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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심 알맹이는 쏙 빼고'...6단계 제도개선, 또 '한계' 직면

정부, 6단계 제도개선안 의결 의미와 과제
90건 중 42건만 '수용'..재정특례 줄줄이 배척

윤철수.홍창빈 기자 headlinejeju@headlinejeju.co.kr      승인 2017.08.04 16:5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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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일 이낙연 국무총리 주재로 제32차 제주특별자치도 지원위원회 회의가 열리고 있다. ⓒ헤드라인제주
정부가 4일 '제주특별자치도 설치 및 국제자유도시조성을 위한 특별법' 개정입법의 핵심내용이 될 제주특별자치도 6단계 제도개선안을 심사해 의결한 가운데, 이의 평가도 엇갈리고 있다.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이낙연 국무총리 주재로 열린 제32차 제주특별자치도 지원위원회는 문재인 정부 출범 후 처음 개최된 회의라는 점에서 제주사회의 주목도는 컸다.

특히 헌법 개정이 추진되는 것과 맞물려, 연방제에 준하는 지방분권을 통해 명실상부한 제주특별자치도 완성을 위한 방안에 대한 국무총리실의 첫 공식적 논의 자리가 마련됐다는 점은 의미가 크게 다가왔다.

회의에서는 제6단계 제도개선안 심의를 비롯해 제주특별자치도 완성 추진방안 보고, 제주특별자치도 2016년도 성과평가 결과 보고 등 3건의 안건이 상정돼 처리됐다.

의결된 6단계 제도개선의 주요내용을 보면 우선 제주특별법 제1조 목적 부분의 변경이 이뤄졌다.

'국제적 기준의 적용 등을 통하여 국제자유도시를 조성함으로써 국가발전에 이바지함을 목적으로 한다'고 돼 있는 현행 제1조의 목적 내용에 '친환경적 도시'를 명시하기로 결정했다.

즉, '(중략) 국제적 기준 등이 적용되는 환경친화적인 국제자유도시를 조성함으로써 도민의 복리증진과 국가발전에 이바지함을 목적으로 한다'로 바꾸기로 한 것이다.

또 제주의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해 제주 미래비전의 핵심가치인 '청정과 공존'의 내용도 법률에 명시키로 했다.

투자진흥지구의 지정.해제에 대한 엄격한 관리, 행정시 위원회 설치 특례, 골프장입장 요금 심의위원회 설치, 문화예술의 섬 조성 특례 등도 이번 개정법률에 포함시키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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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일 이낙연 국무총리 주재로 제32차 제주특별자치도 지원위원회 회의가 열리고 있다. ⓒ헤드라인제주

그러나 이날 정부 입법안으로 반영키로 '수용'된 제도개선 과제목록은 전체적으로 42건에 머무르고 있다. 당초 제주도가 도의회 동의절차를 거쳐 제출된 90건 중 절반도 안되는 수준인 셈이다. 48건은 '불수용' 처리됐다.

특히 각각의 내용을 보면 '반타작' 수준이 아니라, 핵심적 내용, 특히 재정특례와 같은 분야의 내용이나 제주도에 힘을 실어줄 수 있는 '실제적 권한' 부여 등의 특례는 쏙 빠진 것으로 확인됐다.

연방제 수준의 고도의 자치분권 약속이란 '희망' 속에서도, 실제 제도개선의 내용은 또다시 한계에 직면한 것이다.

의결된 내용을 살펴보면 재정분야와 관련해서는, '지역발전특별회계 제주계정' 내에 중앙행정기관의 권한이 제주로 이양되는데 따라 소요되는 재원도 추가로 포함시키는 내용의 과제는 정부 협의과정에서 배척됐다.

'국제지주회사 유치를 위한 제주특구세제' 과제목록은 제주도내 제도개선 논의과정에서 쟁점이 되며 어렵게 도의회 동의를 거쳐 제출됐으나, 정부는 이를 수용하지 않았다.

골프장 입장행위 등에 대한 개별소비세 이양 특례를 비롯해, 제주도민에 한해 제주노선의 항공기.선박 이용시 신용카드 사용분에 대해 소득공제율 30%를 적용하도록 한 과제목록도 사라졌다.

또 제주도 비거주자의 지역 내 소비를 반영할 수 있도록 소매판액지수 및 서비스업생산지수 등을 고려한 배분지표 개선 과제, 그리고 5단계 제도개선 때에도 제출됐다가 정부에서 거부했던 '제주도내 면세점 매출액에 대한 관광진흥기금 부과'는 이번에도 반영되지 않았다.

재주도내 보세판매장 매출액의 일정비율(1% 이내)에 해당하는 금액을 제주관광진흥기금 재원으로 납부하도록 한 특례규정도 '불수용' 됐다.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JDC)에 관한 제도개선은 제주도 입장이 사실상 모두 배척됐다.

JDC 이사 1명에 대한 도지사 추천권한 부여, JDC 시행계획 수립 시 도의회 의견 청취 추가, 지역농어촌진흥기금 출연방법 개선 등 제도개선 목록은 정부부처 협의 때 모두 빠졌다.

각종 권한 이양 및 경비 지원 등에 대한 특례 목록도 상당수가 제외됐다.

이를테면 △교육관련 주요 결정사항 등에 대해 교육감에게 주민투표권 부여 △도지사 선거 때 행정시장을 예고하지 않을 경우 인사청문회 실시 후 임용 △부동산 가격 안정을 위한 주택가 분양 상한 및 주택의 전매행위 제한 특례 △행정시 자치경찰대 신설 △자치경찰 운영 국비지원 확대 △자치경찰 수배자 체포 등 긴급초동조치 권한 부여 등은 이번에 모두 배제됐다.

뿐만 아니라 원희룡 제주도정이 야심차게 준비하던 국제수준의 카지노 감독권 행사를 위한 제도 특례도 줄줄이 무산됐다.

카지노업 지도․감독에 관한 사항 중 △감독공무원의 영업장 상주 권한, 운영상황 보고 및 현장단속권 등 현장 관리․감독 권한 강화와 카지노감독위원회 설치 △카지노종사원 및 전문모집인 등록제 도입△카지노 매출이익의 제주관광진흥기금 징수비율을 총매출액의 10% 범위에서 20% 범위로 확대 등이 이번에 반영되지 못했다.

이밖에 △자동차 대여사업 등록사무 이양(렌터카 총량제) △염지하수를 모든 식품용수로 사용 등의 목록도 '불수용' 됐다.

이처럼 재정특례를 비롯해 자치와 관련된 각종 권한과 관련한 제도개선 사항도 대거 보류되면서 결국 전임 정부 때 이뤄진 5단계 제도개선과 비교해 별반 다를 바 없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물론 일각에서는 이번에 확정된 6단계 제도개선은 정치․사회․경제적 환경변화에 따른 제도 보완에 주안점을 둔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하기도 했다.

그러나 '알맹이'는 쏙 빠지고, 정부로부터 듣기 좋은 '립서비스'만 받았다는 지적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원희룡 제주도지사가 이날 이낙연 총리에게 "자치입법권 확대 및 자치재정권 강화를 통한 분권․자치모델 실현이 필요한 시점"이라며 제주특별자치도 제도적 완성을 위해 헌법에 제주자치도 설치근거를 명시해달라고 강력히 요청한 것도 이러한 맥락으로 해석된다.

원 지사는 문재인 대통령이 대선기간 중 언급한 바 있는 '자기결정권 강화'를 통해 자치모델 실현을 위해 5가지 추진전략 및 과제를 밝히기도 했다.

현재 지방자치법과 제주특별법에 근거하고 있는 제주특별자치도의 설치근거를 헌법에 구체적으로 반영하고, 자치입법, 재정, 행정, 복지 특례 등도 함께 인정돼야 한다는 것이 제주도의 입장이다.

원 지사는 제주자치도의 자기결정권 강화에 관한 사항으로 헌법에서 위임된 내용을 제주특별법에 반영하고, 기타 필요한 사항은 의회의결을 통해 자치법률로 규정하며, 국세의 세목 및 징수액 이양 등을 통한 자치재정권 확대 등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한편 이날 6단계 제도개선안이 의결됨에 따라 조만간 이의 내용을 담은 제주특별법 개정안이 마련돼 9월까지 입법예고될 예정이다.

입법예고 과정에서 공청회 등 의견수렴 절차가 진행되는데, 이 과정에서 이번에 '불수용'된 과제목록에 대한 비판적 목소리가 쏟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입법예고가 끝나면 제주특별법 개정안은 규제심사 및 법제심사, 차관회의 및 국무회의 심의 등 정부 입법절차를 거쳐 연내 국회에 제출될 에정이다.  <헤드라인제주>

 정부 '수용' 제6단계 제도개선 과제목록 42건은?

 정부 '불수용' 제6단계 제도개선 주요 과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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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철수.홍창빈 기자 headlinejeju@headlineje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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