아동의 문제 행동 때문에 가려져서 아직 표출되지 않은 장점을 찾거나 또는 그 외의 방법으로 아동이 회복될 수 있도록 아동과 함께 방법을 찾아가는 것이 상담이라고 생각한다.

◇ 상담은 어떻게 진행되나.

- 보통 4개월, 15회기 운영된다. 방과후 40분정도 상담을 한다. 사전에 시간을 고지한다. 당시에는 하루에 평균 3명정도 진행했다. 작년에는 4명의 학생상담사가 Wee클래스가 없는 학교 80개교를 방문했다. 1명당 20개교를 맡게되는 셈이다. 이 중 학교에서 센터로 의뢰해온 학생을 대상으로 상담하게 된다.

◇ 상담 프로그램의 내용은.

- 프로그램이라기보다는 상담의뢰서가 접수되면 초기 면접을 한다. 아동을 만나고 담임교사를 만나고 부모를 만나 면담한다. 초등생의 경우에는 전문의와 상담사가 동시에 방문하고, 중.고교는 학생상담사만 방문한다.

문제행동에 대한 호소문제를 듣고 어떻게 상담을 진행할지 '구조화'를 한다. 시간과 요일 등을 정해서 학교로 방문해 상담이 이뤄진다.

◇ 학생건강증진센터 상담 진행절차에 설명해달라.

- 센터에서의 상담은 학교에서 심층평가를 통한 의뢰와, 센터로 별도로 접수되는 의뢰 2가지 형태가 있다.

일반적 상담의뢰 순서는 학생정서행동특성검사를 교육부에서 매년 하는데, 질문지 형식으로 되어 있는 검사서이다. 1~4학년은 학부모가, 중학생(1학년)과 고교생(1학년)은 본인이 체크해서 특정 점수를 기준으로 1차 선별하고, 위클래스 상담사 또는 학생상담교사가 선별된 학생을 다시 검사한다.

선별된 학생은 학생정서행동특성검사 관심군 학생으로 분류되며 센터에 최종 의뢰돼 센터에서 2차 심층평가를 한다. 초등은 전문의와 학생상상담사, 중.고교는 Wee센터 상담사나 학생상담사가 현장방문해서 상담을 하게 된다. 상담 후 병의원 연계, 치료비 지원(저소득층이거나 꼭 치료비가 필요할 때 연 50만원(1인당), 자살을 시도했거나 입원은 300만원 지원) 등도 이뤄진다.

◇ 상담은 언제 종료되는 것인가.

- 정신건강 전문의 피드백을 받으면서, 주 호소문제가 해결되는 시점이 종료시점이다. 통상 15회기로 진행되는데, 경우에 따라서는 1년간 진행되는 경우도 있다. 주 호소문제의 해결은 비합리적인 모습이 바뀌어야 함을 말한다. 가령 팔을 깨물던 아이가 상담을 진행한 후 팔을 깨물지 않는 행동을 하게 되는 시점이라 할 수 있다. 

사후 관리는 상담 종료후 일정시점이 지난후 해당 상담사가 다시 전화를 걸어서 상황을 물어본다. 상담이 끝났지만 다시 어떠한 이유로 또 안좋아 질 수도 있다. 그럼 다시 센터에 의뢰하면 상담을 받을 수 있다.

◇ 상담활동 속에서 아쉬운 점은.

- 라포(관계)가 형성됐는데 상담 종료 후 아이들과의 헤어짐은 언제나 섭섭하고 아쉽다.

또 프로그램 측면에서는 상담과정에서 새로운 문제가 노출될 때가 있는데 이런 경우 새롭게 돌출된 문제까지 돌보기는 어려운 점이 존재한다. 예를들어 "물주세요 하다가 갑자기 볼펜 없어요" 하는 식이다. 그럼 "물주세요"를 잊어버릴 때가 있다. 물론 그 새로운 문제에 대해 별도로 센터에 의뢰해서 다시 상담을 하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저 같은 경우에는) 일단 처음 의뢰한 호소문제를 먼저 해결하는데 집중을 하는 편이다.

◇ 마지막으로 덧붙일 내용이 있다면.

- 학생상담사도 힐링프로그램이 있었으면 좋겠다. '양질의 상담'을 지원하려면 상담사도 힐링이 필요하다. 에너지가 많이 소진된다. 상담을 하다보면 '감정의 역전이'가 생기기 때문에 힐링을 통한 에너지를 충전할 필요성을 느낀다. 말하자면 '상담사 슈퍼비전'이 필요한 것 같다. 센터 소속 전문의를 통한 상담사 정신건강 연수가 연 4~5회정도 운영되고는 있으나 2%(웃음)가 부족한 것 같아 아쉽다.

그리고, 제주에서도 학생상담사를 전문상담사로 전환했으면 한다. 타 시도 교육청 Wee센터의 경우 전문상담사(가급)로 채용된다. 학생상담사(나급)로의 채용은 제주교육청이 유일하다. 전남교육청의 경우 나급 전문상담사이지만, 빠르면 올해 하반기, 늦으면 내년 상반기에 가급 전문상담사로 상향조정 된다고 들었다. 제주에서도 전문상담사 체제로 전환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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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성심 기자 headlinejeju@headlineje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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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개의 의견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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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 2017-08-17 10:28:14    
기사를 읽다보니 저까지 가슴이 뭉클해집니다. 상담을 한다는 것은 내담자와 사랑에 빠지는 일이라고 배웠고, 각각의 학교 현장에서 그 사랑을 열심히 실천하고자 하는 것이 우리 학생상담사들입니다. 제주도교육청과 교섭이 잘 진행되서 최저시급 수준인 전국 꼴등 처우만이라도 개선이 되어 학생상담사들의 열악한 근무여건이 조금이라도 나아지길 기대해 봅니다.
59.***.***.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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