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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당성 상실 '비례대표 축소', 입법 강행 안된다

[데스크논단] 법안발의 중단돼야 하는 이유
강행시 상황만 악화...'3자 주체' 결단 내려야

윤철수 기자 headlinejeju@headlinejeju.co.kr      승인 2017.07.27 13:59:00     

원희룡 제주도지사와 신관홍 제주도의회 의장, 지역출신 강창일.오영훈 국회의원이 마련한 제주도의원 선거구획정 관련 소위 '3자 합의안'이 거센 역풍을 맞고 있다.

기존 법적 절차에 따라 제시된 '의원정수 2명 증원'이라는 선거구획정위원회의 권고안을 무시하고, 급조된 여론조사를 통해 '비례대표 정수 축소'를 결정한 것이 그 발단이다.

진보정당은 물론 시민사회단체, 여성단체들까지 나서 이번 3자 합의를 '정치인 야합', '정치 쿠데타', '시대 역행하는 폭거' 등으로 규정하며 강력 규탄하고 철회를 촉구하고 있다.

시민사회 반발과 저항은 시간이 지날수록 더욱 확산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소위 '3자 합의' 주체들은 '여론조사 결과'라는 점을 위시해 비례대표 축소 선거구 획정을 위한 제주특별법 개정안을 의원발의로 서둘러 추진한다는 뜻을 굽히지 않고 있으나, 사실상 입법 강행은 어렵게 됐다.

풀뿌리 민주주의의 토대가 되는 지방의회의 선출방식은 도민적 합의를 전제로 하는 중대한 사안임에도, 이번 비례대표 정수 축소는 절차적 정당성을 확보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여러모로 생각해 보더라도 강행할 명분이 없을 뿐만 아니라 설득력도 모두 상실됐다.

그럼에도 현 상황의 본질을 제대로 직시하지 못한채 의원발의 강행에 집착하는 제주도정의 모습은 참으로 한심스럽고 답답하기 짝이 없다.

법안 발의가 중단돼야 하는 이유는 분명하다.

첫째, 도민적 합의에 실패했기 때문이다. 현재와 같이 시민사회의 반대여론이 확산되고 있고, 여성단체 등의 강력한 저항, 심지어 절차적 민주성 훼손 논란까지 제기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도 불구하고 그대로 강행하는 것은 객기에 가까운 집착이자, 어리석음이다. 반발 역풍의 갈등상황만 더욱 악화시킬 뿐이다. 또한 반대여론을 무시하고 막무가내로 가고자 한다면 '독선 행정'에 다름없다.

둘째, 내년 지방선거 적용을 위해서는, 이제 시간이 별로 남지 않았기 때문이다. '비례대표 축소' 카드로는 현실적으로 선거구 획정 입법을 일사천리로 진행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 따라서 기존 선거구획정위의 권고안을 '1순위'로 한 재검토 및 입법추진이 조속히 이뤄져야 한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즉, 의원정수를 41명에서 43명으로 2명 증원하는 것을 최우선 목표로 설정해 입법 추진이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다.

이 골든타임을 놓쳐 선거구획정이 무산되는 상황이 벌어질 경우 제주도정과 국회의원 등 소위 '3자' 주체에 중대한 책임론이 제기될 수 있다.

이번 선거구 획정 논의는 현행 29개 선거구 중 2007년 헌법재판소가 결정한 지방의원 선거구를 평균인구수 대비 상하 60% 편차를 유지토록 한 기준을 초과한 제6선거구(삼도1.2동, 오라동)와 제9선거구(삼양.봉개.아라동) 2곳을 분구(分區)해야 하는 불가피한 상황 속에서 진행됐다.

선거구획정위가 공청회와 여론조사, 의견수렴 등을 통해 '의원정수 2명 증원'이라는 권고안을 제시한 시점은 지난 2월이었다. 권고안에 대한 검토시간은 충분했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소위 '3자' 주체들은 5개월간 이를 방치하다가, 뒤늦게서야 여론조사 재실시를 통해 비례대표 감축을 결정하면서 논란을 자초한 것이다. 이의 책임은 이번 입법에 반대하는 도민들이 아니라, 전적으로 3자 주체들에 있다고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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셋째, 기존 선거구획정위의 '의원정수 증원' 권고안이 왜 묵살됐는지, 명확한 설명이 없다는 점이다.

우선 의원정수 증원의 경우 정부 설득의 문제로 난색을 표명했다고 하는데, 강창일 의원은 세종시 의원증원에는 공동 발의자로 참여한 것으로 알렸다. 또 경기도 등에서는 이번에 의원정수 증원 입법이 추진되는 것으로 확인됐다.

그럼에도 제주도 의원정수 증원은 왜 안된다는 것인지, 설명이 매우 부족하다. 특별자치도라는 지위 및 인구수의 급격한 증가 등으로 설득논리는 얼마든지 만들 수 있음에도 '안되는 쪽' 변명만 늘어놓는 모양새다.

이 과정에서 원희룡 도지사와 제주도정 관련부서 관계관들의 처신은 이해하기 힘든 지경이다.

최소한 선거구획정위의 권고안을 수용하지 못하고, 원점에서 논의를 하게 되는 상황이라고 판단됐으면 '3자회동'을 하기 전에 도민들에게 먼저 양해를 구했어야 했다. 비록 선거구획정위의 결정이 법적 구속력이 없다 하더라도, 도민사회 진지한 논의를 거친 '민의'가 담겨진 결정이기 때문이다. 그게 도민에 대한 예의이기도 하다.

그럼에도 제주도정은 번복된 부분에 대한 양해나 이해를 구하기는 커녕, '3자회동'의 당위성을 설파하는 전도사 역할만 하면서 빈축을 사고 있다. 심지어 다른 지역 의원정수 증원이 이뤄진다는 얘기가 나오자, 제주도 상황과는 다른 차원이라는 엉뚱 해명을 했다가 구설수에 오르기도 했다. 여성단체에서 지적한 것처럼 '불통 행정'의 전형을 보여주고 있다.

넷째, 여론조사를 다시 실시하게 된 배경과 목적도 의심을 받기에 충분하다. 대외적으로는 '도민의 여론을 자세히 확인하기 위해서'라고 발표했지만, 실제 여론조사 내용을 들여다 보면 도민사회 정확한 여론 보다는 특정 결과를 원했던 것은 아닐까 라는 의구심을 갖게 한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2곳이 각 1000명의 표본을 선정해 1대 1 면접방식으로 진행했다고 하나, 조사 문항 설계나 질문내용을 보면 선거구획정위가 지난 2월 발표한 여론조사 때가 오히려 더 촘촘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특히 2월 조사와 이번 7월 조사를 비교해 보면, 극명한 차이를 보이는 것은 '조사 문항'의 설계였다.

2월 조사에서는 각각의 대안에 대한 의견을 묻는 형식으로 진행됐던 반면, 이번에는 의원정수 증원, 교육의원 폐지, 비례대표 축소 등 3가지를 놓고 택 1을 하라는 '벼랑끝 선택'의 유도성 질문으로 짜여졌다.

어떤 대안이 좋은지 결정하지 못한 도민들도 있을 터이지만, '현행 유지' 또는 '잘 모르겠다'는 유보적 답변 문항은 아예 제외됐다. 때문에 비례대표 축소 '44%'는 강요한 선택의 결과의 응답률일 뿐, '찬성 44%'의 의미와는 차원이 다른 것이다.

그럼에도 조사결과가 발표된 후에는 과반에 가까운 도민들이 비례대표 축소를 선택했다는 취지로 설파하고 있다. 명백한 여론왜곡이 아닐 수 없다.

뿐만 아니라 1대 1 면접에서 행해진 조사자의 질문 내용도 답변결과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유도성 질문 일색이었다.

'비례대표 축소'의 경우 다른 시.도의 경우 10% 이상으로 되어 있으나 제주도만 20% 이상으로 되어 있다는 점, '교육의원 폐지'에 있어서도 다른 시.도는 이미 폐지됐으나 제주도만 존치되고 있다는 설명을 한 후 답을 택하도록 한 것이다.

따라서 이번 여론조사는 여러 모로 보나 객관성과 타당성에 상당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연동형 비례대표제'의 시대적 논의를 차치하더라도, 이번 '3자 합의' 결정안은 여러가지 절차적.내용적 문제들을 안고 있다. 지금의 혼란상황은 절차적 민주성을 훼손하고, 민의를 거스르며 일방적 결정을 한 '3자' 주체들에 있다.

묘하게 꼬여버린 현 상황을 제대로 수습하지 못할 경우 그 파국의 1차적 책임은 제주도정에 있다.

내년 지방선거 적용을 위해 선거구획정 시간이 얼만 남지 않은 만큼, 비례대표 축소방침을 철회하고 선거구획정위의 권고안을 '1순위'로 상정해 입법작업 여부에 대한 검토를 서둘러 해야 한다.

그것이 지금의 논란을 촉발시킨 '3자' 주체들의 몫이다. 빠른 결단을 촉구한다. <헤드라인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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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철수 기자 headlinejeju@headlineje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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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개의 의견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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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대 2017-07-31 23:52:31    
2명 늘리는 걸로 최선 다해보고 그래도 정안되면 차선책으로 비례대표 꺼냈어야지
세종시는 되고 제주도는 안된다는건 무시거라
21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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