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천여명 참가...8월5일 탑동 범국민문화제
서귀포시 강정마을회와 제주 군사기지 저지와 평화의 섬 실현을 위한 범도민대책위원회, 제주해군기지 저지 전국대책회의가 주최한 '2017 제주생명평화대행진'이 31일부터 8월5일까지 5박6일 일정의 대장정을 시작했다.
이 행사는 지난해까지는 '강정생명평화대행진'으로 개최해 왔으나, 올해에는 생명평화운동의 영역을 제주섬 전체로 확대하면서 '제주생명평화대행진'으로 이름을 바꿔 진행하고 있다.
'평화야 고치글라 - 평화가 길이다, 우리가 평화다'를 슬로건으로 한 올해 대행진 기간 시민사회단체 및 가족단위 시민 등 5박6일간 연인원 3000여명이 참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번 대행진에는 강정마을과 연대해 온 용산 참사 유가족, 쌍용자동차 해고노동자 등을 비롯해 사드에 맞서 싸우고 있는 성주 주민들도 함께해 평화를 외쳤다.
이어 "우리가 힘을 모아 정부가 서민을 위한 길을 갈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 10년간 강정마을과 함께 해 온 문정현 신부는 "지난 2007년 정부가 강정 구럼비를 빼앗아 해군기지를 지었다. 자기 국민들에게 피눈물을 흘리게 하는 건 정부가 아니"라며 "그런데 바로 옆 성산에 제2공항을 짓고, 성주에 사드를 배치해 또 피눈물 나게 할 것"이라고 성토했다.
이어 "다행히 작년과 재작년 평화대행진 노란물결 덕분에 힘을 얻었다. 올해도 신청자가 더 많아 힘이 난다"면서 "이 힘으로 자주의 우리나라를 만들자"고 목소리를 높였다.
최근 천주교 제주교구 부교구장에 임명된 문창우 주교는 "우리가 함께 걷는 걸음들이 평화의 소중함을 알리고, 평화의 외침이 작지 않다"면서 "이는 평화를 이뤄내는 새로운 방식이라 생각한다. 함께 해주신 모든 분들과 함께 힘차게 나아가자"고 말했다.
참가자들은 대행진 기자회견을 통해 "제주의 평화는 군사기지와 무기경쟁으로 지켜질 수 없다"며 "편화의 발걸음으로 제주의 평화를 지켜나갈 것"이라고 천명했다.
참가자들은 "오늘로 부당한 제주해군기지 건설에 저항한 지 3827일을 맞는다. 거대한 국가폭력에 맞서 평화를 지키기 위해 싸워온 지 10년의 세월이 흘렀다"면서 "지난 10년간 강정과 연대했던 모든 이들의 마음을 담아 평화의 길을 떠나려 한다"고 밝혔다.
이어 "구럼비 생명들을 죽이고 마을 공동체를 파괴하고 강정바당 연산호를 파괴한 정부와 해군은 어떠한 책임도 지지 않았다"면서 "감히 돈으로 환산할 수도 없는 소중한 가치들이 파괴된 것에 대해 어떠한 사과도 하지 않았다"고 성토했다.
이들은 "평화를 지키기 위해 정부에 맞선 결과 돌아온 것은 34억5000만원이라는 어마어마한 구상권 뿐이었다. 여기다 대림과 삼성의 추가 구상권 추진은 멈추지 않고 있다"면서"강정마을 공동체를 회복하고 상생의 길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부당한 구상권 철회가 그 시작이자 당연한 조치"라고 강조했다.
이어 "올해는 특히 성산 주민들과도 더욱 뜨겁게 연대하려 한다"면서 "제2공항 건설이 예정된 성산을 또 다른 폭력적 국가 정책 결정의 희생지로 만들 수 없다"면서 "여기다 제2공항을 공군기지로 활용하려는 국방부의 전략은 여전히 유효하다. 제주를 동북아 군비경쟁과 군사적 갈등의 무대로 만들 수 없다. 해군기지에 이어 공군기지까지 들어선다면 제주는 세계 평화의섬이 아니라 동북아 군사적 갈등을 일으키는 거점이 될 수 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한편 대행진 참가단은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강정마을 해군기지 정문 앞에서 출발해 동진과 서진으로 나눠 5박6일 대행진을 펼친다.
폭염특보 속 대행진이 마무리되는 8월5일에는 오후 6시부터 제주시 탑동해변공연장에서 범국민문화제를 개최한다. <헤드라인제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