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정이야기] 제주해군기지 외국함정 입항, 무엇이 문제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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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정이야기] 제주해군기지 외국함정 입항, 무엇이 문제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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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해군기지가 준공된 후 외국 함정이 들어온 횟수는 총 3번이다. 올해 3월 25일 미해군의 스테뎀 함, 6월 20일 미해군의 듀이 함, 6월 22일 캐나다 해군의 지원함 오타와 함과 위니펙 함 2척이 입항했다. 만약 작년 5월 25일 일본 해상자위대의 이지스함이 욱일승천기 게양 문제로 입항을 취소하지 않았다면 외국 함정 입항 문제는 4회가 될 수도 있었다.

제주해군기지가 순수한 대한민국 해군의 기지라는 정부나 해군의 강변은 이미 무너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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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6월22일 제주해군기지에 입항한 캐나다 해군 함정 .<사진= 해군>
해군은 순수한 한국의 기지라고해도 외국 함정이 방문차 기항하는 것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그리고 우리나라 함정도 외국에 기항을 요청하면 그 나라 군항에 큰 제약 없이 기항이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우리나라 함정이 외국에 기항하는 문제와 우리나라 기지에 외국 함정이 기항하는 문제는 동일선상에서 볼 수 없다. 일단 군인은 국가공무원에 해당하기에 밀항의 위험이 없는 신분이 보장된 신원이라고 해서 안심해서는 안 된다. 검역과 보안 문제는 그리 간단한 문제가 아니다. 세계 어느 나라든 그 나라 불법 총기류와 마약류 유통 문제에 군이 일정 정도 책임이 있는 것이 사실이기 때문이다.

때문에 외국 함정이 기항할 때 단순히 식수와 식재료와 연료를 보충하는 이외에 승조원이 기지 밖으로 외출할 때는 통상관례나 그 나라의 법률에 따른 통관절차를 따라야한다.

외국 함정 승조원이 우리나라에서 법률로 금지하거나 수량을 제한하는 물품을 소지하고 외출하지 않도록 감독할 책임이 해군이나 행정에게 있는 것이다. 또한 전염병이나 풍토병을 앓고 있는 승조원 역시 관리 대상이 되어야 한다. 이는 SOFA(주둔군 지위협정)가 체결되어 있는 미국군이라고 해도 예외가 아니다.

쓰레기를 배출하는 문제도 간단한 문제가 아니다. 이번 입항한 캐나다 함정들은 쓰레기 처리업체와 쓰레기 배출처리 계약은 했으나 국내법에 따라 적법하게 처리되었는지는 의문이다. 처리업체가 해당관청인 서귀포시 생활환경과에 신고하지 않았다는 점만 봐도 적법하게 처리하지 않았다는 쪽으로 무게가 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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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 해군 이지스구축함 듀이함.<사진=해군>
해군은 자신들도 외국에 기항할 때 같은 방법으로 쓰레기를 배출한다고 해명했는데, 과연 법과 제도가 제대로 정비된 국가, 특히 이번에 입항했던 미국과 캐나다와 같은 선진국에 기항 할 때도 이번 사건과 똑같은 방법으로 쓰레기를 배출했던 것이 맞는지 되물어 볼 수밖에 없다.

안보를 위해 존재하는 군대가 자국의 국민 건강과 농수축산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은 외국선박 음식물 폐기물과 분뇨를 무책임하게 배출 허용한 것은 비난받아 마땅하다. 이는 제주도의 행정을 책임진 제주도정도 마찬가지다. 민군복합형 관광미항의 운용주체 중 하나이고 제주도민의 민생을 책임지고 있기 때문이다.

군사안보적으로도 이번 외국 함정 입항은 우려되는 지점이 있다. 제주해군기지가 소요제기 되는 시점부터 한·미 당국은 제주남방해상에서 합동훈련을 해왔다. 그러다가 점차 한·미·일 합동해상훈련으로 확대되어 왔다. 그러나 이제까지의 해상훈련은 그 내용과 관계없이 탐색구조훈련임을 강조했었다. 다분히 중국의 반발을 의식한 명칭이었다.

그러나 이번 한·미·캐 합동해상훈련은 그 명칭부터 수색차단훈련이다. 대잠헬기를 이용한 잠수함 수색과 차단, 그리고 탄도탄 탐지와 추적이 훈련 내용임을 숨기지 않는 것이다. 게다가 한국 미국 캐나다 간 전략회의를 제주해군기지에서 진행했다고 한다. 

전술회의가 아닌 전략회의를 했다는 것은 향후 제주해군기지가 전략적 자산으로 운용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을 암시한다. 동북아 지역안보에 파장이 크게 미치는 훈련임에도 북핵문제 때문에 이런 문제의식조차 국내에서는 그냥 묻혀가고 있다. 

사드배치에 대한 뚜렷한 해결방법을 찾지 못하고 있는 현 정부에게 이번 한·미·캐 합동해상훈련이 일회성 훈련이 아니라 정례화하게 될 경우 장차 큰 부담으로 돌아올 수 있다. 따라서 제주해군기지 외국 함정 입항문제는 제주도민의 폭넓은 시야와 깊은 관심이 필요한 문제가 되어야한다. <글 / 고권일>

* '강정이야기'는 제주해군기지 반대투쟁을 전개하고 있는 서귀포시 강정마을 소식지 '강정이야기' 발행위원원회와의 협의 하에 기획 연재되고 있습니다. 이 글은 헤드라인제주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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