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싹쓸이 살처분' 실의 빠진 양계농가..."너무너무 막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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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싹쓸이 살처분' 실의 빠진 양계농가..."너무너무 막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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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희룡 지사, 살처분 현장방문...농가들 허탈
"토종닭 납품 준비까지 끝냈는데 모두 살처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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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발생으로 양성판정을 받은 농장의 반경 3km 이내에는 닭 한 마리 남김없이 예방적 차원의 살처분이 진행됐다. 제주축산진흥원에서 키우는 혈통보존용 제주재래닭도 예외가 아니었다.

전북 군산 종계농장에서 촉발된 것으로 추정된 이번 AI 재발사태는 제주도 전 양계농가를 휩쓸고 있다.

오일시장에서 오골계를 구입했다가 최초 의심신고를 한 농장 등 3곳의 반경 3km 이내 가금류 1만452마리가 농림축산검역본부의 고병원성 확진판정이 내려지기 전에 예방적 차원에서 모두 살처분됐다.

6일부터 7일까지는 오일장에서 오골계와 오리, 토종닭 등을 구입한 농가 중 간이검사를 통해 3곳에서 추가로 양성반응이 나타나자 곧바로 예방적 차원에서 추가적인 살처분이 진행됐다.

조천읍과 애월읍 등에서 이뤄진 2번째 살처분은 무려 20개 농장의 닭 13만4643마리가 살처분됐다.

두번에 걸쳐 살처분 된 닭의 양만 14만5095마리.

AI 증상은 없었으나, 반경 3km 내에 있었던 다른 농장에서의 양성반응 때문에 애써 기르던 닭 수만마리를 모두 살처분해야 하는 농가의 심정은 타들어가기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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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희룡 제주도지사가 8일 예방적 차원에서 가금류 살처분을 한 양계농가를 잇따라 방문해 위로했다.ⓒ헤드라인제주
원희룡 제주도지사가 8일 예방적 차원에서 가금류를 살처분하면서 실의에 빠져있는 농가를 방문했다.

"이제 초복도 얼마 남지 않았는데, 출하 앞두고 다 키워놨더니 너무너무 막막합니다."

조천읍의 한 양계농가는 8일 오후 원희룡 지사와 마주앉은 자리에서 허탈감을 감추지 못했다.

AI 바이러스가 검출된 농가의 반경 3km내에 포함돼, 교래리에 납품 예정이던 토종닭 2만3110마리에 대한 예방적 살처분이 진행됐기 때문이다.

원 지사는 이날 예방적 살처분을 실시한 조천읍의 양계농장을 잇따라 상실감에 빠진 농민들을 위로했다.

한 양계농장 주인은 "새벽까지 공무원들과 함께 살처분을 하면서도, 한달 이후 출하를 목표로 그동안 키워낸 고생과 비용, 노력들이 생각나 만감이 교차했다"고 심경을 전했다.

"배운 것이 이것뿐이다. AI 사태가 하루 빨리 진정돼 다시 시작하고 싶다"는 바람도 피력했다.

원 지사는 텅빈 축사 앞에서 한숨을 내쉬는 농민들의 손을 맞잡으며 "태풍와서 쓰러진 것과 비슷한 상황으로 보고 피해농가에게 보상을 하겠다"고 밝혔다.

원 지사는 이어 "제주도에서는 처음으로 발생한 상황이지만 피해 입은 분들이 전부 혼자 뒤집어쓰는 상황은 만들지 않을 것"이라고 약속했다.

그는 "토종닭에 대한 수매도태시 피해농가의 서운함이 없도록 할 것이며 사료, 인건비 등 보상의 근거를 확인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최대한 지원하고 꼭 다시 재기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신촌리의 한 양계농장 주인은 “제주도만은 지킬 수 있다고 생각했는데, 이제 ‘청정’이란 단어는 내려놓아야 하는 것 아니냐. 다음에 안심하고 철저히 관리될 수 있도록 해달라”고 부탁했다.

이에 원 지사는 "빨리 사태가 수습되도록 최대한 노력하고, 육지부보다 더욱 철저히 관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제주특별자치도는 4일 전국 가금류 반입금지 조치를 취한데 이어, 8일 오전 0시부터는 고병원성 AI 확진된 지역에서 생산된 가금산물의 제주반입을 금지하며 바리어르스의 제주유입을 봉쇄하고 있다.

이번에 살처분을 진행한 34개 농장에 대해서는 피해보상과, 잔존물 처리 및 사후 관리에 집중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특히 예방적 살처분을 실시한 농가에 대해서는 시가 기준으로 최대한 보상을 진행하고, 생계안정자금 등을 지원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헤드라인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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