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일제주인 4.3운동 이야기...'4.3으로 만나는 자이니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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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일제주인 4.3운동 이야기...'4.3으로 만나는 자이니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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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창후 전 제주4.3연구소장, 재일제주인 연구총서 펴내

김창후 전 제주4.3연구소 소장이 일본에서 4.3운동가로 활동하는 재일제주인들의 이야기를 책으로 펴내 화제가 되고 있다.

제주대학교 재일제주인센터 연구총서로 발간된 책의 제목은 '4.3으로 만나는 자이니치'.

'자이니치'란 일제강점기 일본으로 건너간 조선인과 그 후손을 가리키는 말이다. 요즘은 흔히 재일코리안 모두를 아우르는 의미로 쓰인다고 한다.

이 말에는 '이방인'이라는 이유로 차별 받고 외면당해 온 재일 코리안들의 고난사가 고스란히 담겨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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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에는 김창후 저자가 일본에서 만난 여섯 명의 4.3운동가가 등장한다.

정치학자이자 4.3운동가인 문경수, 시민운동가이자 4,3운동가인 오광현, 경제학자이자 시민운동가인 장아영, 회사원이면서 시민운동가인 장정봉, 사업가이면서 4.3운동가인 조동현, 출판사 신간사 대표이면서 4.3운동가인 고이삼.

이들 거의 모두는 소위 '운동권' 사람들이고 했다. 1970~1980년대 일본에서 대학을 다녔던 사람들로, 학내에서 써클활동을 하며 한국의 민주화를 위해 활동했다고 한다. 이후 일본인들과 함께 지문날인 거부운동을 벌이며 시민운동가의 길로 들어섰다.

일제강점기 또는 해방 후 제주4.3 회오리 속에 일본으로 건너간 자이니치 제주인사회는 심한 4.3트라우마'를 앓았다. 저자가 자이니치 제주인사회에서 '4.3의 금기'를 깬 4.3운동가들을 인터뷰해야겠다고 마음먹은 것은 2007쯤이라고 했다.

그때 개인적인 일로 일본에서 몇달 살게 된 저자는 책을 통해 일본 4.3운동가들을 한국에 소개해야겠다고 생각하고, 집필준비를 했다고 한다.

저자는 "자이니치 제주인들의 성장과정이며 생활, 그 분들의 문화, 그리고 4.3을 다시 심층적으로 인터뷰해 한국에 소개해야겠다고 마음 먹었다. 이들이 얼마나 어렵게 성장했으며, 민족의식과 고국에 대한 애정을 어떤 계기로 갖게 되었는지, 좋은 일본인들과 교류하며 어떻게 시민운동가로 거듭 났는지..."

2007년 여름, 처음 몇 분을 인터뷰했으나 큰 진전은 보지 못했다, 그러다가 2010년 저자가 제주4.3연구소장을 맡으면서 일본 4.3운동가 몇분을 초청해 제주도에서 세미나를 했다. 이를 계기로 2012년 다시 집필작업을 시작했다. 그리고 10년만인 올해, 일본 4.3운동가들을 인터뷰한 내용, 사실 자이니치 재일제주인들의 삶의 애환이 담긴 이 책은 완성됐다.

책 제1부에서는 자이니치 4.3운동가 여섯 명에 대한 이야기가 실렸다. 이들은 일본에서 4.3운동을 했던 이야기를 가감없이 전했다. 6명의 삶의 애환과 같은 이 이야기들은 저자와의 일문일답식 인터뷰를 통해 책으로 엮어졌다.

제2부에서는 일본 4.3운동을 이해하는데 도움을 줄 수 있는 내용들이 실려있다. 이중 '일본 4.3 추도사업 일람'은 1988년 처음으로 도쿄에서 4.3추도식이 거행된 이래 2016년까지 이어져 온 모든 행사를 정리한 글이다.

저자는 "2007년 첫 인터뷰를 시작한지 10년 만에 두번째로 자이니치 4.3운동가들의 이야기를 정리해 책으로 펴냈다"면서 "이 책이 일본의 4.3과 자이니치들의 지난한 삶을 이해하는데 조그만 도움이라도 되었으만 한다"고 전했다.

이 연구총서를 발간한 재일제주인센터 최현 센터장은 "이 책은 엄혹하던 시대에 일본에서 국민들도 제대로 알지 못했고 도민들도 제대로 말할 수 없었던 4.3사건을 알리고 그 사건의 역사적 의미와 교훈을 찾기 위해 노력했던 동포들의 삶과 정신을 알리는 값진 자료가 될 것"이라고 평했다. <헤드라인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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