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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 자람 프로그램' 6개월, "우리 아이 달라졌어요"

[혼디거념팀이 뛴다] (4) '학습부진' 개선 학생상담사 활동사례
"중반부 이후 눈에 띄는 변화...연결 프로그램 필요"

원성심 기자 headlinejeju@headlinejeju.co.kr      승인 2017.08.13 08:14:00     

제주도교육청 학생건강증진센터 내에 꾸려진 '혼디거념팀'은 전문의, 임상심리전문가, 학생상담사들이 팀을 짜서 정서행동 문제를 지닌 다양한 형태의 위기학생을 통합적으로 지원하는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자살관련이나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ADHD), 중독 관련, 학교폭력이나 가정폭력의 피해사례, 학업중단 등 뿐만 아니라 '학습부진'도 중점 관리대상의 유형이다.

올해 1월 열린 '학생건강증진센터 2016 운영.평가 보고회'에서는 혼디거념팀 소속의 한 학생상담사가 학습부진 학생을 지도할 수 있도록 설계된 교육도구인 '생각 자람 프로그램'의 운영성과를 발표해 관심을 끌었다.

서귀포시지역에서 초, 중학교에서 근무하다가 지난해 3월 학생건강증진센터 소속으로 발령받은 이 학생상담사는 2016년 2학기 동안 제주시내 00초등학교에서 이 프로그램을 진행한 결과 여러가지 의미있는 성과들을 실증적으로 확인할 수 있었다고 했다.

'생각 자람'은 학습부진을 겪는 학생들을 대상으로 주의력, 계획능력, 행동조절능력 등 인지능력을 향상시켜 학습의 효율성을 극대화시키기 위한 목적으로 개발된 프로그램이다.

이 프로그램 실시를 위해 지난해 참여학생 선별 작업이 진행됐다.

7월 교사들의 설문지 보고를 통해 참가자를 1차 선별한 후, 임상심리전문가와 학생상담사가 학교를 방문해 1차 선별된 학생들을 직접 만나 주의력 검사와 인지능력 검사 등으로 심층 평가해 교육대상을 최종 선별했다. 이 모든 과정은 학부모의 사전 동의 하에 진행됐다.

최종적으로 학년을 고려해 한 집단 당 최대 4명씩의 참가자가 결정됐다.

참가자들은 주의력 검사에서 대부분 주의력이 부족하거나 주의집중에 어려움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인지능력 검사에서도 기초학습과 학년 수준의 교육목표에 맞는 학년 수준을 따라가기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이들을 대상으로 한 프로그램은 총 24회기에 걸쳐 진행됐다. 각 회기 마다 전반부(40분)와 후반부(40분)으로 나눠 진행됐다. 전반부는 시각 주의력, 청각 주의력, 사고력, 계획 능력, 행동 조절 능력 향상을 목표로 여러 가지 게임 형식의 방식이었다.

후반부는 '읽으멍 쓰멍'이라는 부제가 붙은 부분으로 읽기와 쓰기 능력 향상을 목표로 구성되어 있는데 회기마다 6개의 단어를 제시하고 그 중 3~4개의 단어를 선택해 문법과 철자 오류 수정을 목적으로 하는 글짓기를 하게 된다.

혼디거념팀의 이 학생상담사는 "큰 틀에서는 짜여진 프로그램 순으로 진행하지만 각 학생에 맞게 개별적으로 '맞춤형'으로 운영됐다. 때문에 효율적 운영을 위해서는 한 팀당 많은 학생을 배정하지 못한다 "고 설명했다.

또 프로그램을 진행하는데 있어서도 몇가지 원칙적 운영수칙이 있었다.

예를들면, 매 회기 시작할 때마다 왜 이 프로그램을 하는지 설명하였고, 활동 할 때마다 아이들이 주의를 기울이도록 격려를 했다. 성공적으로 수행을 완수할 경우 모두에게 알리고 칭찬의 박수를 치도록 했다.

또한 아이들이 목표하는 과제를 수행할 때마다 칭찬하고 강화하기 위해 보상으로 칭찬 스티커를 주었다. 그러한 것들이 아이들에게는 강한 동기를 부여한 것 같았다.

그는 24회기 중 첫 회기가 가장 힘들었다고 했다. 참여한 아이들 또한 처음 접해보는 이 프로그램에 대한 어색함 등으로 적응하기에는 좀더 시간이 필요했다.

첫 시간에 '규칙 정하기'와 '나를 소개합니다'를 진행할 때, 아이들은 뭐라고 써야 할지를 몰라 한 참을 멍하니 있기도 하고, 쓰기는 했지만 두 줄 이상 쓰기 힘들어 했다.

잠시도 그대로 있는 것을 참지 못하고 자리에서 일어나거나 몸을 이리저리 배배꼬기도 했다. A학생은 스티커를 붙일 보드판을 만지다가 파손시키기도 하고, 스티커를 전부 달라면서 떼를 쓰기도 하다가 안 된다고 하자 화가 나 던져 버리기도 했다고 했다.

학생상담사 또한 당혹스럽고, 고민도 깊어질 수밖에 없었다.

학생상담사는 "이러한 아이들을 보면서 험난한 시간이 되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면서 "프로그램을 시작하면서 과연 24번의 회기로 아이들이 얼마만큼 변할까하는 걱정이 먼저 앞섰다"고 당시를 회고했다.

소란스러운 아이들을 다독거리며 진정시키고 두 번째 회기인 청각 주의력 향상을 위한 '악기소리 듣기'를 시작했다. '악기 소리듣기'는 여러 가지 악기 소리를 주의를 기울여 듣고 특정한 악기 음이 몇 번 들리는지 알아맞히는 게임이다.

"아이들은 낯선 프로그램을 접하면서 자신을 드러내는 것을 걱정하고 피하는 듯 했어요. 이 게임을 잘 하지 못 하면 친구들로부터 놀림을 받지나 않을까하는 걱정을 하는 것 같았죠."

그러나 연습 게임을 하면서 자신감이 붙었는지 표정들은 점차 밝아졌다. 그 중에서도 악기소리 듣기를 성공적으로 수행한 아이들은 뿌듯한 표정을 지었다.

이 상담사는 "성공적으로 수행하지 못한 아이들에게도 다음에는 더 잘 할 수 있다는 격려를 해줬다"면서 "무엇이든 처음 시작을 어떻게 하느냐가 중요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피력했다.

그러면서 학생 한명 한명에 대한 행동관찰 및 프로그램 참여 효과에 대해 설명했다.

먼저 초등학교 저학년인 A학생은 이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과정에서 문제행동들이 차츰 줄어드는 추이를 보였다고 했다.

"A학생의 특징은 지시 안따르고 하고 싶은 대로 한다. 눕고 싶으면 누워 버리고, 의자 발로 차 버리고, 물어버리기도 하고, 꼬집기도 하고 하는 것이었다."

초반부에는 개별행동으로 프로그램 진행을 하는데 방해하는 행동을 자주 했는데, 그러던 것이 7~8회기쯤 진행되자 제어가 가능해졌다고 한다.

강제규제를 통해 억지로 학습활동에 참여하게 하기보다는 학습활동을 관찰하게 하면서 자신의 행동을 인지하도록 하는 방법을 많이 사용했다고 했다.

긍정적 행동을 보일 때마다 칭찬스티커를 주는 것도 효과가 있었다.

학생상담사는 "문제행동에 대한 지나친 제지와 개입 보다는 집단원들이 프로그램에 집중하는 것을 관찰하게 하고 자신의 행동에 대해 질문을 하게 하면서 자신의 행동이 다른 집단원들에게 방해가 된다는 것을 인식하게 했다"면서 "그러자 A학생이 중반부를 지나면서 그러한 문제행동들이 차츰 감소했다"고 말했다.

B학생의 최초 문제행동 특징은 학년에 맞지않게 맞춤법 구사가 어눌하고, 수업시간 지시에 안 따르고 과제를 하지 않는 등의 태도를 보였다.

"B는 자기가 이 프로그램에 참가하는 것이 공부를 못해서라는 생각을 가진 듯 했다. 그래서 프로그램 설명을 듣지 않으려고 했고, 다른 아이들이 잡담을 할 때도 과도하게 화를 내며 시비를 걸기도 했다. 게임에 참여하는 것도 소극적이었다."

그러던 이 학생이 초반 프로그램을 진행하면서 몰라보게 달라졌다고 한다.

성공적으로 목표 과제를 수행하게 되자 자신감이 생겨 어느새 가장 적극적인 참여자가 되었고, 제시되는 색깔에 맞춰 블록을 쌓는 '벽돌쌓기'를 할 때는 바로 쌓기나 거꾸로 쌓기 할 때 지시어에 따라 정확히 쌓는 등 다른 학생들에 비해 수행능력이 높게 평가됐다.

중반부를 지나 후반부에 들어서는 참여한 아이들에서 읽기와 쓰기, 문장의 길이와 표현에서도 매우 큰 변화가 일어났다고 했다.

"C학생은 고학년임에도 불구하고 '우유을', ‘감자을'처럼 '~을', '~를'을 적절히 사용하지 못했고, 연결어를 '그래서' 하나만 사용하거나 필요한 단어와 문장을 쓰지 못해 전체적인 맥락을 이해하기 어려워 했었다. 하지만 후반부에 들어서 '~을', '~를'을 정확히 구분해 사용했고 접속어와 연결어의 사용이 다양해졌다."

또 다른 고학년인 D학생에서도 많은 변화가 나타났다.

이 상담사는 "D학생은 초반부에는 '원숭이가 걸어가고 있었는데 땅에 밥이 떨어져 있어서 원숭이는 밥을 먹고 바다로 가서 어항을 봤습니다' 처럼 매끄럽지 않은 내용과 2~3줄에 그쳤었다"면서 "그러던 것이 중반 부에 접어들면서 글짓기가 한 페이지를 가득 채울 뿐만 아니라 시적인 표현을 사용하는 등 자신의 생각을 다양한 형식과 표현으로 나타냈다"고 말했다.

그는 "전체 회기를 마칠 때 쯤 아이들은 프로그램이 종료되는 것에 대해 무척 아쉬워 했다"고 말했다. 이 프로그램의 성과와 관련해서는 "아이들에게 고기를 잡아다 주기 보다는 고기 잡는 법을 가르쳐 준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 교육 프로그램은 함께 어울리지 못하거나 집중하지 못하고 애들이 다른 생각을 할 때마다 캐치해 집중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라며 "제가 센터로 발령받고 맡았던 첫 아이들이어서인지, 모두 애착이 갔는데, 모두들 유형이 다르고 그에 따라 개선되는 모습도 다 달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조금씩 변화 해가는 과정이 확인될 때 많은 보람을 느꼈다고 했다.

그는 "6개월 프로그램은 짧은감이 있다. 프로그램이 끝났어도 일상생활을 잘 적응할수 있도록 부모와 가족, 교사가 배려와 칭찬, 환경적 자극이 지속되어야 한다"며 "특히 생각자람 프로그램은 공개용으로 매뉴얼화 되었기 때문에 가정에서, 학교에서 적절한 활용이 이어졌으면 한다"고 피력했다.

또 "해당 상담사가 사후관리를 할 수 있도록 하는 연결 프로그램이 아직 없다"면서 "ADHD인 경우 교육효과를 보려면 2년정도 지속적 교육이 필요하다. 이러한 이유로 연단위로 진행되는 프로그램이 이어졌으면 하는 바람이다"고 말했다. <헤드라인제주>

*이 글의 인터뷰 대상자는 '생각 자람 프로그램'을 진행했던 제주도교육청 학생건강증진센터 소속 학생상담사로, 당사자의 요청 및 프로그램 참여학생 보호 강화 차원에서 인터뷰 대상자 및 학교명 등은 익명으로 처리되었음을 알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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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성심 기자 headlinejeju@headlineje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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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개의 의견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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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 2017-08-17 10:18:34    
이런 것이 바로 통합 솔루션이죠. 소아청소년 정신건강전문의가 진단하고, 임상심리사가 꼼꼼하게 검사하고, 사회복지사가 지원하고, 전문상담사가 지속적으로 상담하며 조금씩 아이로 하여금 다시 희망을 만나게 해주는 일. 어느 한 쪽도 빠짐없이 하나의 시스템으로 움직일 때 우리 아이들에게 가장 따뜻한 돌봄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믿습니다. 앞으로도 가장 가까이에서 학생들의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주세요^^
59.***.***.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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