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최초 '전문의' 배치 마음건강-혼디거념팀 '활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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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최초 '전문의' 배치 마음건강-혼디거념팀 '활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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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디거념팀이 뛴다] (1) 제주 학생건강증진센터의 안착
2016년 자살예방정책 '우수기관'...전국단위 모범사례 평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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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임 3주년을 맞은 이석문 제주특별자치도교육감의 제주교육 운영성과 중 하나로 꼽히는 부분이 바로 학생건강증진센터의 운영이다. 전국에서는 최초로 정신의학전문의를 배치하는 파격적 조직 편재로 준비단계에서 논란도 적지 않았으나, 2년여가 지난 시점에서 구체적 성과와 연결되면서 전국 단위 모범사례로 평가받고 있다.

실제 교육부가 올해 1월24일 개최한 '학생 자살예방 및 정신건강증진 워크숍'에서는 제주도교육청을 비롯한 경북, 울산교육청이 자살예방정책 추진 우수교육청으로 선정됐다. 2016년 기준으로 학생자살예방정책 추진상황을 평가한 결과 학생 10만명당 자살자 수는 전국 평균 1.8명으로 나타났는데, 전국 17개 시.도교육청 단위에서 제주(0명)와 경북(0.7명), 울산(0.7명) 순으로 적은 것으로 나타나 우수사례로 선정된 것이다.

특히 제주도는 단 1건도 발생하지 않아 전국에서는 유일하게 '0명'으로 기록됐다. '혼디거념팀의 기적'으로 불리는 이 '0명'의 수치는 전국단위에서도 놀라운 성과로 평가되고 있다.

교육부는 제주를 비롯한 3곳을 우수 교육청으로 선정, 감사패를 수여했다. 이는 학생건강증진센터 내에 편재된 정신의학전문의의 '마음건강 지원'과 '혼디거념팀'의 정책적 성과를 공식 인정한 것이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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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주 학생건강증진센터 마음건강 지원-혼디거념팀 전문의 정신건강 연수회 모습.ⓒ헤드라인제주
제주도교육청의 학생건강증진센터는 다른 시.도교육청에서 벤치마킹을 할 정도로 운영면에서 차별성과 함께 '특별함'이 돋보인다.

이석문 교육감의 공약이기도 한 '학생건강증진센터'가 제주도교육청 학생생활안전과 소속으로 설치된 것은 2015년 3월1일.

급격한 생활문화의 변화로 학생들의 몸과 마음 건강이 악화되고 있는 현실 속에서 학업중단, 학교 폭력, 학습부진 등 위기학생의 종합적 지원과 관리를 할 목적으로 이 교육감 취임 직후부터 이의 설치가 추진됐다.

그러나 준비과정은 쉽지 않았다.

특히 전문의 2명의 채용은 준비단계에서 많은 논란이 일었다. 학생상담사들도 있는데, 굳이 소아청소년 정신과전문의를 채용할 필요가 있느냐는 문제제기가 이어졌기 때문이다.

전문의 채용의 어려움, 또 실제 채용하더라도 막대한 예산이 수반될 수밖에 없고, 실효성을 담보할 수 있느냐는 의문도 제기됐다.

하지만 마음건강 문제에 대한 획기적 정책추진에 시동을 걸었던 이석문 교육감은 '정공법'을 택했다. 마음건강 정책추진이 매우 시급했던 사회적 상황 때문이었다.

당시 해마다 실시하는 정서행동검사에서 2013년 관심군 학생비율이 8.4%로 전국에서 최고였다. 또 학생들의 자살시도 및 자살학생도 끊이지 않아서 특단의 조치가 필요했다.

학생건강증진센터 오경석 장학사는 "학생건강증진센터가 설치되기 이전까지는 심리정서적인 상담의 역할로는 복잡한 문제유형을 보이는 아이들 문제를 해결하기에는 한계가 있었다"며 "이러한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서 정신과전문의가 절실히 필요했던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실제 센터 개소를 앞두고 소아청소년 정신과전문의 자격을 취득한 전문의를 채용하는 일은 쉽지 않았다. 전국공모에도 불구하고 자격을 가진 전문의를 구하지 못하다가 4번째 채용 공고에서 우여곡절 끝에 2명이 인선됐다. 그 중 1명은 원희룡 제주도지사의 아내여서 지방정가의 이슈가 되기도 했다.

전문의 2명 채용을 기점으로 센터 조직은 몸건강팀, 마음건강팀, 혼디거념팀으로 구성됐다.

몸건강팀은 비만예방을 위해 파견교사 1명이 담당했다.

마음건강과 혼디거념은 개별 팀으로 구분되어 있으나 실제적인 업무추진에 있어서는 통합팀처럼 하나로 움직이고 있다. 학생 통합지원을 위해 두 팀이 연계해 운영하는 것이 효율적이고 통합적 지원 차원에서도 바람직하다는 판단 때문이었다.

혼디거념팀은 '함께 돌봄'이란 의미의 제주어로, 전문의, 임상심리전문가, 학생상담사 등으로 팀을 구성해 학습부진, 정서행동, 학업중단, 자살예방, 중독 등 위기학생을 종합적으로 지원하는 업무를 맡고 있다.

전체적인 인력 규모는 시행 첫해인 2015년에는 전문의 2명을 비롯해, 학생상담사 2명, 사업을 기획 운영할 인력으로 파견교사 2명, 행정지원 업무를 담당하는 주무관 1명, 간호사 1명 등 총 9명으로 편성됐다.

이어 2016년에는 혼디거념 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인력보강이 이뤄졌다. 장학사 1명과 전문의 2명을 비롯해 학습부진 학생을 지원하기 위해 임상심리전문가 1명이 추가 채용됐고, 학생상담사 6명, 교사 2명, 주무관 1명 등 14명으로 확대됐다.

완전한 조직구성이 이뤄진지 1년만에 2016년 교육부 자살예방 정책추진 평가에서 제주도교육청이 우수기관으로 평가받는 성과를 안은 것이다.

그럼에도 학부모나 도민사회에서는 여전히 학생건강증진센터의 마음건강 지원정책에 대한 이해나 인지도가 낮은 것이 현실이다. 이는 '마음 건강'이란 말 자체가 추상적으로 전해지고 있는 이유가 큰 것으로 풀이된다.

사실 마음건강은 부정적으로 인식되어온 '정신건강'의 다른 표현이다. 기존에 정신건강이란 말에서 부정적 인식이 적지 않아 마음건강으로 달리 표현한 것이다.

센터에서는 정신의학 전문의와 학생상담사 등의 상담, 교육, 자문 등의 활동 등으로 마음건강 지원정책이 실행되고 있다.

전문의는 주로 정서행동, 사회성, 학습부진, 학교폭력, 학업중단, 위기개입 등에 관한 상담을 맡는다. 학교에서 해결하기 어려운 마음건강 관련 상담이나, 학생의 마음건강 지원을 위한 교사 및 학부모 상담이 진행된다.

전문의 상담과 더불어, 마음건강 교육 및 자문, 담당자 전문성 함양 연수, 관심군 학생 치료비 지원 및 전문기관 연계, 학생정서행동특성검사 관심군 학생 심층평가, 교직원 상담 및 힐링 프로그램 지원 등도 진행된다.

▲ 제주도교육청 학생건강증진센터 오경석 장학사.ⓒ헤드라인제주

오경석 장학사는 "학생건강증진센터에서 하는 전문의의 역할은 진단, 처방, 시술 등의 치료행위를 하는게 아니라 학교에서 일반 정서적 상담으로는 해결이 되지 않는 행동의 문제 원인을 파악하여 그에 맞는 맞춤형 지원을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 방법은 학생을 만나서 상담을 하고 그 아이가 ADHD, 우울증, 학습부진 등을 파악해서 안내해주는 것"이라며 "전문의가 한 명의 학생을 상담하면 그의 학부모와 담임교사에게 학생의 상황을 상담하거나 자문해 드리는 방식으로 진행된다"고 설명했다.

상담신청은 학부모가 직접 도교육청 학생건강증진센터에 신청하거나 홈페이지로 신청하거나 아니면 학교에서 신청할 수 있다. 공문형식이 아니더라도, 신청서를 작성해서 팩스(064-710-0499), 또는 공용 이메일(jejumaum@korea.kr)로 보내도 된다.

신청서가 접수되면 가장 먼저 전문의가 학생 혹은 학부모와 상담을 한다. 학생 상황에 따라 정신건강 상담을 권하거나 학교에서의 정서상담, 학습부진 프로그램 안내, 둥지키움멘토링 안내 등을 한다 이외에도 직무로 스트레스를 받는 교원과 직원에 대해서도 상담을 제공한다.

오 장학사는 "마음 건강 지원과 혼디거념팀이 교육부에서도 정책을 높이 평가받고 있으나, 아이들의 마음건강 특성을 이해 못하는 교원과 학부모들이 많은 것이 현실"이라며 "앞으로 지속적인 홍보와 소통 등을 통해 정책을 더욱 안정적으로 뿌리내리도록 하는 한편, '한 명의 아이도 포기하지 않는 교육'을 실현하는 데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헤드라인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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